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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장례식 삶의 마지막을 상상하며, 나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글로 써 봤다. #우리는모두죽는다는사실을잊지말아요
시를 쓰려 하기보다 시처럼 살으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 시처럼 산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길을 걸으며 생각하다가 고라니 우는 소리에 놀라 걸음을 멈췄다. 나뭇잎 사이사이 깃든 햇살. 일렁이는 그림자와 빛이 순간 눈에 들어왔다. 알수 없는 경외감에 숨죽이게 된다. 시처럼 산다는 것의 의미를 고민하는 대신 내 앞에 펼쳐진 온갖 것들을 바라보기로 한다. 싱그러운 것들과 죽어가는 것들 단단한 것들과 연약한 것들 끝없이 자리를 바꾸는 어둠과 빛 모습을 달리한 나의 분신들 어쩌면 우리는 도구가 되기 위헤 이 세상에 온 게 아니라 삶을 경험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닐까. 땔감이나, 의자, 석탄이 되지 않아도 가만히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누군가의 숨이 되고 기쁨이 되는 나무처럼. 시 또한 언어를 찾는 생각의 부산물이 아니라 가만히 기다리는 자에게 다가오는 선물이 아닐까. 존재하는 자의 가슴에서 우러나와 존재하는 자의 가슴에 닿는 찰나의 노래. #산책 #동백동산 #시처럼산다는건뭘까
우리 동네 선흘리엔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선생님이 사신다. 77세인 그녀는 연세가 무색하게도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연결해 함께 사는 판을 만든다. 가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하지만, 막상 남녀노소가 함께 놀며 춤추고 노래하다보면 이 찬란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 별꼴학교와 볍씨학교 청소년들, 구좌의 콤마캠프 어린이들이 공연을 준비했고, 어른들이 십시일반 간식거리를 들고와 잔치를 벌였다. 레이지마마는 계란 세 판을 삶아갔다. 그냥 먹긴 심심해서 Life is Egg! Break your 껍질. 깨고 싶은 마음을 껍질에 적은 뒤, 시원하게 깨서 인생의 짠맛 (소금)에 찍어 먹는 코너를 마련했다. 진행자도, 회비도, 식순도 없이 모든 게 평화롭고 순조로웠다. 마을의 지혜로운 어른 한 분이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바꾼다. “오늘 우리는 반전의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반전은 단지 전쟁에 반대하는 말이 아닙니다. 서로를 지우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는 결심, 힘의 논리보다 돌봄의 논리를 택하는 태도, 경쟁보다 공존을 연습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평화는 거대한 선언으로만 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작은 마당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음식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일 속에서 시작됩니다.” - 조한혜정. 2026년 지구의 날 서문 중에서 #지구의날2026 #선흘리 #볍씨마을 #별꼴학교 #레이지마마
“제가 젊은 시절에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어서 노숙을 하며 살았어요. 먹고 살 길이 없어서 선글라스를 끼고 지하철 역에서 하모니카를 불었지요. 유일하게 부를 줄 알던 곡이 딴~딴따단~, 딴~딴따단~ (결혼 행진곡) 이었어요.” 어제 시낭송회에서 들려주신 시인님의 말이다. 그의 이야기 속엔 언제나 농담과 진담이 잘 버무려져 있다.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슬픈데 웃게 한다. 사진은 개인 소장만 해달라는 사회자의 말에 시인은 말씀하셨다. ”하지 말라는 건 좀 야박하니까… ’실물을 보니 훨씬 잘 생겼더라.‘라고 써 주신다면…“ ㅎㅎㅎ 그래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에게는 사람을 가슴설레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시를 읽고 사랑에 빠졌다가, 직접 만나면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는 그렇지 않다. 그는 덮어두었던 시집을 다시 펼치게 하는 사람. 안 쓰던 시를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람이다. 최근 시집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를 읽을 때 마다 나는 그를 떠올린다. #류시화 & 제주친구들
계란 후라이는 물로만 부치고 접시에 담아 올리브 유와 소금을 뿌린다. 토마토를 큼직하게 썰어 올리브유와 소금, 꿀, 레몬즙을 섞으면 마리네이드가 된다. 토마토는 퍼먹고. 남은 국물은 마시거나 빵을 찍어먹는다. 우리동네엔 독일에서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100년 된 씨종자를 가지고 사워도우를 만드는 독일 빵집이 있다. 선흘 그림 작업장에서 불할망으로 불리는 허계생 삼춘은 삶은고기, 도토리국수, 나물무침 등 잔치음식의 달인이다. 작가 겸 그림 해설사인 동네 이웃이 남은 잔치 음식을 싸왔다. 덕분에 우리도 잔치를 했다. 쪽파, 양파, 채썬 감자와 당근을 넣고 부침가루는 최소한의 양만 물과 함께 넣어 입혀주는 식으로만. 어제 이렇게 먹었더니 살이 1kg 넘게 빠졌다. 운동은 숲길 5km 걷기와 4시간의 수다. 사진을 올리다보니 삶이 선물로 가득하구나. 친구의 머그 @kimseokbinn_ceramics_shop 브런치 그릇 @atelier_senan 토마토 볼 @vstar.sy72 머릿고기와 봄나물 @socialmuseum.kr * @ping6092 🙏 #우아한가난_작은돈으로우아하게사는법 #간소한집밥 #막걸리를와인처럼 #알뜰폰밀리의서재패키지요금제 #이웃이있는마을에살기
뉴욕대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가 진행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법대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이번 주 공부 계획’을 물었다. 한 그룹에게는 자신의 목표를 크게 소리 내어 말하게 한 뒤 ‘와, 멋지네요.‘라며 인정 해 줬고, 다른 그룹은 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채 종이를 수거했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결심을 공개하지 않은 집단이,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한 집단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쏟았다. 그는 이런 현상을 ‘상징적 자기완성 이론’이라 불렀다. 우리 뇌는 ‘진짜 성취’와 ‘말뿐인 성취’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매일 5km씩 뛸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운동화 끈도 안 묶었는데 뇌는 이미 목표를 달성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행동하기도 전에 성취감을 미리 맛봐버리니, 정작 몸을 움직일 에너지는 사라진다. 인간의 동기를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은 ’자율성‘이다. 내가 좋아서 할 때 가장 에너지가 샘솟는다. 결심을 남에게 선포하는 순간 이 자율성에 금이 간다. ’건강해지고 싶어 시작한 운동‘이 ’남들에게 한 말을 지키기 위한 의무‘로 변질되는 것이다. 주도성이 나에게서 타인의 시선으로 넘어가는 순간, 우리의 무의식은 저항을 시작한다.좋아하던 일도, 하기 싫은 숙제처럼 느껴진다. 심리학이 아닌 에너지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말‘과 ’행동‘은 진동수가 다르다. 말은 가볍고 빠르다. 입술 끝에서 훑어지는 공기의 떨림일 뿐이다. 반면, 행동은 무겁고 느리며 물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다. 결심을 말로 해버리면, 내 존재는 이미 그 목표의 주파수에 도달했다고 착각하며 안주한다. 가벼운 말의 진동에 속아, 굳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행동(낮은 주파수에서 높은 주파수로 올라가는 고된 과정)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입을 다물자. 결심은 속으로 간직하자. 어떤 일에 열정이 생겼다면 굳이 발설해 에너지를 흐트러뜨리지 말고, 조용히 안으로 품자. #이러면서또인스타에공개결심
드릴로 뼈를 뚫는 동안, 나도 별거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니임플란트
겨울 내내 집에 있었을 아빠와 산책이라도 하려고 들렀는데, 도착 세 시간만에 아빠가 호흡 곤란을 호소해 응급실에 왔다. 내가 있을 때 아파서 다행이고, 수술까진 안 해서 다행이고, 중환자실로 안 가서 다행이다. 스토리의 5단계로 따지자면 50대는 인생의 절정기 같다. 독립하기 전의 자식과 나날이 쇠약해지는 부모, 전환기를 맞은 나 자신을 동시다발적으로 돌봐야 하는 시기.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감사하다‘라는 마음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시기. #봄날 #아빠와나
우도 올레길 끝자락에 서빈백사라 불리는 산호해변이 있다. 그 곳에서 마주친 한 중년 커플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그들은 부부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사이가 좋았다. 남자는 사랑스럽다는 듯 여자의 볼을 어루만지다가, 몸을 꼭 끌어안아 바람을 막아주기도 하며 거침없이 애정을 표현했다. 여자는 굳이 따지자면 못생긴 축에 속한다고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약간의 교태와 설렘과 쑥스러움이 섞인 그 표정만큼은 부정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무턱대고 불륜이라 단정하고 싶었던 마음은 아마 질투심이었을 것이다. #올레1-1코스 #우도 #시작되는연인들은아름답다
#아들근황 덴마크로 간 서진이는 학교 코치님의 추천으로 테스트를 거쳐 5부 리그 실케보르 KFUM 에 입단했습니다. (근처에 1부 아니면 5부 리그 팀 밖에 없다네요.) 6개월 과정 스포츠 학교인데 덴마크 생활 적응에도 도움이 되고, 테스트 주선도 해주니 축구하러 유럽오시는 청년들이 있다면 출발지로서 매우 추천합니다. 어제 국제 이적 완료되어 오늘 등번호 10번 달고 리그 첫 경기 뛴답니다. 패기 하나로 미지의 세상에 몸을 던지니,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알지 못 하던 길이 열리네요. 상위 리그는 아니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얼마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겠죠. 오직 실력과 태도로만 평가받을 수 있는 곳이니까. 저는 그것만으로도 안심이고 기쁩니다. 어제 아들이랑 통화. “오늘 날씨가 엄청 좋았어.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데, 친구들이랑 음악 크게 틀어 놓고 비치 빌리볼 했거든. 진짜 낭만있었고, 뭐랄까? 기분이…” “행복했어?” “응“ #축구하러덴마크로간아들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 @isi_idraetshoejskole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고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되고 그 좋은 일이 또 나쁜 일이 되고, 그 나쁜 일이 또 좋은 일이 되고… #그러려니하니_평화 #lifeinjeju
80년대에 유년, 90년대에 청년이었던 나는 스마트폰 없던 시절에 대한 진한 향수가 있다. 기다리는 것이 당연했고, 대부분 지루했고, 어디서든 모여 노는 걸 좋아했고, 약속이 취소되면 실망했던 시절. 세상이 이미 너무 많이 변했으니 그리워해봤자 소용없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하지만 나는 향수의 끈을 놓지 않고 싶다. 적어도 각자의 세계에 틀어박혀, 서로를 **충이라 부르며 조롱하고 혐오하는 사람들의 틈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 그 안에서 파괴되어 가고 있는 아이들의 영혼이 눈에 빤히 보여 자꾸만 분노하게 된다. 분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가며 그 안에서 사는 것 뿐. 동네 아이들에게라도 다정한 어른이 되어주는 것 뿐. #레이지마마 #다정한어른들이모여들기를기도하는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