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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결국 보는 만큼. 본인이 수용할 수 있는 만큼이다. 그러니까, 내가 보는 세상과 갑부가 보는 세상은 심히 다를 수밖에 없다. 전부 다르다. 아이와 어른의 세상이 다르고, 너와 내 세상은 또 다른 모습이다. 어쩌면 세상은 하나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 하나마다 저마다의 세상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하기에 우리네 세상은 충돌이 잦고, 질기고 비린 소음이 끊이질 않는 듯하다. _시선과 버릇中 #인간관계 #일상 #글 #책 #에세이
그렇게 좋았던 시절도 아녔건만 돌아볼 때라면 어김없이 그리움이 뒤엉켰다. 얼마만치 비교해봤자 지금보다 나은 구석이라곤 없는 그때인데, 이런 게 바로 추억이 가진 힘이라는 걸까. 객지살이에 탈탈 털려있던 그때의 형편마저도 마냥 그리워지는 듯해,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물들어버리고 만 버릇. 맛없는 담배나 한 개비 꺼내 잘근잘근 씹었다. 이어서 추억에서 비롯된 담배는 뒷맛이 텁텁할 테니까, 아주 옛날이 돼버린 어느 노래를 틀었다. 제목은 스토니 스컹크의 Best Seller. _ Stony broke, 2025.11.10 #일상 #인간관계 #산문 #글 #생각
끝까지 답할 수 없었던 안부가 떠올라, 잘 지내냐는 안부를 몇 자 적어내다가 지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흔한 말을 신앙하기로 결심하고서, 추억도 되지 못할 오늘을 마저 견뎌내기로 했다. 막 적어낸 문장 사이사이마다 끼어있는 이게 그리움인지, 그게 아니라면 벗어나고 싶은 욕구이겠는지 헷갈리는 지금이지마는: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 될 것들만 산재하는 요즘이란 사실은 변치 않으니까. 금방이라도 타인을 요구하는 핸드폰은 조금 더 먼 곳에 밀어둔 채, 남김없이 채워내야만 할 여백을 바라봤다. 많이도 채워 그렸다 생각했는데 결국엔 백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빈약한 상태였다. 해가 떠있을 때 눌러앉았건만 해가 떨어진 지금에도 그대로다. 어젯밤에 적어낸 문장이라도 여기에 붙여 넣을까 생각했지만, 나의 답장을 받지 못한 네가 머무는 탓에 관뒀다. 잘 지낸다는 몇 글자면 답장으로 충분했을 텐데 어려웠지. 언제부턴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는데, 알고 지낸 시간이 길었던 네게는 그러면 안 될 것만 같았다. _ The Harder They Come, 2025.11.10 #인간관계 #글 #일상 #산문 #생각 *Stony Skunk – Best Seller中
놓아주지 못한 채 끊임없이 되풀이한다. 덕분에 어제보다 더욱 추억스러운 모양, 빛깔이 돼버린 꿈이란 것쯤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어릴 적에 바라봤던 꿈이 이러했는지, 이렇게 돼버릴 수밖에 없는 순리였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마는: 이제 다른 길이 없다. 처지는 이러면 이럴수록 자꾸만 바깥으로 옮겨지는데_ 안쪽에 머물러봤자, 가운데에 머물 수 없음을 깨단했으니까. 바깥으로 옮겨지는 처지조차도 긍정해버리기로 작정했다. 아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던 시인의 행이 떠올랐고, 나는 그 의미를 이제야 짐작할 수 있게 됐다. 낡은 것조차 되지 못할 아닌 것이 된 요즘, 지금에 와서야 나는 버려진 것들 속에서도 나를 볼 수 있게 됐지. _ PUNK, 2025.11.06 #일상 #산문 #생각 #글 #인생 *진이정,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中
나는 아직도 어릴 적과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짚어준 오늘 아래 나란 놈은: 다르게 볼 수 없는 ‘낡은 것’이 돼있었다. 내 마음이 여전하다고 해서 언제나 그때만 같을 순 없었다. 시간은 게으른 나와는 다르게 착실했고, 꿈과 추억은 같은 뜻을 머금고 있었다. 어릴 적에 바라보던 꿈의 뜻이 어땠는지, 이제는 가물가물하지마는 더 이상 애가 아니게 된 후로부터 꿈이란 그랬다.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들의 반복 혹은 미화가 흔히들 일컫는 꿈이었다. 놓아줄 때가 됐음에도 차마 놓아주지 못한 채, 끊임없이 되풀이하게 되는 ‘그런 것’이었다. 꿈과 추억은 알고 보니 같은 뜻을 머금고 있었다. _ 동의同義, 2025.11.06 #글 #꿈 #산문 #인간관계 #일상 *동의(同義): 같은 뜻, 또는 뜻이 같음.
막 불어온 바람이 겨울을 가득 머금고 있는 탓이라고 변명하면서 웅크렸다. 빈자리에 내려앉아있던 먼지마저도 알뜰히 챙기고 떠나가는 겨울바람이 아팠다. 덕분에 빈자리는 가을보다 더욱 빈자리다워졌고, 마음 시리도록 선명해진 부재가 지독해서 참새조차도 부재중인 하늘이나 바라봤다. 그곳에 두고 온 것들이 몇몇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내 주변에 잔재한 부재는 조금 전보다 더욱 더 선명한 빛깔, 너무나도 맑은 날이지만 시리도록 애연스러운 겨울의 시작점이었다. _ 부제, 겨울, 2025.11.02 #생각 #글 #일상 #산문 #인간관계
나를 적어내려 눌러앉은 백지 앞에서 담배 한 개비를 태워대고 있는 지금: 찬찬히 돌아본 가장 먼 곳의 그곳을 떠올리다가, 나를 적어내야 될 첫 문장에는 역시 당신의 미소가 어울릴 거라는 생각하고. 어젯밤 꿈에서 봤던 궁남지의 풍경이, 여름에서 겨울로 급작스레 바뀌던 것에 의문스런 슬픔을 느낀다. 지금 내 곁에 고양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내일이겠는지, 그나저나 고양이의 이름은 역시 나비가 좋겠지. 아니 나비라는 이름은 너무 흔하니까, 길경桔梗이라고 지어도 좋을 것 같은데_ 영원한 건 절대 없는 세상이지만 이름에는 원래 희망을 담는 거잖아. 그러고 보면 난 언제나 희망적이었다. 말투에 비관이 찌들긴 했어도 희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말이란 보통 이런 식이지. 근데 오늘 안에 나를 다 적어낼 수 있을까, 나 지금 이러는 순간에도 멀어진 그곳에는 언제쯤이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개연성이라고는 손톱만치도 없는 생각들이 이어진다. 이 모든 생각들이 놀랍게도 담배 한 개비를 태우는 동안에 이뤄진다. 대충 3분에서 4분 남짓한 시간마다 거듭되는 생각이란 매번 이런 식이다. 개연성이라든지 개념 따위가 모호한 생각들만 재생된다. 몸이 들썩일 만큼 신나는 멜로디와는 다르게, 한없이 구슬프기만 한 노랫말을 읊어대는 노래 같은 생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_ Sing A Song과 Beat A Step*, 2025.11.02 #산문 #인생 #글 #일상 #인간관계 . . *UNISON SQUARE GARDEN - Sugar Song To Bitter Step
시간이 약이라는 말에 기대고 싶었지만, 시간이 내어주는 약은 진통제에 가까웠지. 완전한 해결을 도와줄 치료제를 내어주진 않았다. 혼자 다친 마음에 효과적인 약은 어디에도 없는 듯했다. 이미 자리 잡은 상처 그 위로 또 다른 상처가 늘어가는 걸 보면, 스스로 극복해내거나 익숙해지는 것만이 최선이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탓을 할 수 없는 상처가 자꾸만 늘어간다. 혼자 다치는 것만큼 크게 다치는 것도 없다는 속설을 신용하게 됐다. 정말로 그랬다. 혼자 다쳤던 왼쪽 어깨가 그러하듯이, 마음에 자리 잡은 상처 또한 같은 이치였다. 시간이 많이도 지났으니까, 이제는 괜찮아진 것만 같다고 느껴도 완치라고는 발음할 수 없었다. _ 탓, 2025.10.30 #생각 #일상 #산문 #글 #인간관계
느린 걸음으로도 금방 갈 수 있는 옆 동네는 며칠 전부터 시작된 축제 덕분에 한껏 요란하다. 썩 높지 않은 빌라의 옥상에 올라가 물끄러미 바라본 그곳엔 빨강, 파랑 이어서 초록색 불빛이 밤하늘 구름을 물들이고. 크게 울리는 탓에 장르가 헷갈리는 음악소리와 진행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순 시끄럽다는 감상을 빚어내 만지작거리기도 했는데_ 쥐 죽은 듯이 조용한 것보다는 이게 낫겠다고, 나름의 타협을 마련한 채로 가깝고도 먼 곳의 요란함을 마저 바라봤다. 이런 축제가 아니면 1년의 대부분이 조용한 곳이 옆 동네였으니까, 시끄럽다는 불쾌한 감상은 속 깊은 곳에 묻어뒀다. _ 중앙시장, 2025.10.26 #일상 #산문 #글 #생각 #인생
어느 즈음부터는, 이미 읽었던 책 몇 권만 반복해서 읽는 사람이 됐지. 이미 다 읽었던 시집들과 산문집, 예전에 그어둔 밑줄을 따라 읽기도 벅찬 두꺼운 철학서. 딱 이 정도의 책만 반복해서 읽는다. 이딴 반복을 두고서 과연 독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독서에는 끼지 못할 반복이겠지. 그래도 가끔은 이딴 반복을 통해서 얻어가는 것도 있긴 있었다. 예전이라면 그냥 지나쳤을 문장에서, 그때는 몰랐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단 것 정도일까. 그런 때에는 이미 다 아는 줄 알았던 책이 조금은 새롭게 보이기도 하는데_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자신의 운을 매번 테스트해야 되는 게임에서, 희귀한 레어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과도 같은 수준일 뿐이지. 네모난 방의 한 쪽을 다 채운 책장을 다시 돌아보다가, 역시나 읽을 책이 없음을 깨닫고 한숨을 뱉었다. _ Replay, 2025.10.26 #일상 #산문 #생각 #글 #책 *사진: 최승자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손가락을 하염없이 위로 올리지만, 그럴수록 내려가는 네모난 화면 속. 언젠가 알고 지냈던 당신의 일상은 색깔을 잘 조합한 꽃다발 같아졌고, 이제는 악연 같아진 당신의 일상도 꽤나 드라마 같아졌던데_ 잿빛 콘크리트 그늘에 숨어 담배 한 개비 깨문 채, 손가락을 올릴수록 내려가는 네모를 바라보고 있는 내 지금은: 살짝 스치듯이 봐도 알 수 있는 졸작이었다. 얼마나 바라본대도 질색과 권태가 아닌 것이 묻어나올 리 없는 일상이었다. 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의욕은 여전하지만, 방법을 모르고 헤매는 처지 또한 여전해서 헛도는 하루하루. 둘러보는 주변엔 명작뿐인 세상인데,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서 나까지 그렇게 보이거나 하진 않았다. 내 역할은 아무래도 다른 역할인 듯했다. 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명작이 있다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까운 졸작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런 졸작이 있기에, 명작의 가치가 더욱 각별해지곤 했었지. _ 처處, 2025.10.24 #생각 #산문 #일상 #글 #인생
바닥이 있기에 하늘을 올려볼 수 있었다. 처해있는 처지라는 게 제아무리 난해하더라도, 바라보는 하늘이 내려앉거나 밟고 있는 바닥이 흩어지진 않았다.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에 빳빳했던 다리에 힘을 풀고, 맨바닥일지라도 잠시 주저앉아 쉬면 꽤 너그러워지던 어제였다. 연신 씹어대며 태웠던 쓰디쓴 담배도, 상념 따윈 덜어낸 듯이 날아가 구름이 되곤 했었지. 화단에 가지런히 심어진 꽃 같은 그들에 움츠러들어봤자, 잡초인 듯이 살아가는 나 또한 꽃이란 사실은 변할 리 없었다. 세세한 평가가 어떠하든 간에 큰 테두리에선 그들과 나는 다르지 않았다. 나도 그들과 같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무래도 울적해지고 마는 건 여전한데_ 바닥이 있기에 하늘을 올려볼 수 있었다. _ 앞서는 본질, 2025.10.23 #글 #일상 #생각 #산문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