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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읽은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에 여행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온다. 예산을 맞추느라 끙끙대며 계획을 세우는 아내에게, 남편은 “그냥 대충대충해, 별 다른 차이 없어”라고 말한다. 화자는 그 장면에서 살면서 좁히지 못한 남편과의 가장 큰 차이를 느낀다. 몽골에서도, 이번 강릉에서도 롤리, 조쓰, 비디와의 여행이 좋았던 이유를 생각하다 소설의 이 장면이 생각났다. 우리는 ‘별 차이’에 대한 감각이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수영하고 나오자마자 바닷가 앞에서 라면을 먹고 싶다고, 땡볕 아래 편의점을 오가는 것. 깨끗한 물 대신 바닷물에 씻은 자두가 짭짤해서 더 달다고 말하는 것. 두 번 자리를 옮기는 수고를 들여 솔밭과 해변 풍경을 모두 즐기는 것. 가장 기본적인 맛의 팥빙수를 찾아 안목해변 앞을 헤메는 것. 좋은 여행 메이트란 이런 ‘별 차이’의 감각을 자주, 함께 느끼고, 편안해하는 사이인 것 같다. 대충하라고, 덥다고, 귀찮다고 서로 말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편안함인가. 어쩌면 별 차이에 대한 비슷한 감각은 내가 좋다고 느끼는 관계의 기본인 것 같기도 하다. 하루만에 다녀온 당일치기 여행임에도 에너지가 꽉 차서 돌아온 이유를 찾고 나니, 또 떠나고 싶네.

2017년에 본 콜드플레이 공연 이후로 8년이 지났는데, 그들은 8년간 늙지도 않고 너무나 멋졌다. 감사합니다 땡큐를 100번은 말한 것 같은, 크리스마틴은 진정 스윗가이. 5만명이 넘는 공연인데 나에게 집중한다는 느낌을 주는 인류애 넘치는 공연. 우주적이란 말은 콜드플레이 앞에 붙이는 것이지. 즐겁고 행복하고, 많이 배우고 감동했다. 생일에 대한 감흥이 너무 없는 사람이지만, 사랑스러운 사람이 가득채워준 하루를 보내고 나니 생일, 참 좋다.

구리까지 커피마시러 뛰어가볼까? 라는 허세를 부리는, 달리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매주 일요일 서울숲을 달렸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달렸다. 새해 첫 주에 달린 눈 달리기의 감동이 그 계기가 되었다. 기록을 보니 오늘까지 130km를 넘게 달렸네. 꽤 오래 전부터 달리기를 인생 운동으로 삼고싶었지만, 재밌다가도 지루했다. 2012년 나이키 마라톤이 나의 첫 달리기였는데, 그때부터 달렸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매번 다른 길을 뛰어야 재밌었던 터라 코스탓을 했고, 자주 게으름을 날씨탓으로 돌렸다. 최근 달리기가 재밌는 이유는 3가지 쯤 되는 거 같아. 달리는 길이 아니라, 달리는 나의 몸을 관찰하는 마음 가짐, 절대 게을러지지 않는 성실한 러닝메이트들, 달라지는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는 기쁨. 계속 달리다, 구리까지 카피 한 잔 하러 가고 싶다.

운전한지 2년차가 되었다. 빨강머리 앤은 나의 험한 운전으로 2년차에 겉모양이 많이 변했지만, 엔진은 분명 튼튼했다. 오늘 양평으로 달리는 중에, 김주환의 내면소통 유튜브를 들었고, 참 좋다 생각했고, 좋아하는 양평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생각에 설레였는데, 비극이 시작됐다. 정말 아주 갑자기 앤이 속도를 못내고 부르릉 하다가, 10km 이상을 내지 못하고 비틀댔다. 그렇게 고속도로 정 중앙에서 멈춘 채, 견인을 기다렸다. 1시간 동안 쌩쌩 달리는 차의 질타를 받으며, 견인차에 실려가며 별의 별 생각이 다 났다. 나는 어떻게 운전해왔는가, 반성의 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모범지점으로 상까지 받으신 정비소 사장님도, 1시간을 점검하셨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셨다. 엔진도 말짱하고 모든게 정상이었다. 운전 전에 기름을 넣었다는 말에, 실수로 경유를 넣은게 아니냐고 사장님이 물었을 때, 나를 믿을 수 없어 주유소와 확인도 했다. 차라리 그게 원인이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휘발유였다. 결국 원인을 더 찾아보자는 사장님의 말을 믿고, 차를 두고 기차역으로 왔다. 원인은 모르지만, 아픈 빨강머리앤에게 내가 자책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지울 수가 없다. 아껴주지 못했다. 원인은 뭐 나의 일상 태도에 있겠지. 난치병이 아니길 바란다. 부디...

하동에 오랜만에 왔다. 손에 잡히는 곳에 늘 차가 있는, 차와 함께 사는 동네에 차를 사랑하는 친구들과 왔다. 그 중 호중거는 하이라이트. 또 올게!

같이 있을 때 엄마를 유심히 관찰해야지 했는데, 무엇이든 감복하는 사람이다. 해준 것도 별로 없는데 함께 있는 내내 나에게 감탄하셨다. 화장을 잘 못하는 내가 알려준 메이크업도 열심히 따라하심 😂 아주 작은 것에도 자주 감동하고, 탄복하는 사람 옆에서 나는 자랐구나를 새삼 깨달았다. 읽고 있던 <놀라운 환대> 책을 몇 쪽 읽더니, 감동받은 눈으로 책을 빌려가도 되냐고 물었다. 엄마야 말로 놀라운 환대인데, 엄마의 독후감이 궁금해진다.

어떤 책은 읽어야하는 때가 분명있다. 겨울 시작점에 이 책을 많이 추천했는데 너무 좋았다는 인사를 (저자도 아닌) 내가 받았다. 겨울이 시작될 쯤 읽은 <겨울 마침표>는 겨울에 읽어야 한다.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말할 수 있는 정도의 디테일함. 그것이 책을 읽은 내내 부러웠던 감각이다. 나도 겨울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를 이 책 덕택에 줄곧 생각했고, 이번 겨울은 좋은 이유를 인식하며 보냈다. 겨울을 즐기는 것이 아이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개인의 문화라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겨울이 가기 전에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디. 나만의 겨울 문화를 꿈꾸게 될 것이다. #겨울마침표

늘 하던 팀 워크샵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새로운 걸 벌리기 보다, 우리는 너무 익숙해서 숨쉬듯 했던 일을 다시 봤다. 내가 정말 못하는 건데, 팀이랑 해리랑 같이하니 되네! 가진 걸 다시 보는게 진짜 발견이네. 수렴을 실행하는 1월 나 칭찬합니다.

눈오니까 가지말까라는 마음을 접어두고, 일단 갔다. 눈 위 달리기는 생각처럼 질퍽이지 않고 더 뽀송했고, 눈 밟는 소리가 참 좋았다. 4km를 달리고 나니 머리가 뜨거웠는지 살얼음이 송송 맺혔다ㅋ 머뭇거리지 않고, 그냥 해보면 늘 생각보다 다른 걸 만난다. 잊지못할 새해 눈밭 달리기❄️

2024, 정말 무척이나 열심히 살았다. 매년 올해가 제일 바빴다고 말했는데, 최고봉이었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늘 가던 곳에서 느긋이 커피 한 잔, 술 한 잔, 산책 한 바퀴와 자연에 머물렀던 시간들. 이 시간들을 허용하는게 힘든 2024년이었지만, 그 속에도 다정한 사랑 덕에 마음만큼은 편안했다. 올해는 그만 발산하고 수렴하는 인간이 되기로 수차례 결심.

<제주에 살고싶다 아카이브> 11월 춥기 전에 했던 1박 2일 제주 리트릿. 가장 바쁜 시기에 다녀와서인지, 제주도가 주는 에너지는 피로 회복제다. 이틀 간 제주도를 오랫동안 찐으로 사랑해 온 재주상회가 큐레이션한 웰니스 장소들을 다녔다. 바삐 돌아다녔는데도 시간이 느리게 흘렀고, 피로가 싹 풀렸다. 다음에 온다면 간 코스 그대로 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싶다. - 성이시돌 목장 : 아이스크림 먹는 곳으로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뒤바꾼 사랑의 장소. 1954년에 너무 가난했던 제주도민을 위해 땅을 일구고 사업을 키운 아일랜드인 맥글린치 신부님! 여성과 아이들이 배우고 일하게 만들어주려고 시작한 사업이라니🥹한 때 1300명의 여성에게 일자리가 되어준 한림수직 이야기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목장에 함께 살고 있는 말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얼마나 말에게도 친절한 곳이지. 아이스크림만 먹고 목장 전체를 꼼꼼히 돌아보세요. - 회수다옥 : 나지막한 집의 티 하우스. 유독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어머니의 땅에 딸이 새롭게 지은 티 하우스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실체를 알았다. 제주도 티로도 풍성한 티 오마카세가 가능하다는 말을 증명하고 싶다는 호스트의 말이 증명되는 맛. 디저트도 너무 훌륭해서, 부모님 데리고 꼭 가고 싶다. 특히 금자씨 환장하실 듯. - 해비치 리조트 선셋 요가 & 모닝 러닝 : 새로 개장한 해비치 리조트. 뷰가 정말 환상적으로 좋다. 그냥 여기에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아침에 러닝을 하면서 내내 그 생각을 했다. 이런 데서 매일 뛰는 삶은 어떤 삶일까 하고. 그만큼 너무너무 좋았다. 러닝을 이끌어주신 해비치 호텔 직원분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주하신지 10년이 되었는데, 한 번도 돌아갈 생각이 안들만큼 이 곳의 삶이 좋다고 하셨다. 돈은 예전보다 훨씬 적게 벌지만, 삶의 만족도는 훨씬 높다고. - 제주 동백마을 : 300년된 동백군락지. 300년!! 동백꽃 구경만 해봤지, 동백나무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이곳은 마을 전체가 동백군락지를 지키고, 이어 나가고 있었다. 내가 보던 동백나무는 대부분 토종 동백나무가 아니였다는 사실도 새로 알고. 토종 동백나무만 밤톨같은 씨앗이 떨어지는데, 직접 짜는 걸 보고 깜짝놀랬다. 노랗고 고소한 기름이었다. 같이 비벼 먹은 비빔밥.. 너무 맛있었음. 무엇보다 동백마을에 있는 어르신들 얼굴이 참 반질반질했는데, 동백기름 덕인듯. 이 코스 그대로 제주도 탐방! 추천합니다.

올 초부터 준비했던 이 전시가 끝나면, 쉴거야! 노래를 불렀는데, 쉴틈없이 한 주가 지났다. 철수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다채로운 감정이 올라왔다. 운전 중에 놓칠세라 우두두 쏟아지는 말을 녹음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왜 그렇게 고마운 사람 이름을 길게 호명하는지, 처음으로 이해가 갔다. 혼자 만든 일이 아닌 걸 말하고 싶었을 것 같다. 나의 쏟아지는 감정들은 모두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오프더레코드 전시는 주인공이 없는 무대에서 모두가 목소리를 내는 공동의 무대였다. 처음해보는 실험에, 예상보다 많이 오고, 전 예약이 일주일 전부터 마감되기 시작했을 때, 어리둥절했다. 먼길 예약하고 와 준 2700명의 사람들, 무엇보다 귀한 1시간 30분을 쓰고도 고맙다고 말해준 사람들, 밑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이제(ㅋㅋ) 알았다는 사람들 덕분에, 밑미하고 처음으로 아쉬움없이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진심으로 믿는 일에 타협하지 않는 나의 비효율적인 면을 강점으로 봐주고 싶다. 순수하게 마음을 다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편애도 인정해주련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형용할 수 없는 결과를 몸으로 알아버렸다. 이제 며칠 제주도로 떠난다. 정리하는 마음으로 나 오프할꼬야. 나 놀꼬야. Photo by @woodyfilm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