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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굴이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이름하야 ‘유월빛레터’입니다. 🌠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문학을 핑계 삼아 삶의 작은 사건들을 곱씹어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빛소굴 뉴스레터는 책방 구석에서 발견한 낡은 의자처럼, 밤샘 작업 끝에 탄생한 문장처럼,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웃고 고민하는, 조금은 엉뚱하지만 결국 따뜻한 문학 이야기를 담고자 마련된 장입니다. 7월 25일(금) 첫 레터가 발송될 예정입니다. 프로필 링크를 통해 많은 구독 부탁드려요! ■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나요? - 동네책방 순례기: 동네 책방에서 발견한 소소한 우주 - 비하인드 더 북: 책이 태어나기까지의 땀과 웃음 (+가끔 눈물) - 함께 만드는 빛의 소굴: 독자님들의 문학 관련 기고글 - 이런 콘텐츠 저런 생각: 편집자가 사랑에 빠진 영화, 다큐멘터리, 혹은 책 - 앉아서 떠나는 문학 여행: 고전 속 배경지를 탐험하는 상상여행 - 이번 주 한 줄: 하루를 흔드는 문장 나눔 - (언젠가는) 고정 필진의 에세이 문학의 골목길을 천천히 산책하고 싶은 분들, 책 속 장면에서 밥 냄새를 맡고 싶은 분들, 아무 이유 없이 문장을 모으고 싶은 분들, 모두 유월빛레터에 놀러 오세요. 구독 신청은 프로필 링크에서! 💌 #뉴스레터 #유월빛레터 #구독자모집 #빛소굴 #유월서가 #레터 #문학
“오, 아렐레, 너와 함께 있는 건 좋아. 나치가 쳐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돼?” “죽어야지.” “함께?” “그래, 쇼셸레.” “메시아는 오지 않아?” “그렇게 빨리 오지는 않을 거야.” “아렐레, 어떤 노래가 생각났어.” “무슨 노래?” 쇼샤는 가녀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콩 국수는 그녀의 이름 그들은 금요일에 결혼을 했네 그런데 아무도 오지 않았네 그녀는 내 품으로 파고들며 말했다. “오, 아렐레. 우리가 죽게 된다 하더라도 네 옆에 눕는 건 좋아.” 아이작 B. 싱어_<쇼샤> #아이작싱어 #쇼샤 #고전 #빛소굴 #해외문학
유월빛레터 20화, '문 닫지 않는 방앗간'을 발송했습니다.💌 문학 출판인이 된 저의 실패의 연대기, 방앗간의 분쇄기 소리, 그리고 (유사)물리학자로서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본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직원 시절부터 시작해 독립한 지금까지 오랜 시간 여러 분야의 책을 내고 보니 문학만큼 쏠림 현상(소수의 도서가 시장 전체 파이를 점유하는 현상)이 심화되는 분야도 없는 것 같아요'라는 말씀은 그 소수의 도서와 인연이 없는 출판사의 편집자로서 무척 절망적인 말이었습니다. 대표님과 저는 힘 빠지는 얘기를 잔뜩 한 다음 마지막으로, 마치 괴사된 부위에 후시딘을 바르듯 희망은 거의 없는 목소리로, '어렵지만 힘냅시다!'라는 말을 서로 건네고는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 레터 중
이 책에서 그려지는 신비롭고 혹독한 서부의 풍광은, 연인과 사별한 후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그레텔의 몸과 마음을 재조립합니다. 매년 다른 흔적을 남기고 가는 계절들, 와이오밍이라는 너른 대지가 지나온 핏빛 역사, 대규모 목장의 생태계, 카우보이와 목동 같은 일꾼들의 고독한 삶, 소위 '남자들의 세계'라고 여겨지는 서부에서 누구 못지않게 유능하고 강인한 여자들까지. 익숙한 사람들과 환경을 피해 도망치듯 와이오밍 목장에 새로운 터를 꾸린 그레텔은, 이 열린 공간에 홀로 덩그러니 놓이는 체험을 통해 몇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상실은 또 하나의 가능성이 된다고. 비록 잡석과 진창으로 엉망이 된 길일지라도, 분명 무언가로 통하는 입구가 된다고. 폐허에도 희망이라는 햇빛이 깃든다고. 그리고 그 햇빛이, 당신이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사랑을 틔워낼 거라고. "가을은 결실도 죽음이며 성숙도 부패의 하나임을 가르쳐준다. 물가에 오래 서 있는 버드나무는 녹이 슬기 시작한다. 나뭇잎이란 사실 계절을 나타내는 동사가 아닐까." - 그레텔 에를리히, 『열린 공간의 위로』 #빛소굴 #열린공간의위로 #그레텔에를리히 #시적산문 #산문집
사랑에 빠지는 데는 귀신인데, 사랑을 하는 데는 영 서투른 소년이 있습니다. 언젠가 동부에 진출해 위인이 되겠다고 혼자 히죽거리다가, 다음 순간에는 실수 하나로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지요.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자기 10대 시절을 가장 솔직하게 써낸 소설이에요. 피츠제럴드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개 작가 자신의 모습을 어느 정도 닮아 있는데, 바질은 그중에서도 유독 자전적 성격이 강한 인물입니다. 실제 장소와 사건이 곳곳에 녹아 있지요. 그런데 부끄러운 기억을 들춰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게 이 작가의 재주입니다. 『뉴욕 타임스』가 피츠제럴드는 청소년기의 연애와 허세를 묘사하는 데 기적적으로 능숙하다고 했는데, 딱 그 말이 맞습니다. "바질은 생전 처음으로 나이가 더 많았으면, 감수성이 덜 예민했으면, 쉽게 감명받지 않았으면 하고 절실히 바랐다. 이렇게 모든 향기와 광경과 곡조에 전율하는 대신, 심드렁하니 냉정을 지키고 싶었다. 아름다운 온 세상이 달빛처럼 쏟아져 내려 그를 짓누르는 듯한 비참한 기분이었다. 무수한 어른들이 인생의 수년을 바쳤을 청춘이 과도하게 넘쳐흘러 바질은 속수무책으로 허우적거리며 한숨을 쉬듯 짧은 숨을 뱉었다." - 『바질 이야기』 중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스콧피츠제럴드 #바질이야기 #위대한개츠비
프로이트는 한 소설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내가 학문으로 밝히려 한 것과 똑같은 것을 발견한다고. 그래서 일종의 두려움 때문에 당신을 피해왔다고요. 그 소설가는 아르투어 슈니츨러였습니다. 프로이트와 같은 도시 빈에서, 같은 시대를 살았어요. 둘 다 의사 출신이었고, 둘 다 인간의 내면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다만 프로이트는 진료실에서, 슈니츨러는 소설 속에서 탐구했지요. 『한밤의 도박』은 단 이틀 만에 천당과 나락을 오간 한 젊은이의 이야기입니다. 왜 자기 파괴를 멈출 수 없었는지, 왜 알면서도 그쪽으로 걸어갔는지, 설명하는 대신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빌리는 돈을 걸었다. 정확히 얼마를 걸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냥 손으로 지폐를 한줌 움켜쥐고 베팅했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 아르투어 슈니츨러, 『한밤의 도박』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14번,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이 출간되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 한 편을 쓰기 위해 태어난 작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좌익 운동, 약물 중독, 수차례의 자살 시도, 그리고 1948년 연인과 함께 강에 투신해 생을 마친 그의 삶 자체가 모순과 실패의 기록이었으니까요. 그 실패가 곧 불멸의 문학이 되었습니다. 「인간 실격」은 광대 짓으로 인간과 연결되려 했던 한 남자가 결국 "이제 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라는 말에 이르기까지의 몰락을 담습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가슴이 조여오고, 그러면서도 손을 놓을 수가 없는 소설이지요. 함께 실린 「비용의 아내」는 그 몰락의 뒷면입니다. 방탕한 남편 곁에서 삶을 떠안고 살아가는 아내의 이야기인데, 놀랍게도 이 작품엔 웃음이 있습니다. 절망 속에서 터져 나오는,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는 웃음. 폐허 위에서도 삶은 굴러간다는 것을 다자이는 이렇게 포착했습니다. 두 작품을 나란히 읽으면, 다자이 문학의 가장 어두운 면과 가장 기묘하게 빛나는 면을 동시에 마주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다자이오사무 #인간실격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일본소설
"사랑해요! 사랑해요! 그렇다, 그녀는 아이를 사랑했다. 이제까지 나의 삶을 채워온 이 커다란 사랑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부드럽고 고요하고, 어떠한 권태도 스며들 수 없는 이 영원한 사랑으로 충분했다. 자신을 딸과 갈라놓으려는 위협적인 생각을 물리치려는 것처럼 그녀는 아이를 더욱 꼭 껴안았다."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 중 가장 '인간적인 소설'이라 평가받는 작품, 『사랑의 한 페이지』 속 한 대목입니다. 남편을 잃고 도시와 외떨어진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미망인 엘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광기를 물려받은 어린 딸 잔, 아픈 잔을 치료하기 위해 자주 방문하게 된 젊은 의사 앙리. 매일 죽음과 가까워지는 어린아이의 광기와 엄마를 향한 위태로운 집착은, 기묘하게도 미망인과 의사 사이에 싹트는 금지된 사랑과 맞물려 에밀 졸라 특유의 관능과 미스터리를 만들어내지요.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중에서도 '페이지터너스'입니다.☺️ #빛소굴 #에밀졸라 #사랑의한페이지 #자연주의 #프랑스문학
“왜냐하면 저는 저에 관한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였다가 한꺼번에 무너지기를 바라는 자존심을 부리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측량사로서 자그마한 제도 책상 옆에 조용히 앉아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가 말했다. ― 프란츠 카프카, 『성』 #프란츠카프카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고전문학 #성
에쓰코는 밝고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남편을 잃은 이 여자는 비로소 ‘인간’이 된 것이다. - 미시마 유키오, 『사랑의 갈증』 #빛소굴 #미시마유키오 #페이지터너스 #사랑의갈증 #탐미주의
유월빛레터 18화, <굿바이 챈들러 빙, 굿바이 매튜 페리>를 오늘 아침 발송했습니다.💌 미드 '프렌즈'를 좋아하시는 분들 꽤 많으실 거예요. 저 편집자 J도 '프렌즈'의 엄청난 팬으로서 수없이 돌려봤고, 그래서 이젠 스틸컷만 봐도 어떤 에피소드인지 훤히 그려질 정도죠.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캐릭터를 꼽으라면, 언제나 챈들러 빙입니다. "Hi, I'm Chandler. I make jokes when I'm uncomfortable." 불편하면 농담을 하는 사람. 그런데... 불편할 때가 하도 많아 하루 종일 농담하는 사람. 스스로 사랑받을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스꽝스런 가면을 놓지 못하는 사람. 챈들러 빙과 그를 연기한 배우 매튜 페리, 그리고 그가 생전에 남긴 자서전을 곱씹으며 저의 유년 시절도 되돌아 보았습니다. #빛소굴 #유월빛레터 #프렌즈 #챈들러빙 #출판사레터
"내 인생에서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고부터 엉뚱한 꿈을 예사로 꾸곤 했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맨발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에 바리케이드가 쳐진다. 하룻밤 만에 국경선도 바뀐다. 어쩔 수 없이 아주 멀리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 돌아가는 길이 실제의 길이 되었다. 내 글의 여백이 되고 서사가 되었다." - 『열린 공간의 위로』, 그레텔 에를리히 #빛소굴 #열린공간의위로 #시인 #산문집 #자연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