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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몰려와요! 다들 대비하세요!
안녕하세요, 임지운입니다. 근황 게시물로는 꽤 오랜만에 찾아뵙는 것 같네요. 좋은 인연과 기회로 부크럼 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1년 전, 시를 쓰며 활동하던 시기에 저는 수많은 출판사와 연락을 하며 제가 그간 쌓아놓은 글을 책으로 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줄줄이 실패했고 소장용 도서 형태로 출판을 진행했습니다. 1년여 시간이 지난 지금, 꾸준히 그리고 자주 보러 와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정식 도서 출판 계약을 맺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이나 디엠으로 종종 출판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여러분께 제 이름과 인사이트가 담긴 책을 건네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이제 약 1년이라는 짧지만 긴 시간이 지난 후에 비로소 여러분에게 제 책을 보여드릴 수 있겠네요. 저도 그날까지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을 양분 삼아 꾸준히 양질의 글을 써나가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한다는 건, 만나는 동안 맛있는 음식을 자주 사 주지 못한 것과 기분이 좋지 않은 날 모진 말을 한 것, 만나는 순간을 아름답고 빛나게 해주지 못한 걸 후회하는 것. 그리고 그런 순간마저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에 느낄 수 있었던 은은한 행복이 이젠 없다는 것. 돌아와달라고 곧바로 타오를 수 없는 게 사랑이고 상처 입고 돌아선 마음을 다시 불러세우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가슴 가득 행복으로 채워준 당신과 다시 그리고 계속 사랑하고 싶다는 말이다.
사랑을 향해 먼 길을 떠날 때 첫걸음은 용기를 내는 것이다. 거절을 걱정하고 밉보임을 우려하고 잘되지 않았을 경우를 미루어 짐작하며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 사소하더라도 마주칠 핑계를 만들고 농담 섞인 근황 이야기더라도 말을 나누어야 조금씩 마음에 스며들 기회라도 생기니 말이다. 그저 오늘 오면서 차가 막히진 않았는지, 아침에 내려 마신 커피는 어땠는지, 오늘 입은 옷이 날씨와 잘 맞는지 가볍게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그 사람 앞에서 눈이 멋대로 움직이면 어떻고, 목소리가 떨리면 어떻고, 엉뚱한 대답을 하면 어떤가. 조금씩 익숙해진 당신에게서 진심이 조금씩 묻어나올 때 상대방의 감정도 조금씩 변화할 테니. 사랑의 시작은 용기를 내는 것이다. 기꺼이 앞에 나타나 볼 용기. 짤막한 안부 인사를 보낼 용기. 근황을 물어볼 용기.
태초엔 저 사람이 단순히 궁금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억지로든 우연이든 연결고리가 생기면,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이, 나중엔 따로 밥을 먹고 재미있는 곳에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마침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더라도 마음의 샘솟음은 멈추지 않는다. 조금 더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고, 조금 더 나를 배려해 줬으면 한다. 생활 습관이 비슷하면 좋겠고, 안정적인 직장을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는 커다란 마음으로 번져나간다. 이미 상대를 가졌음에도 가지고 싶은 게 계속 생겨나고 또 가고 싶은 곳도 계속 생겨난다. 그래, 사랑은 욕심이다. 가져도 절대 채워지지 않는, 한번 마음먹으면 끝도 없이 원하는 게 생겨나는. 사랑한다면, 그 욕심을 끝까지 가져가길 바란다. 조금의 희미해짐도, 안주함도 느끼지 않고 계속해서 그 사람과 행복한 일상을 그려나가고 싶다는 욕심으로 온 마음을 가득 채우길 바란다.
사람들과 부대껴 살아가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날 때도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도 있다. 함께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만 만나면 참 좋겠지만 일로써나 지인의 소개 혹은 사회생활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소위 별로인 사람들 말이다.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어 그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사람. 시니컬한 척하면서 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않는 사람. 모든 말에 짜증이 묻어있는 사람. 그래, 그들은 그저 그렇게 살아왔고 그런 말과 행동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마음을 다루는 법을 일찍이 배우지 못했을수도, 아니면 타인의 감정은 전혀 헤아리지 않고 순간순간 자신의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는것만 해온 사람들이다. 마음 아파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고 마음 먹고 충고해도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니 혹여나 미움받고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마음에 담아 슬퍼하지 말자. 그저 내뱉는 감정 그대로의 말들을 마음에 쌓아두며 홀로 곪아 상하지 말자. 그들은 나와 안 맞는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사람과 살아가는 데 안 맞는 사람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같은 결을 가진 사람만 남았다. 관심사가 비슷해서 대화가 쉽고, 지켜야 할 선을 잘 알기에 실수할지 겁낼 것 없이 끈끈해지기만 했다. 해가 지나며 주변 사람들은 줄어갔지만, 마음은 편해졌다. 관계가 그렇다. 갈수록 폭은 좁아지지만 깊이는 깊어지고 이마 평수가 넓어지는 만큼 마음 또한 넓어진다.
머리 넘기는 모습이 어느 순간 아른 거린다는 건, 웃는 소리가 귓가에 남는다는 건, 말할 때마다 움직이는 입고리에 시선이 간다는 건, 걷는 모습 옆에 내가 보인다는 건, 아플 때 생각난다는 건,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을 때 생각난다는 건, 상대방의 약점을 모른척하거나 조용히 겪어낸다는 건, 아는 옷 브랜드와 향수가 늘어간다는 건, 손에 핸드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는 건, 집에서 요리를 자꾸 해보고 싶어진다는 건, 몸뿐만 아니라 집의 향을 신경쓴다는 건, 끼니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사랑이 시작됐다는 것
이 모든 게 없대도 그냥 너라서 좋아
행복은 휘발성이 짙어서 감정을 온통 즐기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잠시 미뤄두던 집안일에도, 잠시 나가야 하는 약속에도, 시답잖은 친구들의 연락에도, 심지어 끼니를 위해 밥을 지어야겠다는 짧은 생각에도 그 충만했던 감정이 희미해지고 만다. 조금만 더 있다가 날아갔으면, 조금만 더 마음을 채워주고 사라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쩌면 쉽게 날아가 버릴 것이기에 우리가 더 애틋해하고 소중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행복처럼 다른 감정도 마찬가지다. 문득 떠오른 일에, 갑작스러운 연락에, 생각들이 몰려오면 쉽게 잊히고 희미해진다. 그러므로 당신을 낮은 곳으로 끌고 내려가는 부정적인 감정에 깊이 빠지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쉽게 놓쳐버려 아쉬워했던 행복처럼 그것도 바쁜 일상에서 쉽게 잊어버리길 바란다. 잠시 냄새만 풍기고 사라지는 바닥의 휘발유처럼 그렇게 날려버리길 바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있다. 서로의 암묵적인 선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음속 깊은 비밀이 있다는 걸 알기에,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단점이 있다는 걸 알기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의 단점에 더 가까워지고, 그것을 마주할 기회도 많아진다. 그래서 오히려 그 비밀을 더 인지하고, 조심스레 피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선을 긋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서로가 잘 알고 있는 각자의 경계를 지켜주기 위함이다. 진짜 가까운 사이는 멋대로 넘어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경계를 알아차리고 조용히 멈춰주는 관계다. 그 선을 지켜주는 마음이 결국 믿음이 되고, 그 믿음이 쌓여서 편안한 거리가 만들어진다.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이 알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모르는 척’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 걸 알고 싶어하지 않는 태도,그게 관계를 오래 가게 하는 배려의 다른 이름이다.그것이 가까운 사이일수록 잃지 말아야 할 예의이자, 오래도록 관계를 지켜주는 배려다.
사무친다는 말이 좋다. 뼛속 깊은 곳까지 이른다는 뜻이 마음 끝까지 다다른다는 의미 같아서. ‘사무치게 보고싶다’ ‘사무치게 사랑한다’ 어디든 앞에 붙이기만 하면 그 감정이 배가 되어 더욱 멀리 가고 오래 남는 것 같다. 그 사람과 사무치게 영화 보고 싶다. 사무치게 그리워서 당장 만나야 겠다. 사무치게 아침을 함께 맞이하고 싶다. 나와 같은 시간을 나누는 사람을 사무치게 좋아하고 사무치게 즐거울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사랑해주자. 사무치도록 애틋한 마음을 남김없이 가득 부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