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검색 계정
마음산책(@maumsanchaek) 인스타그램 상세 프로필 분석: 팔로워 51,125, 참여율 0.39%

@maumsanchaek님과 연관된 프로필
@maumsanchaek 계정 통계 차트
게시물 타입 분포
시간대별 활동 분석 (최근 게시물 기준)
@maumsanchaek 최근 게시물 상세 분석
여러 장 게시물 분석
@maumsanchaek 최근 게시물

(이벤트) 보름달 책 책 어디에 떴나 ─ 밤하늘의 보름달이 기대되는 추석, 연휴 동안 우리 마음속에도 보름달이 뜹니다. 우리를 충만하게 만들 책 보름달이죠. 마음산책의 노랑 표지 책들, 책 보름달 가운데 무지개를 발견한 분은 행운이 깃들 거예요. 혹시 읽고 싶은 책이 있나요? 노랑 표지 책들 중에서 한 권을 콕 짚어서 읽고 싶은 기대감을 표현해주세요. 간단한 댓글을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댓글 쓰신 분 중 다섯 분께 바로 그 책을 선물로 보내드릴게요. 당첨자 발표는 10월 10일(금) 오전. 책을 고르는 재미, 연휴 전에 즐겨요!

"잘 멀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을 미워해본 적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_박참새,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

페촐트, 상실 이후를 말하다 ─ 마음산책은 영화감독을 사랑하는 까닭에 짐 자무시부터 다르덴 형제까지, 시리즈 아닌 시리즈처럼 지속적으로 감독 이야기를 출간하고 있습니다. 지금 편집하고 있는 영화감독 책은 『크리스티안 페촐트』입니다. 오늘은 페촐트의 신작, 〈미러 넘버 3〉가 개봉하는 날이고요.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첫 상영된 <미러 넘버 3>은 상실 이후, 삶의 균열과 재구성을 '우아함과 간결함으로 이룩했다'는 극찬을 받았지요. 21세기 독일 최고의 거장으로서 페촐트의 작품은 언제나 기대 이상입니다. 편집자는 개봉 전 특별 상영된 <미러 넘버 3>을 얼른 보고 왔지요. 담당자로서 책을 편집하면서 반드시 봐야 할 신작 영화니까요. 〈미러 넘버 3〉는 페촐트 감독의 '원소 3부작' 마지막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운디네〉), 불(〈어파이어〉)에 이어 '바람'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지요. "저는 사람들이 직접 음악을 연주하고, 음악을 듣고, 세상의 소리를 듣고, 나무 사이로 바람이 부는 소리를 보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_크리스티안 페촐트 남자친구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뒤 혼자 살아남은 여성, 사고를 목격한 다른 여성의 집에서 머무는 9일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미러 넘버 3>.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낯선 세계에 속하는 여정은 역시 페촐트의 전작들과 주제를 공유합니다. 만들고 있는 『크리스티안 페촐트』에는 페촐트의 작품에 담긴 독특한 세계가 폭넓게 담겨 있어요. "샤브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남자는 살고, 여자는 살아남죠. 영화는 살아남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 남성의 시선이라는 현대적인 문제까지 포함하여 모든 것을 말해주는 대답이었습니다." _크리스티안 페촐트 공들여 작업 중인 이 책, 가을과 어울리는 표지는 이미 저작권자의 컨펌이 완료되었고요. 편집자만 열심히 달리면 됩니다. 가을에 『크리스티안 페촐트』를 독자분께 선보일게요.

"다시 또 처음인 듯 곰곰이 읽어본다. 되풀어 읽는 것은 번역가의 숙명이다." _정은귀, 『번역가의 단어』

농담의 총천연색 바닥으로 ─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부조리한 현실에 허덕이는 인물을 천연덕스럽게 그려낸 카프카에 대해 “검은색의 기이한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농담의 검은색 바닥”까지 파고들어 갔다고 덧붙이면서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지원자는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 가장인 만수는 경쟁자들이 사라져야 재취업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타인을 ‘제거’해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 현실을 극적으로 부풀리고 그렇게 생겨난 틈새를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머와 미장센으로 채워냅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끝에는 ‘카프카적인’ 씁쓸한 웃음만이 남습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캐릭터를 적확하게 구현한 배우들의 몫이 크지요.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 만큼 〈어쩔수가없다〉를 두고 벌써부터 많은 리뷰와 감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는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어느 때보다 친절하지만, 그 와중에도 박찬욱 감독만의 개성은 결코 옅어지지 않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쓴 책 『박찬욱의 몽타주』와 『박찬욱의 오마주』에는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담긴 그의 정수가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의 기준에 맞추는 겁니다. 관객에게 아부하려고 하지 말고 죽이 됐든 밥이 됐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걸 진심을 가지고 해내면 그 진심이 관객에게도 전달된다고 봅니다. ―『박찬욱의 몽타주』에서 창작자에게는 어쩔 수 없이 꺼내 보이게 되는 내밀한 심장이 있습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와 박찬욱 감독의 책들을 통해서 그만의 호흡과 분위기를 깊이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느리지만 재빠르고 예리한 판단. 번역에서 창조성은 이처럼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어떤 리듬, 다른 속도와 함께 새롭게 사유될 수 있다." _정은귀, 『번역가의 단어』

번역가의 단어 ─ "시와 시를 잇는 다리". 진은영 시인은 영문학자이자 시 번역가인 정은귀를 이렇게 불렀다고 하지요. 우리 시를 영어로, 영미시를 우리말로 옮기며 만날 수 없는 것들의 다리가 되어주는 영문학자 정은귀의 신간 『번역가의 단어』가 출간되었습니다. 마음산책에서는 『딸기 따러 가자』와 『나를 기쁘게 하는 색깔』에 이어 세 번째로 펴내는 책입니다. 이 책이 유난히 각별한 이유는 본격적으로 ‘번역’에 대해 말하는 첫 산문집이기 때문이지요. “무조건적으로 오는 것을 받드는 행위, 침범을 환영하여 무언가를 만드는 일, 번역은 그래서 가장 시적인 기술이 된다.” _본문에서 『번역가의 단어』는 번역을 둘러싼 이론과 실제, 곤란과 즐거움을 하나하나 풀어 담은 책입니다. 독자, 시인, 비평가라는 정체성 아울러 시를 한 번 더 살게 하는 일. 『번역가의 단어』로 시와 번역에 더 가까이 다가서 보는 건 어떨까요.

"비밀은 글을 쓰게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비밀과 달리 글로 쓰인 비밀은 울음과 비탄을 마침내 정돈해서 담아내는 까닭에 희망을 향해 달린다." _이은혜, 『읽는 직업』

매일 요리, 작은 영감 ─ 매일 꾸준히 요리를 기록하고 있는 민경진 푸드 아티스트의 사진을 보면 군침이 돌기도 하지만 입가에 웃음이 먼저 번져요. 아이들이 학교에 간 오전 시간, 전날 밤 침대에 누워 떠오른 아이디어를 꺼내어 요리 준비를 한다고요. ‘강아지국수’, ‘애호박구두’처럼 번뜩이는 생각을 메모하는 습관은 그의 소소한 기쁨이자 보는 사람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요.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음식에 녹아들기도 하고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인, 이른바 ‘병맛’ 감각이 다음 요리 사진을 기다리게 합니다. 작업 공간은 식탁, 침대, 작업대 등 다양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햇살이 드는 큰딸의 책상이라고 합니다. 오후 3시 전 가장 좋은 빛을 놓치지 않기 위해 30분 안에 완성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 작업과 촬영을 완성! 매일 재미있게 소통하고 삶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요리 그 자체로 보여지는데, 음식을 만드는 그 꾸준한 노력이 더 값진 것이겠지요.

"내 마음은 언제나 밝음과 어둠 사이에 있고,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가면서 어렴풋한 빛을 추구한다." _이타미 준, 『이타미 준 나의 건축』

책 만들러 가는 길 ─ 새 직장으로 첫 출근을 하는 마음과 비슷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새 학기 첫날과도 다르고 새집으로 이사하는 날과도 다른 마음. 편집자에게 출근길은 언제나 ‘책 만들러 가는 길’인 것 같아요. 장소가 어디든, 계절이 언제든, 첫 출근이든 마지막 출근이든요. 그래서 첫 출근의 마음도, ‘책 만들러 가는 마음’이겠지요? 이번에는 어떤 책들을 만들게 될까 어떤 저자를, 역자를 만나게 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편집자는 마음산책으로 출근했습니다.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 아이스크림 콘을 거꾸로 꽂아놓은 듯한 모양의 길에 빨간 벽돌 건물, 바로 마음산책의 사옥입니다. 골목을 조금만 걸어 나가도 번잡함이 느껴지는 동네이지만 사옥이 있는 이 길만은 아침에 조용합니다. 그래서 ‘마음산책길’이라고 저 혼자 불러봅니다. 멋진 사옥도 좋지만, 무엇보다 점심 먹으러 갈 수 있는 식당이 다양한 것에 새 편집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타코를 먹을 수 있다니! 라멘을 먹을 수 있다니! 앞으로도 이 곳 저 곳 맛집 도장 깨기를 이어나가려는 마음과… 새로 만들게 될 책들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을 모아 잘 먹고, 잘 만들고, 잘 다니겠습니다.

“들꽃같이 엉성하지만 그 아래에서 조금씩 치밀해지려는 뿌리를 상상했다.“ _김소미, 『불이 켜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