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색
* 페이지를 이동해도 계속해서 분석을 진행합니다.

Hyun Son(@thsgus) 인스타그램 상세 프로필 분석: 팔로워 6,900, 참여율 4.11%

thsgus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

@thsgus

비즈니스

Hyun Son

editor at everywhere, not every time

연관 프로필이 없습니다

이 계정에 대한 연관 프로필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Premium

로그인인 사용자 전용

모든 순위의 릴스를 '무료로' 확인하려면
로그인하세요.

로그인 하기

@thsgus 계정 통계 차트

게시물 타입 분포

시간대별 활동 분석 (최근 게시물 기준)

가장 많이 포스팅한 시간(한국시간 기준)
17:00 KST

@thsgus 최근 게시물 상세 분석

총 게시물
1,709
평균 좋아요
269
평균 댓글
14

이미지 게시물 분석

평균 좋아요 0
평균 댓글 0
게시물 수 4개
전체 게시물 중 33.3%

여러 장 게시물 분석

평균 좋아요 0
평균 댓글 0
게시물 수 8개
전체 게시물 중 66.7%

@thsgus 최근 게시물

Photo shared by Hyun Son on June 10, 2025 tagging @yangsoois, @thsgus, and @growing.mushroom. May be an image of motorcycle, scooter and text.
사진
195
28

체감상 회사 다닐 때보다 일을 더 강도 높게 하는 기분인데 (퇴사한 지 어느덧 1년 지남) 근본 원인을 생각해 보고 있다. 이유 1. 양사장이 한창 바쁜 시즌에 나도 육아와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굴리느라. 이유 2. 그동안 안 해봤던 유형의 일들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서. 이유 3. 회사원이 아니라 더 이상 퇴사할 수 없어서. 그 와중에 10년 전 이맘때를 떠올리곤 한다. 2015년 6월 20일, 나는 포근한 부모 품과 집을 떠나 긴 여행을 떠났다. 큰 배낭 하나와 알루미늄 박스 세 개를 모터사이클에 달고 동해항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노르웨이를 찍고 바르셀로나까지 갔다. 제아무리 일이 버겁거나 힘들어도, 모터사이클 여행 때만큼 힘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 그때 경험한 불안과 실패의 정도는 지난 인생을 통틀어 여전히 제일 강렬했으니 말이다.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마주했던 경험은 (그땐 몰랐지만) 두고두고 삶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다시 10년이 지났다. 나에게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을까? 틀린 질문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나에게 남은 가능성으로 무얼 더 해볼 수 있을까? 그 답을 차차 구해야 한다. 40대에도 여전히 진로 고민을 할 줄 몰랐지만, 그 고민이 또 다른 10년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우선 현재를 잘 살아보는 걸로. Q. ‘실패가 다음의 씨앗이 된다’는 말은 미나가와 상의 책과 도록 등에서도 많이 적혀있는데요, 어떤 의미를 가진 말일까요? A.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을 때는 완벽한 결과보다도 도전 그 자체가 열정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의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뜻이니까요. 중단해 버리면 그 순간 잘 되지 않았다거나 실패했다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성공할 때까지 계속한다면 가능성과 항상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 이지나 @lifeisjina 미나 페르호넨(minä perhonen)의 창업자 미나가와 상과의 영상 인터뷰 중(2024년 서울 전시 도록 중) #DUST_RUST_ASH

2025년 06월 11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April 21, 2025.
사진
222
7

얼마 전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하고 있는 일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해 고민이라고 했다. 회사나 산업이 마음에 들지 않냐고 되물었더니 현재 환경은 만족스럽다는 답이 돌아왔다. 내 조언은 간단했다. 원하는 직무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틈틈이 경험을 쌓거나 공부를 하고, 그걸 잘하는 일로 만들라고. 말이 쉽지, 이게 얼마나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인지 안다. 나 역시 정유화학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출판업을 거쳐 지금은 금융 서비스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새 공장을 짓다가 글을 짓는 일로 직무도 바꿨다. 산업과 직무를 바꾸는 데 대략 10년이 걸렸다. 지인의 고민을 들으며, 서른 초반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하나라도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사이에 불안해하며 시간만 흘려보냈다. 동시에 ‘왜 사나’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 기억도 난다. 살아있음의 과학적 정의는 유기물을 중심으로 신진대사를 한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관점으로 보면, 바이러스나 질병에 맞서 항체를 형성하며 꾸준히 먹고 싸고를 반복하다가 면역이 약해져 죽어가는 과정이 곧 삶이다. 이런 과학적 근거 앞에서 생의 의미를 찾는 게 과연 유효한 질문인가? 답 없는 고민을 계속한다고 답이 나오진 않는다. 다만, 그 시기를 거치며 자신과 합의한 답은 있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진리를 받아들일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왕 태어났으니 나만의 의미 정도는 찾아보자는 것. 그 후 자기 주도적으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의미가 없는 인생을 살며 불평만 하기엔 남은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의미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일’이다. 문제는 1) 내게 맞는 일을 발견하고 2) 그걸 삶의 의미로 연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설령 그 일을 발견하더라도 생계나 주위 시선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자신을 속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는 사람은 그 문제를 해결한다. 첫 번째 단계를 넘어 그 일을 지속하는 두 번째 단계는 오히려 쉽다. 무명가수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엿본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는 4라운드 패자부활전에서 33호 참가자가 부른 ‘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패자부활전이라는 장치, 극적 편집, 깨끗한 음질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노래는 그 자체로 무대를 압도했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패자부활전을 통과했다. 가수로서 노래를 부르는 행위를 넘어 스스로 노래하는 의미를 보여준 덕분이다. 4라운드 후 참가자 이름이 처음 공개됐고 나는 33호 참가자, 유미의 이름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반짝이는 스타에 가까운 클래식 연주자에게도 절박함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번 생을 진짜로 빛나게 하려면 뭘 포기하고 가져야 할까. 본질이 경쟁인 고전 음악 분야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철학을 가져야 할까. (...) 인생의 끝에서 삶을 돌아봤을 때, 내 지성과 그에 따른 행동의 무게가 순간적인 질투의 순간들보다 컸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독립한 마케터로 소개하는 정혜윤은 <독립은 여행>을 통해 “꿈꾸는 사람으로 태어나 도달하고 싶은 곳을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연인, 가족, 회사로부터 독립해 온전히 우뚝 설 수 있었다. “인생이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다. 문제가 없는 인생은 없다. 관건은 문제가 없는 인생이 아니라, 문제를 잘 관리하는 인생이다.”라는 트레이더 김동조의 말처럼, 결국 삶의 묘미는 자신의 문제를 잘 관리하면서 한 번쯤 반짝거릴 수 있도록 고군분투한다는 데 있다. 생후 100일을 앞둔 아기는 여전히 잠자는 데 시간을 쓴다. 꿈을 꾸긴 꾸려나. 꾼다면 어떤 꿈일까. 가끔 아이의 미래를 상상한다. 진로를 고민할 테고 왜 태어났냐고 묻겠지. 여러 시도와 실패 끝에 자신이 태어난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아내에게 물었다. “송이도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 “매 순간 반짝이지.” “맞아, 그럼 어른이 되면서 총명함이 사라지는 걸까?” “부모 눈에는 여전히 반짝일 걸? 본인은 모를 수도 있지만.” 수백만 광년 떨어진 별처럼 짙은 아이의 눈동자를 보며 우리 인생을 긍정해본다. 우린 이미 반짝이고 있다고, 그것만으로도 삶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2021.6.28.)

2025년 04월 21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shared by Hyun Son on March 25, 2025 tagging @amtn00, and @conan_books.
여러장
658
43

<아무튼, 테니스>를 썼습니다. 테니스를 둘러싼 이야기지만 동료와의 우정, 인생의 영광과 실패, 회복에 대한 글이기도 합니다. 테니스를 치면서 성숙해지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주변에 테니스를 좋아하는 동료가 있다면 이 책을 팡-🎾 팡-🎾 알려주세요. 아무튼 시리즈의 저자로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한 순간과 버거운 순간들이 몇몇 있었는데요. 후일담은 차차 풀어볼게요. 책 이야기를 곁들인 북토크도 준비 중이에요. 곧 코트에서, 아니 북토크 공간에서 만나요. 감사합니다. #아무튼테니스 #코난북스 #뜨스구스북스

2025년 03월 25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shared by 김재윤 on August 07, 2025 tagging @hfk_official, @thsgus, and @bookstoneman. May be an image of diary, book and text that says '쓸모 스 ሠቅቢ 地 글쓰기의 บา ਦটਂ 행자표 자료 내가보기예좋은것 내가 .보기에조 걷기에 좋은것 것 남도 알았으면 싶은 남도알았으면싶은걸 T 복스툰 알릴때쓴다 알릴때쓴다 알릴 쓴다'.
여러장
157
0

“손현님, 저 부탁이 있어요. 사수가 되어주세요.” HFK에는 매시즌 큰 인기를 끄는 팀, AI부사수가 있습니다. AI를 업무와 일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팀이죠. AI부사수를 여러 시즌 운영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 이 정도까지 AI로 성과를 낼 수 있다니... 앞으로 정말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겠는데?” HFK는 늘 반 발짝 먼저 외부 환경을 분석하고, 시의적절한 성장 아젠다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AI가 가져올 변화가 개인의 커리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AI가 더 일상화되면, 우리는 어떤 역량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당분간 대체하지 못할 영역은 어디일까?” 그 질문 끝에 도달한 하나의 답이 바로, ‘글쓰기’였습니다. “에이, 이제는 ChatGPT가 글도 다 써주잖아요. 글쓰기도 의미 없어진 거 아닌가요?” 이런 반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AI는 아무리 뛰어나도 스스로 경험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줄 수는 있어도, 자신만의 고유한 시선과 체험은 만들어내지 못하죠. 그래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자기 경험과 일상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사람이 주목받을 것이다.” “HFK 멤버들은 일과 삶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실제로 다양한 시도를 하니 그것을 잘 엮어내기만 해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AI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한 가지 더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 팀을 누가 이끌어줄 수 있을까?“ HFK는 내부 멤버들이 파트너가 되어 성장하는 구조를 지향하지만, 아주 가끔 외부 게스트 파트너를 모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건 시의적절한 아젠다를 다룰 수 있는 내부 멤버가 없을 때입니다. 그 순간 떠오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7월, HFK에서 『글쓰기의 쓸모』 북토크를 함께 했던 손현님. 글을 삶의 도구로 삼고, 자신만의 언어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손현님이라면 HFK 멤버들에게 따뜻하고 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현님, HFK 멤버들을 위해 글쓰기 사수가 되어주실 수 있을까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되도록 리드해주세요.” 다가오는 가을, 손현님은 HFK의 게스트 파트너로 돌아와 멤버들과 함께 ‘글쓰는OO’ 팀을 이끕니다. @thsgus 모쪼록 우리의 새로운 아젠다가 누군가의 커리어와 인생에 건강한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hfk_official #글쓰는OO #게스트파트너 #글쓰기의쓸모 #아무튼테니스 #모터사이클로유라시아 #손현작가 @thsgus @hfk_official

2025년 08월 07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August 02, 2025. May be an image of 1 person, child, piano and text.
여러장
263
12

취리히에서 기차로 2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독일 위버링엔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스위스와 독일,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면한 보덴 호수를 마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그 마을에 인숙이 살고 있었다. 2015년 모터사이클 여행 때 인숙을 알게 됐다. 오랜만에 유럽으로 간다는 안부 메일을 보냈더니 인숙은 흔쾌히 우릴 집으로 초대했다. 그는 메일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이번엔 모터사이클 대신 딸아이와 함께 위버링엔에!” 무려 10년 만의 재회다. 한편, 매일 명상을 하며 수행자에 가까운 삶을 사는 인숙의 일상에 불쑥 아이를 데리고 가도 괜찮을지 확신이 없었다. 조용하기보단 쉴 새 없이 조잘거리며 우당탕탕하는 송이와 같이 지내도 괜찮을까? 걱정이 무색하게 송이는 인숙과 잘 지내며 목조 주택의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거실 테이블 위에 달린 큰 보석 장식 하나와 그 앞에 놓인 오래된 피아노가 송이의 관심을 끌었다. “우와, 정말 큰 보석이다.” 인숙이 덧붙였다. “가끔 햇빛이 유리 장식을 통과하면 무지갯빛처럼 퍼지는 데 정말 아름다워.” 아쉽게도 그 빛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다른 풍경을 봤다. 송이와 위버링엔에서 이틀 밤을 자는 동안 우리는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해가 쨍하게 뜨는 날은 보덴제까지 내려가 산책을 했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도 탔다.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 속에 유유히 떠 있는 오리의 모습을 기억한다. 숙소로 돌아온 송이는 (한 번도 배워본 적 없지만 마치 배운 것처럼) 피아노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송이의 작은 손가락으로 누른 음 하나하나가 싱잉볼처럼 거실로 퍼졌다. 어디서 본 건지, 아니면 본능적인 건지 송이는 피아니스트가 된 마냥 고개를 좌우로 기울이며 피아노 치는 놀이에 심취했다. 한 번은 동네를 걷다가 송이가 말했다. “모든 걸 사진 찍어서 지금 엄마한테 보낼 거야.” “왜?” “왜냐면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으니까?” “뭘 보여주고 싶은데?” “알록달록한 베리.” “또?” “그다음에 쓰레기통.” 😂 “다른 것도 있어?”
“기차에 2층 칸이 있다는 것도 찍어서 알려주고 싶어.” “또?” “엄청 큰 호수. 바다만큼, 배가 지나갈 만큼. 그리고 산에 구름이 부딪히면 비가 온대.” 보석의 반짝거림은 빛의 반사와 굴절 때문이다. 송이와 밀도 높게 보내는 시간에도 분명 내 기억의 왜곡과 망각이 있을 거다. 아무렴 어때. 3주나 쉬는 여름방학 동안 뭘 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어느새 방학의 절반을 통과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송이의 여름 시절을 가까이 볼 수 있어 감사하다. 길가에 떨어진 보석, 거실 식탁 위에 달린 보석에 시선이 가겠지만 네 존재 자체가 가장 큰 보석이라는 사실을, 언젠가 송이가 알아차리길 바란다. — 2025년 7월 28일~30일, 위버링엔 #꾀죄죄데이트 🇩🇪

2025년 08월 03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July 26, 2025. May be an image of 1 person, child, flower and text.
여러장
493
33

시시각각 변하는 취리히 날씨처럼 송이 기분도 하루에 여러 번 오락가락하지만, 현지에서 우릴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현진+로이 부부와 이곳의 평화로운 풍경 덕분에 잘 먹고 잘 걷고 푹 자고 있다. 어제는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동네 산책 중 잔디밭에서 뭔가를 발견한 송이가 말했다. “아빠, 내가 녹색 보석을 발견했어.” 아이가 작은 손바닥을 펼치자 보석 대신 녹색 유리병 조각 세 개가 보였다. 유리 조각 날이 여전히 서 있었다. “송이야, 이거 위험한 거야, 당장 버려줘.” 아이 마음을 헤아리며 조금 더 부드럽게 말했어야 했나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자신의 행동을 부정당한 송이의 태도가 돌변했다. “아냐, 싫어. 아빠 나빠!” 혹여 그 손을 꽉 쥘까 봐 걱정된 나는 송이를 어르고 달래 나뭇잎에 보석들을 담자고 했다. 송이가 그걸 나뭇잎으로 싸서 나에게 건네자마자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고, 결국 송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상황을 진정시키기까지 30분이 넘게 걸렸다. (나중에 이야기를 전해 들은 로이는 “유리병 조각을 아무데나 버린 어른 잘못이지, 아이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눈물을 훌쩍이며 송이가 진심을 말했다. “사진이라도 찍어서 엄마한테 보내고 싶었는데. 아빠가 바로 버려서 너무 속상했어. 사진만 찍고 버려도 됐잖아.” 오늘은 오전에 비가 그치고, 다 같이 숙소 근처 수영장에 다녀왔다. 수영을 마치고 마트에 들렀는데 송이가 과일 하나를 가리켰다. “아빠, 이건 진짜 보석 맞지? 빨간 보석 같아.” 요하네스베리였다. 송이도 분명 어제 일을 기억하고 있을 거다. 마음이 쓰여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임에도) 흔쾌히 사줬다. “아빠가 사진 찍어줄게. 그거 잘 들고 올 수 있지?” 숙소까지 과일을 들고 오는 송이의 표정을 수시로 살폈다. 다행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지난 이틀 동안 쌓인 사진첩을 보다가, 송이가 ‘녹색 보석’을 들고 오는 모습을 찍은 사진(📸 마지막)을 뒤늦게 발견했다. 의기양양한 표정이 보였다. 아차 싶었다. 아름답고 멋진 걸 보면 엄마랑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 보석 같은 마음을 놓쳤다. #꾀죄죄데이트 🇨🇭

2025년 07월 27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July 23, 2025. May be an image of toy, carpet and text.
사진
241
5

송이랑 진하게 여름방학 보내고 올게요. (벌써 지침) 🇨🇭 7/24-8/11 🌼 7/24-8/3 (레디투킥 팝업: 잠실 롯데월드몰 1F 자라 앞)

2025년 07월 24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July 19, 2025. May be an image of coffee cup, train and text.
여러장
219
11

카라반에서 호젓하게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곳, 카페와 카라반, 화장실 곳곳에 라디오가 있고 KBS 클래식 FM 주파수가 깔끔하게 잡히는 곳, 주인장이 큐레이션한 책을 파는 곳, 중고본으로 애덤스미스의 <국부론>도 파는 곳,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마다 독서모임을 하는데 서귀포시에서도 손님들이 기꺼이 오는 곳, 단골 강아지들이 시원한 바닥에 누워 낮잠을 자는 곳, 내가 썼거나 참여한 책이 보여 반가운 곳, 알고 보니 사장님 부부도 서울 서촌(옥인동, 효자동) 출신인 곳, 무엇보다 라떼가 정말 맛있는 곳. 여길 왜 이제 알았지? 어제 강연 때 카페 사장님이 모더레이팅을 하셔서 오늘 겸사겸사 들렀는데, 이번 제주 방문의 가장 큰 기쁨이었다. 앞으론 종종 들러야지. 🌪️🪨 윈드스톤 @windstone_jeju — 위치: 제주 애월읍 광령초등학교 옆 — 카라반 이용은 네이버예약에서 가능 #원드스톤 #애월

2025년 07월 19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shared by Hyun Son on July 11, 2025 tagging @sushi_ikari0819. May be an image of dining table, vase, flower arrangement, tablecloth, coneflower and text.
여러장
105
1

“말 안 듣는 애들이 말 잘 들으면 그만큼 큰 보람이 없어요. 원래부터 100점 맞던 애들은 별 기대를 안 하거든요. 처음 드렸던 참치는 손님이 다듬으셔도 맛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스시 이카리에서 드시는 청어는 달라야죠. 잔가시가 많은 청어가 제게는 그런 존재예요. 잘 손질한 청어 초밥을 손님이 맛있게 드셔주시면 훨씬 더 기쁘거든요. 맛있게 드셨나요?” — 스시 이카리 이진호 대표 (다른 손님) “제가 조만간 번아웃이 올 거 같습니다.” (셰프) “왜요? 더워서?” 😂 일본어로 이카리(碇)는 닻을 의미한다고 한다. 스시 이카리 @sushi_ikari0819 는 일산(킨텍스 현대백화점 맞은편)에 있다. 내가 사는 동네와 제법 거리가 있어 닻을 내릴 정도로 자주 오긴 어렵지만 이미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걸로 보인다. 작년에 우연히 처음 들렀고 며칠 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두 번째로 들렀다. 굳이 멀리 있는 초밥집을 내가 왜 또 찾았는지 생각해 보니 처음 방문하던 날의 유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맞다, 여긴 초밥이 맛있을뿐더러 주인장의 이야기도 참 맛깔난 곳이었지.’ 다음엔 아내랑 (또는 일하는 동료들과) 가볼 생각이다. #스시이카리 #청어

2025년 07월 11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July 07, 2025. May be an image of 6 people, costume, lego and text that says 'mu READY TO KIC H M WICOLEN READY K KICK 사'.
여러장
221
15

레디투킥 팝업에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6월 중순부터 2주 동안 열린 레디투킥 단독 팝업을 무사히 마쳤다. ‘무사히’라고 적을 수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다. (내가 사장도 아니고, 크게 기여한 것도 없지만) 백화점을 무대로, ‘레디투킥’을 전혀 모르던 불특정 다수의 고객과 접점을 만든 게 성과라면 성과다. 양사장 말에 따르면 목표 매출도 상회했다고 한다. 그 숫자를 만들기까지 모두 열심히 달렸다. 당번을 정해 팝업 기간 내내 풀타임, 오전, 오후조로 나눠 백화점으로 출퇴근하던 레디투킥 팀원들, 수시로 판교로 갔던 양사장, 설치와 철거를 도와준 마틴과 파카님, 스튜디오 콩과하, (나도 덩달아 바빴던 때라) 돌봄 공백을 채워주신 장모님과 나의 엄마, 그리고 엄마를 한동안 보지 못해 힘들어했던 송이까지 여럿이 고생했다. 고백하건대, 앞으로 매 여름마다 이 고생을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첫 고비를 잘 넘겼으니 다음엔 나아지지 않을까. 진화 중인 양사장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글이 딴 길로 샜는데, 실은 팝업 첫날 풍경을 기억하고 싶다. 그날은 나도 일찌감치 판교로 갔다. 오전 10시 30분 현대백화점 영업 개시. 오픈런까지는 아니지만, 걱정과 달리 초반부터 북적이는 현장을 보고 내심 안도했다. 몇몇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오전부터 찾아주신 이마이마, 수연님, 다운님과 글님 부부 특히 감사해요) 그중 수현의 오랜 친구이자 친한 언니인 수연님 얼굴을 보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잠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다른 매장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중년 호르몬 제발 멈춰!) 물론 손님들이 더 몰려와서 부랴부랴 응대하랴, 재고 위치 파악하랴, 사이즈 안내하랴 정신없어서 눈물이 쏙 들어갔지만… 그날은 오후 8시까지 레디투킥 수모를 쓰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열심히 세일즈했다. 첫날 매출을 확인하고 수현과 9401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수현은 장모님과 통화하며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날 우리가 흘린 눈물에는 시차가 있지만, 원인은 비슷했을 거다. 무엇 때문에 눈물이 났을까.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진 않는다. 적어도 힘들어서 운 건 아니었다. 뻔하게 들리겠지만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팝업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반가운 얼굴로 굳이 멀리까지 찾아주시는 분들이 제법 많았다. 덕분에 레디투킥 팀도 끝까지 지치지 않고 팝업을 잘 마쳤다. 양사장이 사업의 초심을 잊지 않도록, 그리고 나는 주책맞은 눈물을 잊지 않고자 더 늦기 전에 여기에 글을 남긴다. + 응원이 필요한 자리에 편하게 불러 주세요. 팝업이든 전시든 가게 오픈이든, 시간 내서라도 들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07월 07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shared by Hyun Son on July 07, 2025 tagging @greatlawn. May be an image of diary, book and text.
사진
196
2

[🔔 신청 마감되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정신없이 매일을 보내다가도 이 플레이리스트를 틀면 나는 잠시 다른 시공간에 머물 듯 멈추게 된다. 그리고 이 음악들을 한 곡 한 곡 모으니까지 보낸 나의 과거를 떠올리며 한 발 떨어진 시선으로 나의 현재를 바라보게 된다. 결정적으로 이 음악들은 나의 죽음, 그리고 그것을 함께 해줄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막연함이 아닌 구체화된 감각으로, 그러나 너무 잔인하지는 않게.” — 최다은, <비효율의 사랑> p.203 듣는 사람, 최다은 PD(@greatlawn)의 첫 에세이 <비효율의 사랑> 출간을 기념하며 가든타워에서 소규모 북토크 및 음악 감상회를 엽니다. 참석을 원하시면 DM으로 알려주세요. 일시: 7월 13일(일) 오후 4~6시 장소: 서울 종로구 가든타워 17층 (3호선 안국역 근처) 정원: 총 5명 (마감되었습니다) 참가비: 3만 5천원 행사 구성 (총 2시간 예상) 1. 듣는 시간 Part 1. 🔊 (2~3곡) 2. 듣는 사람, 최다은의 이야기 (20분) 3. 듣는 시간 Part 2. 🔊 (2~3곡) 4. 작가와의 Q&A (30분) 5. 나의 장례식 플레이리스트 첫 곡 🔊 (참석자들의 선곡) 간단한 다과 및 음료가 제공됩니다. 함께 즐기고 싶은 주류나 다른 음악이 있다면 편하게 가져와주세요. (주로 CD나 유튜브 뮤직으로 듣습니다) 주차는 가까운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 주세요.

2025년 07월 07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Hyun Son on June 28, 2025. May be art of text.
여러장
260
13

이거 좀 무서운 사실인데, 자식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며 배운다. 레디투킥 팝업 (드디어) 마지막 날, 송이는 집에서 팝업을 열었다. 집에 나뿐이라 손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 “이 버럭이는 얼만가요?” “천만 원이요.” “네???” 결국 (네고 끝에) 강매 당하고 사은품으로 하트가 그려진 그림도 받았다. #팝업 #레디투킥팝업 #오늘까지 #이따철거하러갑니다

2025년 06월 29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