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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철원점]

안녕하세요. 독서관입니다.
갑작스럽지만, 독서관 2호점을 철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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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철원점] 안녕하세요. 독서관입니다. 갑작스럽지만, 독서관 2호점을 철원에 엽니다. 철원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독서관 2호점은 어머니가 운영합니다. 어릴적부터 책과 가까운 삶을 사셨고, 저보다 더 책방지기에 어울리는 분이랍니다. 철원을 놀러오시게 된다면 들를 수 있게 2호점도 잘 준비해 보겠습니다. 2호점 공사로 다음주부터 독서관 연남점은 무인으로 운영되고, 2~3주 간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데로 다시 정상 운영 됩니다. 2호점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곧 2호점 입고 신청도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관 드림

2026년 05월 20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은
독립서점이자
독립출판사이며
독립서적 대여관으로,

독립출판물을 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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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은 독립서점이자 독립출판사이며 독립서적 대여관으로, 독립출판물을 출판 / 판매 / 대여하는 상업적 도서관을 지향합니다. 대여는 독서관 회원가입 후 가능하며 회원가입과 대여는 무료입니다. 읽히기 위해 쓰인 모든 책이 읽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독서관은 모든 독립출판물을 입고 받고 있습니다. 대여를 원하지 않으시는 경우 판매 만도 가능합니다.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기쁨을 늘리기 위해 운영되는 독서관은 독립출판물로 이루어진 상업적 도서관을 지향합니다. 많은 입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 영상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인생독서X인생서점 디지털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됐습니다. #인생서점 #인생독서 #kfobaorkr #문화체육관광부 #인생독서인생서점

2026년 06월 08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 독서관 X 장예지 작가 ✏️

오늘의 대화는 가슴 속 무언가를 가득 채워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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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관 X 장예지 작가 ✏️ 오늘의 대화는 가슴 속 무언가를 가득 채워주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발견이 되어주고, 잔물결이 되어주었습니다. 비밀의 방에서의 나를 마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비밀의 방이 현재의 나에게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철학적인 생각을 깊이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대화는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요. 다음 프로그램도 더욱 기대가 됩니다. 그럼 또 만나요 :)

2026년 06월 06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일기장
/ 26.06.05 / 어제 내린 비 모르게 오늘이 맑다.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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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6.05 / 어제 내린 비 모르게 오늘이 맑다. 책장 조립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올라간다. 어제 비 내린 줄 모르게 오늘 하늘이 맑다. 보이는 모든 풍경이 선명한 수채화 되어 빠르게 날 지나친다.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해가 질 수록 더 아름답다. 올라가면 할 일이 있다. 내 두 번째 책을 읽어야 한다. 다섯 권의 책을 만들었다. 그중 두 번째 책이 최근 독서관에서 대여됐고, 이내 반납이 됐다. 누군가 내 책을 읽으면 그제야 다시금 읽어본다. 내가 썼건만, 무슨 글을 썼는지 도무지 기억나질 않는다. 그저 내 책의 독자가 부러워 홀로 반납일을 고대했다. 졸업 앨범을 꺼내 보듯 내 책을 꺼내 본다. 책을 내면 무엇이 좋은가. 책장에 내 책이 꽂혀 있으면 무엇이 좋은가. 크게 좋을 건 없다. 잊힘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좋은가? 아니다. 내 책마저 잊힌다. 잊힐 수 있다는 점이 좋은가? 아니다. 나온 책은 잊히지 않는다. 그저 난,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의 첫 독자였고, 탈고되어 세상에 나오지 못한 무수한 글의 유일한 목격자였으며, 쓰고 지웠다 결국 다시 써 세상에 낸 창작자, 아니 보듬고 다듬어 기어코 세상을 경험시킨 부모였다. 
 책을 내면 무엇이 좋은가. 좋을 건 없다. 잊힐 수도, 잊히지 않을 수도 있는 기억 하나 생길 뿐이다.

2026년 06월 05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일기장
/ 26.06.04 / 천둥과 세찬 비.

 속도가 빠르다. 내일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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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6.04 / 천둥과 세찬 비. 속도가 빠르다. 내일이면 책장 조립이 끝난다. 이제 채울 일만 남았다. 이번엔 빠를 것이다. 독서관 본점은 채우는 데 2년 걸렸다. 4년이 지난 지금은 1,400종이 넘는 독립출판물이 입고되어 있다. 오늘도 새로운 독립출판물이 만들어지고, 입고된다. 처음 독립출판을 접한 곳은 서교동의 작은 전시관. 지금은 사라진 그곳의 이름은 Laumt. 전시명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전시관에 들어가 안쪽 부터 작품을 보기 시작했다. 독립출판 작가 3명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조용한 전시관, 낯선 작품. 몰입해 보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누가 왔나 봐?”, “온다는 친구 없었는데?”, “조용히 해. 누가 들어가는 거 봤어!” 조용히 하라는 큰 소리에 돌아보니 작가 셋과 눈이 마주쳤다. 부담스러웠다. 도망치듯 보던 책을 사서 나왔다. 며칠 뒤 다시 전시를 찾았고 두 번째 작가의 책을 사서 도망쳤다. 시선이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전시 마지막 날, 용기내어 다시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 시간이 아직 남았는데, 벌써 쫑파티를 하고 있었다. 서둘러 마지막 작가의 책을 샀다. 책을 사며 작가별로 사인을 요청했다. 이곳이 아니면, 작가도 책도 쉽게 보지 못할 것 같았다. 한 작가가 책에 사인을 하며 울었다.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나는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궁금했다. 나도 책을 만들 수 있는지. 내가 만든 책은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책은 세상에 나왔다.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책은 언제나 내 책이 되었다.

2026년 06월 04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일기장
/ 26.06.03 / 살짝 흐린듯 하나 맑음.

 주문한 합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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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6.03 / 살짝 흐린듯 하나 맑음. 주문한 합판이 도착했다. 합판은 mm 단위로 재단 주문 할 수 있다. 사각 형태가 기본, 보다 복잡한 형태도 도면을 그릴 줄 안다면 주문 가능하다. 18T 무절 미송 합판이 트럭 한가득 실려 왔다. 18T는 두께, 무절은 옹이 없음, 미송은 나무 종류를 뜻한다. 연남점을 공사 할 때와 같은 합판이다. 다른 것은 모든 것을 재단 주문 했다는 것. 연남점 때는 큰 것만 재단해서 받고 작은 것은 직접 잘랐다. 나무 자르는 스피드 커터기를 빌려왔으니 직접 자르면 재단비를 아끼는 거였다. 내 인건비는 다행히 무료였다. 호기로웠다. 직접 공사의 묘미란 이런 것이지, 생각했다. 자르기 전까지는. 18T는 얇지 않은 두께였고 하필 받은 합판엔 수분이 많았다. 커터날이 자꾸 멈췄고, 단면은 까맣게 그을렸다. 서점 가득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를 빼며 종일 합판만 잘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알게 되기까지, 3일 밤낮으로 합판을 잘랐다. 그리고 작은 지혜를 얻었다. 인건비는 공짜여도 병원비는 공짜가 아니다. 철원점은 작은 합판 조각 하나까지 모두 재단 주문했다. 책장을 조립하며 스스로 대견했다.

2026년 06월 03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일기장
/ 26.06.02 / 맑음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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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6.02 / 맑음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 시멘트가 1포 덜 왔다. 3포를 한 번에 주문했는데, 2포만 먼저 왔다. 1포만큼의 작업을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일찍 끝을 냈다. 집에 오니 늦게 건물주가 부른다. 부동산 계약서를 쓰러 다시 나간다. 4년 전 독서관을 계약할 때가 생각난다. 오늘과 마찬가지로 건물주는 같은 건물에 살았고, 직접 계약서를 작성해 왔다. 본점 건물주가 내게 건넨 첫 마디는 ”어리네?“. 두 눈으로 날 빤히 노려보며 이어간 다음 마디는 “결혼은?”. 자취하며 많은 건물주를 만났지만, 이런 건물주는 처음이었다. 계약서를 쓰는 내내 결혼 해야지! 애 낳아야지! 공사를 하는 내내 언제 오픈해? 돈 벌어야지! 참으로, 최대한, 가능한 멀리하고 싶었다. 건물주 그림자만 보여도 피해 다녔다. 물론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건물주는 내 피함이 무색하게 불쑥불쑥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고, 독서관 최고의 귀인이 되었다. 먹을 게 생기면 양손 가득 들고 왔고, 비 오는 날이면 가게 앞 처마를 펼쳐줬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옆집과 싸워줬고, 오늘도 공사하느라 비운 독서관을 들여다 봐줬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 그래서 다행인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내일의 계획을 세우며 어긋나길 바라본다. 내일은 드디어 책장을 조립한다.

2026년 06월 02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잠시 밀린 업무를 볼 겸 독서관에 들렀습니다. 며칠 무인운영을 한 사이에도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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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밀린 업무를 볼 겸 독서관에 들렀습니다. 며칠 무인운영을 한 사이에도 많은 분이 방문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매장 정리를 하고, 다시 철원에 다녀오겠습니다. 화창하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2026년 05월 31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일기장
/ 26.05.30 / 화창

 공사 5일 차. 페인트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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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5.30 / 화창 공사 5일 차. 페인트칠을 마무리했다. 독서관 철원점 공사는 잠시 멈추고 서울로 올라간다. 무인으로 열어둔 서점을 돌볼 겸. 화분에 물 줄 겸. 오늘치 공사를 마치자마자 서교동으로 향한다. 홍대와 합정, 망원을 이어 그린 세모 속에 서교동이 있다. 카페가 좋아 이곳으로 이사 왔다. 철이 없었다. 카페가 좋아 서교동이라니. 당시의 난 꽤나 열성적이었나 보다. 이사 오기 전부터 지하철로 한 시간 거리의 카페를 주말마다 오가곤 했으니. 그곳은 넓은 마당 온전히 보존한, 오래된 저택이었다. 입구 소나무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감나무가 나오고, 스쳐 계단을 내려가면 조용한 입구가 나온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 음악을 틀지 않는 매장 안에 들어서면, 말소리를 줄여달란 안내문과 함께 자리로 커피를 가져다주는 카페. 분명 그곳을 치열하게 사랑했다. 그랬다고 생각했다. 하나 이제 더는 가지 않는다. 과거의 치열함이 이제는 치기 어림으로 느껴질 뿐이다. 치열함과 치기 어림을 구분하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의 나는 치열한 걸까? 치기 어린 걸까?

2026년 05월 30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 26.05.29 / 그늘은 시원.

공사 4일 차. 기다란 봉 끝에 롤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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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5.29 / 그늘은 시원. 공사 4일 차. 기다란 봉 끝에 롤러를 끼운다. 플라스틱판에 페인트를 붓고 롤러를 살살 굴려 가며 페인트를 묻힌다. 돌돌돌 골고루 적당량 묻혀야 칠하기 좋다. 이제 천장에 롤러를 가져다 대고 돌돌돌돌. 후둑. 후둑. 옷에 페인트가 떨어진다. 꼭 적당량 묻혀야 한다. 
처음 페인트를 칠했던 건 고등학교 1학년. 축제용 걸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걸개는 중학교 만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꿨던 꿈이다. 축제 때 걸린 커다란 걸개 그림을 보며 우리 저것도 함께 그리자며 다짐했던 꿈. 고등학생이 되고 나 홀로 신문부에 들어갔다. 친구들을 배신 한 건 아니었다. 걸개 그림은 왜인지 몰라도 신문부 담당이었고, 나만 신문부에 붙었다. 그해 여름, 홀로 커다란 걸개를 펼치고 그림을 그렸다. 가로 10미터, 세로 10미터. 누워 구르니 끝이 없는 빈 현수막을 커다란 도화지 삼아 그림 그렸다. 시간이 지나 지금 내 손에 다시 롤러가 들려있다. 걸개보다 넓은 면에 페인트를 칠하며 그때를 되돌아본다. 돌아보면 기억나는 것은 이상하게도 걸개가 아닌 신문이다. 걸개 한 번 그리고 신문을 3년 만들었다. 이제 보니 내 손으로 처음 만든 인쇄물은 그림을 그리겠단 꿈에서 비롯됐다. 더는 그림을 그리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포기한 것이 아닌 이어진 것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나도 모르게. 이제 와 깨닫는다. 내 꿈은 이어져 있다.

2026년 05월 29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dokseogwan 게시물 이미지: 독서관 일기장 
/ 26.05.28 / 드디어 맑음.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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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5.28 / 드디어 맑음.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단 말 대신 싫다 말할걸. 괜찮단 말 대신 좋다 말할걸. 뱉지 않은 말은 효력이 없었고 뱉은 말은 효력이 없는 말이라 나의 말은 언제나 힘이 없었다. 때 되면 남자아이는 태권도장에 여자아이는 피아노 학원에 보내는 것이, 때 되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도장을 다녔다. 운동이 싫었고 무서운 사범님은 더 싫었지만, 다니기 싫다 말한 적은 없었다. 대신 노란 봉고차에 올라 도장으로 향할 때면 매번 사고가 나 운동에 빠지길 바랐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사범님이 학습지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내 의사는 아니었지만 괜찮았다. 대부분의 또래 아이가 그러했다. 학년마다 배워야 할 교육과정이 정해져 있듯 나이마다 따라야 할 어른의 말이 정해져 있었다. 어른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이의 본분이자 미덕이었다. 미덕을 갖춘 아이는 어른이 되었고 성적에 따라 흩어졌다. 어른이 되기 전 한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아무거나 괜찮다 대답했다. 사실이었다. 하고 싶은 게 없으니 뭐든 괜찮았다. 그래도 생각해보라 선생님은 되물었다. 어른의 물음엔 대답을 하는 것이 미덕이었고 답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이보다 더 아이였을 때를 돌이켜 보았다. 흐린 기억보다 더 흐린 기억 속에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미술 학원에 가고 싶다 말했지만,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태권도장을 다녔다. 아이가 사생대회에 나가고 싶다 말했을 땐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백일장에 나갔다. 

 흐린 기억 속의 아이는 더는 그림을 그리겠다 말하지 않았다. 몇 번의 반려만으로도 아이는 조용해졌다. 그 조용함 마저 반항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아이는 괜찮다 말하기 시작했다. 괜찮다 말하는 아이를 어른들은 어른스럽다 말했다. 아이는 언제나 괜찮다 말하는 아이가 되었다. 선명한 기억 속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아이, 아니 어른에게 다른 어른들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어른이 됐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괜찮다는 말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 어른은 앞이 깜깜했다. 대답을 기다리던 어른들은 실망한 눈초리만 남긴 채 아무 말 없이 떠났다. 어른이 된 아이에겐 더는 따라야 할 어른의 말이 없음을 그제야 알았다. 하고 싶은 것이 분명 있었을 텐데. 흐린 기억보다 더 흐린 기억 속의 아이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선명한 기억 속의 아이만이 괜찮다. 괜찮다. 말할 뿐이었다. 괜찮지 않았다. 괜찮단 말 대신 싫다 말할걸. 괜찮단 말 대신 좋다 말할걸. 뱉지 않은 말은 효력이 없었고 뱉은 말은 효력이 없는 말이라 나의 말은 언제나 힘이 없었다. 힘없는 말이 모여 나는 힘없는 어른이 되었다. 하고 싶은 것 하나 없는 어른이 되어서야 괜찮지 않다 소리내어 말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2026년 05월 28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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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5.27 / 또, 비.

“나는 어쩌다 책방지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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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관 일기장 / 26.05.27 / 또, 비. “나는 어쩌다 책방지기가 되었나.“ 독서관 철원점 시공 2일 차. 아침 8시 반. 오늘도 비가 내린다. 잠시 현장에 들렀다가 필요한 공구를 사러 간다. 다이소 오픈런은 처음이다. 커터 칼, 끌, 실리콘, 퍼티, 흙손, 실리콘 주걱. 서울에서 챙긴다고 챙겨 왔는데, 빠트린 게 이리도 많다. 돌아와 벽면을 긁는다. 새로 페인트를 칠하기 전 벽면을 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칠이 편하다. 커터 칼은 오래된 시트지를 긁는데, 퍼티는 못 자국을 메우는데, 실리콘은 창틀 틈을 채우는 데 쓴다. 인테리어 디자인과를 나왔다. 디자인만 배웠다. 시공은 군대에서 배웠다. 인테리어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목공병을 지원했다. 그게 서점에 도움이 될 줄이야. 당시에도 지금에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어쩌다 책방지기가 되었나. 무릇 책방지기라면 문학을 사랑하고, 늘 책을 가까이하며, 독서를 즐겨 하는. 그런, 그런 사람이… 나는 결단코 아니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사실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어쩌다 책방지기가 되었을까.

2026년 05월 27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