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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마운자로의 가격 장벽 때문에 한계는 있지만, 비만이라는 질병이 품었던 사회적 함의도 조금씩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바로 ‘내 몸 긍정하기(body positive)’에 관한 새로운 정의입니다.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의지와 비용이 필요했던 시대에는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이 강조되었습니다. 내 몸을 부정하는 일은 분명 정신 건강에 좋지 않고 고통스럽죠. 가장 간편한 방법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웰빙(well-being)입니다. 내 안에서 평화를 찾는 방법이죠. 하지만, 누구나 내 몸을 긍정할 수는 없습니다. 절대적인 미의 기준이 존재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불어난 체중 때문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이기지 못할 때마다 자괴감에 휩싸이면서도 여전히 내 몸을 긍정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는 너무 절망스럽습니다. 강요된 아름다움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과 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할 수 있는 몸이 되고 싶다는 욕망은 다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그 둘이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냈습니다. 체중을 줄이고 싶다는 생각은 더 이상 자기 부정이 아닙니다. 어떤 해결책은 내 몸 밖에 있습니다. 페니실린은, 경구 피임약은 삶의 방식을 바꿨습니다. 옳고 그름의 철학도 바꿨죠. 어쩌면 비만 치료제도 그만큼의 변화를 동반할지 모르겠습니다. 변화는 과학과 산업이 만들었습니다. 이제 그 변화가 격차를 더욱 벌리지 않도록, 오히려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향하도록 방향타를 잡을 책임에 관해 생각할 때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변한 것은 또 있습니다. 날씨 얘깁니다. 1956년 경기 모습을 보면 눈 덮인 코르티나의 아름다운 설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돌로미티산맥에서 트럭으로 눈을 좀 공수하긴 했지만 말이죠.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를 겁니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조직위원회는 약 240만 세제곱미터의 인공눈을 만들어 뿌릴 예정입니다. 눈이 충분치 않은 것이죠. 인공눈은 19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보조적인 용도로 사용되다가 급기야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거의 인공눈만으로 치러지게 되었죠. 코르티나가 위치한 이탈리아 북부는 알프스산맥을 접하고 있어 겨울이 무척 춥고 눈이 많습니다. 하지만 알프스 지역 전반에 걸쳐 강설량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는 언젠가 올림픽을 멈춰 세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동계 올림픽 후보지 93곳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는데, 2050년대에는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3월에 치러지는 패럴림픽의 경우에는 개최 가능 지역이 22곳에 불과하고요. 인공눈 없이는 경기를 치를 수조차 없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동계 올림픽을 지속해야 할 명분은 지금보다 더 허약해질 겁니다. 올림픽은 130년이나 이어 온 행사입니다. 사회도, 경제도, 기후도 달라졌다면, 올림픽도 변화하거나 소멸할 수밖에 없겠죠.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돈을 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주제에 관해 그렇다(Yes) 혹은 아니다(No)의 ‘지분’을 사면 됩니다. 보통 1달러를 기준으로 사람들이 몰린 비율에 따라 지분의 가격이 정해집니다. 트럼프 60퍼센트, 해리스 40퍼센트면 각각의 지분이 60센트와 40퍼센트로 정해지는 식입니다. 이후 실제 사건이 발생하고 돈을 건 쪽이 맞다는 결과가 나오면, 이긴 사람들은 지분당 1달러씩을 돌려받게 됩니다. 방식만 보면 전형적인 도박 사이트입니다. 하지만 폴리마켓은 단순한 도박 웹사이트가 아니라 미래의 뉴스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편견 없는 정보를 원하며, 그걸 폴리마켓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2024년 미국 대선 결과가 이를 증명했습니다. 36억 달러 이상의 돈이 대선 결과 예측에 몰려들었죠. 당시에는 미국 정부 기관의 규제로 미국에서 폴리마켓에 돈을 거는 것이 불가능했는데도 말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VPN 등 우회로를 경유해 돈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NBC〉 등 유수의 언론사들이 벌인 대규모 여론조사가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선거 결과를 정확히 맞춰 냈습니다. 언론사들이 끝까지 접전이 될 것이라며 ‘편견’을 보도하는 동안 폴리마켓은 트럼프가 대세라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프레임이 형성되었습니다. 최근 〈CNN〉은 폴리마켓의 경쟁 업체인 칼시(Kalshi)와 독점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도하겠다면서 말이죠. 선거 결과에 관한 폴리마켓의 베팅 상황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처럼 보도되고 있고요. 현재의 사실을 알리고, 미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은 언론의 역할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자리를 소셜미디어나 블로그 같은 매체가 대체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진실에 관여할 힘을 가로채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자본주의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예측 산업은 우리가 경험한 적 없는 형태의 권력으로 부상하는 중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육류는 대부분 공장식 축산을 통해 공급됩니다. 도축을 목적으로 교배가 이루어진 뒤, 출생한 동물은 특정 시설에서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사육됩니다. 육질이나 크기 등을 소비자 선호에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후 상품성이 가장 높은 시기가 도래하면 가공 공장에서 도축 및 포장되어 소매점으로 오게 되죠.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 육류를 거부하고 야생 동물을 직접 사냥해서 얻는 고기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역시 계기는 팬데믹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육류 공급망에 차질을 빚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가격 충격도 있었죠. 그래서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육류의 대안으로 ‘직접 구한 단백질’을 찾는 경우가 발생한 겁니다. 전염병은 잦아들고 공급망은 복원되었지만, 누군가는 직접 사냥해 얻은 고기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야생 단백질(wild game protein)’의 가치 말입니다. 다만, 이 시대의 정치적 헤게모니가 아무리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해도 사냥을 통한 야생 고기 확보가 식생활의 주류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잘 포장된 고기를 구입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끊고 죽은 육신을 해체하는 과정은 몹시 충격적이며 고됩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육가공 산업에 외주 주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쉽사리 육류 요리를 만들고 먹습니다. 사냥은 그 과정을 전부 먹는 사람에게 돌려 줍니다. 그럼에도 저 개인적으로는 야생 고기의 윤리성에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이 사냥을 통해 개체수를 ‘관리’한다는 생각부터 자연을 관리의 대상으로 상정하는 오만함의 발현으로 느껴집니다. 개체수나 서식지 등의 변수에 인간이 개입해서 인간에게 가장 유리한 목표 상태로 맞춘다는 개념은 시대 정신과 동떨어져 보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군도를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에 비유합니다. 천재들이 모여든 도시에서 새로운 예술이 폭발적으로 탄생했던 곳 말입니다. 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시대에서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대로의 변화였습니다. 이들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스타트업과 산업을 바라봅니다. 사무실을 보면 그들만의 관점의 정체가 무엇인지 자명하게 드러납니다. 대부분의 회사에 커다른 성조기가 걸려 있습니다. 한동안 누가 더 큰 성조기를 걸어 두는지 경쟁이 붙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사무실에 성경책이 놓여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군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는 애국심과 기독교적 신앙입니다. 중국에 빼앗긴 산업 패권과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서사 속에서 군도의 스타트업은 단순히 우주와 전장에서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니라 서구 문명을 지키는 방패가 됩니다. 군도의 이 독특한 정체성은 현재의 트럼프 정권과 결이 잘 들어맞습니다. 자유롭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분위기, 훌륭한 복지 등으로 상징되는 실리콘밸리와는 다르죠. 군도의 일터에서는 쇳가루와 용접 불꽃이 튀기고, 일상에는 흡연과 헬스장이 공존합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혹은 트럼프의 지지층이 원하는 ‘남성적이며 강한 미국’은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군도에서 발명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트럼프처럼 군도의 스타트업 CEO들도 철도, 기차, 비행기, 자동차를 만들었던 미국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되찾고자 합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 즉 제조업이 다시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부족적 지식(tribal knoledge)을 되찾고, 미국을 앞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 이들의 사명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태양 지구 공학이 주목받는 까닭은 이론적 정합성 때문만이 아닙니다. 과학 말고는 이제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게 된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적 방법으로는 기후 위기를 멈출 수 없다는 패배 의식입니다. 최근 기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2100년이 되기 전까지 대규모 태양 복사 조절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학계에서는 곧 일어날 일이라고 보는 겁니다. 태양을 가리는 일은 인류 전체의 생사와 직결되는 일입니다. 아니,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 전반이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죠. 그렇다면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주관할 기구는 어딜까요? UN일까요? 절반 이상의 연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움직이는 개별 국가나 민간 기업, 혹은 억만장자와 같은 ‘불량 행위자’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면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 말입니다. 아직은 반발이 거셉니다. 너무나 위험하고 불공평하다는 겁니다. 위험한 까닭은 인간의 무지입니다. 우리는 여태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 관해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당장 내일 태풍의 경로 예측도 빗나가는 수준이죠. 불공평한 까닭은 인간의 욕심입니다. 모든 연구가 그러하듯, 태양 지구 공학 역시 인간의 욕심에서 추진력을 얻습니다. 그 욕심은 학문적 성취를 향한 것일 수도 있고 경제적 성공을 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기술이 발전하는 연료가 됩니다. 그런데 연구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실험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태양을 가려 봐야 효과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위험하다해도 말이죠.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남반구로 향합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고 인구 밀도가 작은 곳을 찾는 겁니다. 기후 변화의 원인은 북반구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되돌리기 위한 위험한 실험은 남반구에서 이루어집니다. 돈과 기술은 북반구의 것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의 산악인 앨버트 머메리는 ‘문제는 고도(altitude)가 아니라 태도(attitude)’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산을 진심으로 마주하는 태도로 살아가기에 참으로 좋은 곳입니다. 어느 도시든 멀지 않은 곳에 산이 있습니다. 서울엔 좋은 산이 몇이나 뻗어 있고요. 그래서인지 우리는 산을 참으로 사랑합니다. 지난 2021년 산림청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78퍼센트가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는 아마추어 ‘산악인’입니다. 2025년 12월 기준으로 남산을 오르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또, 남산을 운행하는 전기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언덕길을 조금 걸어야 하지만 말이죠. 마지막으로 남산을 처음부터 걸어 올라가는 방법도 있죠. 정상까지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작은 산입니다. 이 셋 중 케이블카가 가장 매력적인 방법인가요? 물론 남산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험은 특별합니다. 하지만 케이블카는 이미 너무 많습니다. 전국적으로 41곳이 운영하고 있고, 각 지방 정부는 북한산, 설악산, 치악산, 지리산 등 각 지역의 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죠. 설악산과 지리산은 다릅니다. 남산과 인왕산도 다르죠. 걸어 올라가 보면, 산행길에 보이는 풍경도, 공기도, 바위와 흙도 다릅니다. 그런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면 비슷합니다. 아무리 풍경이 달라도 이곳의 케이블카와 저곳의 케이블카의 경험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깁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쿠팡은 스타트업이었고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대기업이었습니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홈플러스는 글로벌 유통 기업 테스코 산하였죠. 미래를 바라보는 정확한 눈이 있었다면, 준비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는 얘깁니다. 대형 마트 업체들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우유와 달걀을 이른 아침 문 앞에서 받고 싶은 욕구를 더 일찍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이마트는 시도라도 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시도조차 제대로 못 했습니다. 그럴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테스코 본사에서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로 넘어갑니다. 당시 무리한 인수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한마디로 비싸게 샀다는 겁니다. 인수가는 약 7조 2000억 원이었습니다. MBK가 그만한 돈을 들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홈플러스 점포를 담보로 잡히고 인수 자금을 빌렸습니다. 아파트 담보 대출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걸 갚을 만큼 장사를 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MBK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sale-and-leaseback)’이라는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합니다. 몇몇 매장을 매각하고, 다시 그 자리에 세를 들어가 영업을 계속하는 겁니다.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매장을 팔았다면 경영의 효율화였겠지만, 주로 알짜 매장을 팔았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큰돈을 확보할 좋은 방법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료 부담을 늘리고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깎아 먹는 악수가 되었죠. 그러니까 홈플러스는 그동안 빚을 갚는 데에 급급했던 겁니다. 유통 산업의 변화에 휩쓸리면서 말이죠. 홈플러스는 기업으로서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했습니다. 불행히도 경영의 주체들에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를 키울 의지도 없었습니다. 당장 돈을 벌어갈 생각에만 급급했죠. 그래서 회사가 어려워졌습니다. 마치 전통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경쟁력을 잃어버린 겁니다. 그 결과 고객을 잃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홈플러스가 필요한가요?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인구 불균형은 세계 경제를 어떻게 바꿀까요. 찰스 굿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은 기념비적 저서 《인구 대역전(The Great Demographic Reversal)》에서 지난 30년간 우리가 누린 저물가, 저금리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합니다. 한국판의 부제부터 “인플레이션이 온다”입니다. 그들의 논리는 명쾌합니다. 지난 30년은 중국과 동유럽에서 수억 명에 달하는 젊은 노동력이 세계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며 임금을 짓누른 ‘노동 과잉’의 시대였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누린 싼 물건과 낮은 금리의 비밀이었습니다. 그러나 파티는 끝났습니다. 그 거대한 노동 군단은 이제 은퇴해서 생산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계층이 되었습니다. 노동 공급은 줄어드는데, 의료와 요양을 포함한 소비 수요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었습니다. 일할 사람은 줄었는데, 쓰는 사람은 그대로라면? 결과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입니다. 거대한 경사의 변화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늙어가는 부자 나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 하나는 기술로 사라지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사활을 걸고 있는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민의 빗장을 여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는 인기가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불가피한 길입니다. 국가의 운명은 요람에서 결정됩니다. 하지만 북반구에선 지금 그 요람이 비었습니다. 청춘이 넘치는 남반구로 겸손하게 고개를 돌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21세기가 4분의 1쯤 지났습니다. 사반세기를 주도한 건 미국과 중국과 유럽과 일본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75년의 역사는 늙은 베이징이나 워싱턴이 아니라, 젊은 델리와 라고스에서 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일반적인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렌즈와 이미지 센서가 작습니다. 그래서 올트먼이 이야기했던 것 같은 ‘조작’을 거칩니다. 사진의 품질이 좋아 보이도록 보정하는 겁니다. 그 결과 밝고 균일한 노출, 넓은 피사계 심도, 약간의 노이즈로 인해 거칠고 바삭한 느낌 등의 특징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들은 지금까지 ‘진짜 사진’이라는 신호로 작동했고요. 그런데 요즘 나노 바나나 프로가 생성하는 사진들이 딱 이렇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구글은 이번 모델에 구글 검색 엔진을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정보를 가져오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사용자가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아도 맥락에 맞는 디테일을 자율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요즘 날씨에 맞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갑판 너머로 보이는 풍경, 조금씩 녹슨 기물들 같은 것 말입니다. 이제 AI가 만든 이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던 몇 가지 특징들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여섯 개의 손가락이나 일그러진 문자 같은 것 말입니다. 대신 이미지가 진짜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신호는 정교하게 추가되었습니다. 다만, 이 현상이 사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를 흐려 전 세계를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로 몰고 갈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인류는 어떻게든 기록과 창작을 구분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될 겁니다. 눈이 더 좋아질 리는 없습니다. 생물의 진화는 그렇게 빠르게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뭔가 다른 방법을 배울 겁니다. 여섯 개의 손가락을 찾아낸 것처럼 말이죠. 그런 방법조차 없다면 만들 겁니다. 아니, 실은 이미 만들었습니다. C2PA(Content Credentials) 표준이라는 것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쿠팡 Inc.는 미국 기업이지만, 개인 정보 유출의 현장은 한국이고 조사와 제재의 대상은 한국 법인인 쿠팡 주식회사입니다. 미국 정부가 개입할 명분은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자의적·차별적 대우를 받을 때 생깁니다. 현지 법을 위반해 정당한 제재를 받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의 잘못된 프레이밍이 누적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법 집행이 ‘검머외 오너’의 체리피킹에 대한 정치적 처벌처럼 비치는 순간, 쿠팡 Inc.는 미국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았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주장이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미국의 기존 문제 제기와 결합하면 사안의 초점이 바뀔 수 있습니다. 논점이 소비자 피해 보상과 보안 대책 강화에서 벗어나, 절차적 정당성과 형평의 문제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SKT 같은 국내 기업이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소환되겠죠. 지금 한국 정치권에 필요한 전략은 ‘세게’ 때리는 것이 아니라 ‘정합하게’ 때리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쿠팡의 국적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야 합니다. 정치권과 언론의 과도한 외국 기업 때리기 프레임을 경계하고, 정부는 외국 자본이 아니라 위법 행위를 단죄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통상 압력의 빌미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회 청문회 개최를 일주일 앞두고 쿠팡 한국 법인은 대표를 교체했습니다. 박대준 대표가 물러나고, 임시 대표로 해럴드 로저스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 총괄이 선임되었습니다. ‘검머외’ 논란이 거세지는 판국에 아예 미국인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쿠팡이 어떤 대응을 할지 짐작하게 하는 인사입니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작은 팀의 저력은 더 열심히 일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혀 다른 운영 방식이 경쟁력이다. 아주 작은 조직에는 절차라는 이름의 안개가 없다.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도 없다. 조수석에 앉아 방관하는 사람도 없다. 모든 구성원이 업무의 핵심 경로 위에 서 있다. 모든 의사결정은 직관적이다. 위계질서의 거추장스러움과 조율의 무게를 걷어내고 나면, 남는 것은 오직 속도뿐이다. 이런 팀들의 운영 방식에는 속도가 원래 내재되어 있다. 또, 신뢰란 굳이 얻어내거나, 문서로 증명하거나, 위임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저 그곳에 존재할 뿐이다.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책임 소재는 복잡한 조직도나 프로젝트 관리 도구 없이도 투명하게 드러난다. 사일로(Silo)가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직원 수로 정의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정의하는 건 루프(loop)다. 매출의 루프, 제품의 루프, 피드백의 루프. 작은 팀이 이기는 이유는, 모든 행동이 다음 행동을 먹여 살리는 촘촘한 루프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부서 간 협곡을 건너느라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마케팅팀이 데이터팀의 리포트를 기다리느라 2주 동안 멈춰 버리면, 속도는 이미 사라진다. 고객 피드백이 다섯 번의 미팅을 거쳐서야 제품 리드에게 도달한다면, 그 진실성은 희석된다. 구조는 신호를 증폭해야지, 감쇠해선 안 된다. / 프로필 링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