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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January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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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신년맞이 프로젝트]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 목록 by wit n cynical>을 공개합니다. 2025년 1월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시인과 평론가에게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을 각 2권씩 부탁하여 받고 이를 목록으로 만들어 정리합니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시집 세 권을 공개합니다. 전체 목록은 위트 앤 시니컬의 프로필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추천인 명단은 밝히지 않습니다. 도움을 주신 시인 평론가분들께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새롭게 시작한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조건 건강하세요. -위트 앤 시니컬 올림.

2025년 01월 25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27, 2025. May be an image of matchbook, calendar, card, napkin and text that says '콘피리세십 작약과 공더 허인 허연시집 시집 문학과지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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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눈을 떴다. 빗소리를 들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메시지를 받고 눈을 떴다. 그런 다음엔 더 자지 못했다. 기차 여행을 한 다음 날엔, 내 시간을 두고 온 기분에 사로잡힌다. 기차의 속도가 단축해놓은 만큼의 시간이 아직도 그리로 가고 있고 또 어떤 시간은 천천히 내게 돌아온다. 그 시간들이 하나둘 겹쳐지면서 그러면서 그만큼의 피로가 또 차곡차곡 쌓이는 것은 아닐까. �어젯밤, 『까라마조프네의 형제들』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것으로 도스토옙스키 프로젝트를 마쳤다. 그간 읽은 책들을 쌓아놓고 기념 사진을 찍었을 만큼 기뻤다. 한 권의 책을 두고 첫 페이지로부터 끝 페이지까지 가보는 일은 매번 내게 기적이다. 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신비는 그 자체로 신비롭다.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아주 어릴 때부터 있었다. 읽기를 시도할 때마다 매번 가벼운 멀미와 그에 뒤따르는 졸음과 부산함을 경험하곤 한다.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이 읽고 쓰는 삶을 택했는지, 책을 파는 직업을 선택헀는지 생각할수록 기이한 일이다. 전주에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 2005) 합본을 집어왔다. 1200여 페이지가 되는 책이 38,000원으로 싸서 놀랐다. 시간이 없어 비싼 책 하나를 집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여간 언제 한 번은 읽어야지 생각했으므로, 증쇄를 하면 분명 값이 오를 것이므로 나처럼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이 구매 적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은 마음 먹은 대로 신해욱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 내일부터 첫시집 『간결한 배치』를 시작으로 『생물성』 『syzygy』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를 한 주간 읽고 추석 기간에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해몽전파사』 『창밖을 본다』를 따라 읽으려 한다. 윅 블로그에 신해욱 따라 읽기 게시판을 만들어놓을 테니, 참여하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우리는 만나기도 할 것입니다. 허연의 새 시집 『작약과 공터』(문학과지성사, 2025)가 출간되었다. 허연 시인의 시집은 언제나 큰 관심을 받는데다가, 그의 허무주의는 인기가 좋아서 기대가 크다. 명절 전 위트 앤 시니컬을 구해주실 것인가. (웃음) 어쩌서일까, 생각해보면 그의 시는 정직하다. 그의 허무함도 정직하며 그의 사랑도 슬픔도 정직하다. 정직은 침인가 거짓인가 사실인가 아닌가 따위의 가치판단을 앞지르는 태도이다. 그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뚫고 나아간다. 그러나 정직은 분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직은 오직 나아감에만 관심을 갖는다. 허연의 허무나 사랑, 슬픔은 나아감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리하여 버리고 버림받는다. 나란히 버려진 시인-시-독자에겐 빛나는 방향만 남아 애틋한 것이다. 쓸쓸하게 쓸쓸한 그의 서러운 시집을 넘겨보다가, 실은 바빠서 이제야 넘겨보고 있다, 「혜화동 1」이라는 시를 ‘본’다. 다리 불편한 어머니와 걷던 기억이다. “엄마랑 같이 걷는 거 창피하지?” 하는 물음에 답하지 못한 아들은 이따금 동양서림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그러나 지금까지 시인이 동양서림 앞에서 머무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는 버렸다. 버림 받은 것이다. - 슬퍼서 숨을 때는 빗속에 숨는 거야 - 작고 붉은 열매들을 떨어뜨렸다 죽음이었다 우리는 노인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받았다 다행히 채 하루가 가기도 전에 열매들은 비가 잠시 그친 사이 재활용 더미 속에서 포자로 피어났다 힘은 없지만 난생처음 뭔가가 된 것이다 장마 덕분이었다 장마철 “이 계절엔 모든 게 어렵다”라고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 계절 나는 다시 한 번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하루하루를 견딜 것이다 포자처럼 슬퍼서 숨을 때는 빗속에 숨는 거야 빵칼을 들고 세상에 덤비는 심정으로 빗속에 서 있었다 -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 세상이 깨끗해 보인다. �

2025년 09월 28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23, 2025. May be an image of lace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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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출근인사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 공기는 이미 축축하다. 버스에서 내려 서점까지 걸어오는 동안 나는, 이 축축함이 뭉쳐 빗방울이 되는 것 같다. 비는 내리지 않고 떨어진다. 제자리에서 바닥으로. 무게를 받아주는 쪽으로. 한 달 동안 우산을 세 개나 잃어버렸다. 그중 하나는 두 번이나 되찾고 결국 잃어버렸다. 나에게 소홀했던 탓이다. 딴생각에 몰두하느라, 실은 나를 잃어버렸던 것이다. 우산이 나를 잃어버렸다. 세 번이나. 그중 두 번은 나를 되찾아주었는데도. 새 주인이 될 우산들을 찾아야겠다. 하나쯤 접이 우산이어도 좋겠는데 내게는 선택권이 없다. 김뉘연 전용완의 『아주 분명한 이것』은 책의 소개글에 따르면 “김뉘연의 시집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문학과지성사, 2025)와 연계된 출판물”이다. 천재적인 기획이고, 존경할 만한 기획이다. 가능성을 제시하고 상상력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시집은 스스로를 마치지 아니하고 열어두게 되었다. 책은 제본되어 있지 아니하고 내지의 좌수에는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를 있게 한, -로부터 촉발된 김뉘연의 사고-시인의 말이 담겨 있다. 내지의 우수에는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의 표지를 장식한 전용완이 그린 김뉘연의 초상(컷)의 변주가 담겨 있다. 물론 이 변주는 상대하는 좌수에 대한 해석적 표현이다. “글쓰기는 적혀 가는 상태를 믿어간다. 시는 너를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너는 문장으로 드러난다. 너는 정의를 통해 문장에 등장하게 되었지만, 너의 정의를 네가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너는 너를 둘러싸려는 추측과 고민을 훌쩍 벗어난다. 너가 움직였다는 말이고, 너의 움직임을 내가 보았다는 말이다. 이렇게 내가 나타난다. 겹친다. 내가 네게. 네가 내게. 여기서 멈추어도 된다.” 발언에 대해 생각한다. 책임에 대해 생각한다. 작업에 대해 생각한다. 지금까지 본 어떤 작업보다 시집과 시에 대한 발언,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방식이다.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첨언도 불가하겠지만,) 책 속의 텍스트들은 김뉘연이 시 낭독회 ‘주목’에서의 발언을 갈무리한 것이다. 당시에도 탐이 나서, 이를 텍스트화하여 위트 앤 시니컬에서 공유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했었다. 시들어가는 마음에도 여전히 설레는 일들이 생겨난다. 고맙습니다. 추석 즈음. 당분간 신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숨 돌린다. 이번 주만 잘 마무리하면 추석은 조금이나마 마음 편한 상태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바짝 힘을 내어보자. 일단 화분을 내어놓고.

2025년 09월 24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22, 2025. May be an illustration of diary, book and text that says '아침을시 이다음봄에우리는 이다음봄 이다음 봄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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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출근인사 병의 기운은 좀 가셨다.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일정이 비었고 종일 원고를 써야 한다. (늦게 출근하고 말았으므로) 출근인사는 생략하려 했으나 감각을 깨울 겸 – 실은 그렇게 착각해보기로 할 겸 적기로 한다. 어제는 전승민 평론가의 시집 강독회가 있었다. 대상 시집은 오은경과 김뉘연, 심보선과 김혜순의 근작. 비문에 대한 의견이 흥미로웠다. 정신이 없어 생각을 길게 끌어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비문, 그것이 형식에 붙이는 이름이 아닌 것은 알겠다. 비문은 교란인데 교란은 그 목적이 분명한 행위이다. 그러면 비문은 수단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사실 비문이라는 명칭에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문장은 문장이다. 문장은 이어지고 다음을 예비하고 갖는다. 완결된 문장, 그것으로 끝인 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뭐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은 흐지부지. 지난 주에 구출하여 어제 세탁을 한 인형은 수달이 아니라 해달이었다. 해달은 바다에 산다. (철저히 개인적인 의견인데) 수달보다 해달이 귀엽게 생겼다. 대체 이만큼이나 귀엽게 생길 까닭이 무엇인가. 사전의 어떤 구석에선가는 해달이 수달의 일종이라고도 적혀 있다. 뿐만 아니라 세상 어딘가에는 ‘한국수달연구센터’가 있다. 그러니 ‘한국수달연구센터’의 연구에는 해달이 포함된다. 이 지구에 해달은 십만팔천 마리쯤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수달연구센터’의 설립 취지는 아무래도 수달의 보호에 있지 않겠는가. 아닌 게 아니라 홈페이지의 메뉴 중에는 ‘수달응급조치법’이 있다. ‘수달응급조치법’ 중 중요한 항목은 수달-해달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지금 인형이 들고 있는 멜론빵의 취지가 밝혀진 것 같다. 더하여, ‘수달을 물속에 방치하지 않기’라든가 ‘과식 금지’ 같은 항목은 꽤나 유용해 보인다. 오랜 물세탁은 위험하며 멜론빵은 하나면 충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쓰기는 일종의 손풀기 어쩌면 감각 깨우기의 일환이다. 아버지 무덤에 가면 정작 아버지 무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무덤의 맞은편, 그러니까 산소가 향하고 있는 먼 곳 무수한 묘지들과 한적한 국도 그 너머 어둡게 줄기를 이루고 있는 산의 풍경과 오래 있게 된다. 아버지의 무덤에 끝없이 말을 걸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지쳤다. 무덤의 침묵에 지쳤고 기적-없음에 지쳤고, 나의 넋두리에 지쳤고, 좀 이상한 말이지만, 이도저도 아님에 지쳤다. 차라리 애초의 침묵 쪽을 향해 앉아 있는 편이 더 나은 것이다. 그럼에도 아버지 무덤에 가면 어떤 평온함이 깃든다. 그것은 체념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원초적이기도 하다. 내 시집에 비슷한 감정이 담긴 시가 있음을 기억해내고 찾아본다. 그때보다 지금의 내가 아주 조금 더 이해하고 있다. 시간은 어쩌면 어쩔 수 없는 이해를 포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산중묘지 -고백12 묘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는 앉아 있었는데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건너편에 누가 죽었나 보다 누가 묻히려나 보다 하얀 천막이 쳐 있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얼핏한 기억이 있다 하얀 천막 아래 앉아 시원해서 이건 누가 준비한 것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볕도 없는걸 나는 앉아 있었다 마른 잔디를 살살 뒤진다든가 그곳에서 장난감 반지나 돌멩이 같은 의외의 기쁨을 찾아낸다든가 그런 나이도 아닌 것이다 그러니 딱딱해져서 짐작만큼 딱딱해져서 이름 몇 개로 내력을 다 적을 수 있을 만큼 그러게 그럴 줄 알았는데, 하는 후회 따위는 쓸모가 없을 만큼 딱딱해서 나는, 내가 돌이라도 된 것 같았지 등이 따뜻해졌다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오늘은 볕도 없는걸 하고 중얼거렸을 뿐이다

2025년 09월 23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22, 2025. May be an image of office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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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앤 시니컬과 전승민의 시 강독회 2025 포에티카 3/4 지금 유튜브 위트 앤 시니컬 계정에서 스트리밍하고 있습니다. : )

2025년 09월 22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21, 2025. May be an image of ‎2 people, magazine, newspaper and ‎text that says '‎4회 신동문문학상에 신해욱시인 시인 ו 박현진 박현진기자 기자 입력 2025.09.13 16:56 수정 2025.09.1409:40 日 댓글0 가 가 f 4회 신동문청주문학상은 한명희 시인. ..내달 11일 13회 신동문문학제서 시상 Л 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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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출근인사 약 이틀을 앓았다. 열도 없는 몸살이었다. 일찍 찾아간 병원에선 환절기임을 강조했다. 내게는 조그마한 천식이 있다. 문득 임유영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났다. “고요히 앓던 어린 마음이 순하게 떠나려나 보다” 하는. 출근해 찾아보니 제목이 「단감, 단감」이다. 농담을 제법 섞어 단언하자면, 이런 문장은 진주 사람이 쓸 수 있는- 이 농담은 내가 개발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다. 농담의 개발자를 비밀에 붙이거나, 농담이라는 전제를 덧붙이는 까닭은 누군가 속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빵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약을 한 봉 털어넣을 생각은 섭섭하다. 또 어린 마음 하나가 떠나려나 보다. 신해욱 시인의 수상 소식. 신동문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아주 몹시 기쁜 소식입니다. 좀처럼 본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최근에 제법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도 뜻밖의 곳에서 소식을 들었다. 그를 처음 만나게 된 곳은 서교동이었다. 푹푹한 밤이었다.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무족영원』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산문집은 『비성년 열전』은 이제 구할 수 없고, 『일인용 책』과 나와 은의 만장일치 추천 도서 『창밖을 본다』. 소설도 있다. 『해몽전파사』. 수상 기념으로, (또한 필요가 있어서) 이번 주부터 전작을 따라 읽을 생각이다. 같이 해볼 사람 있는가. 단신: 독일에서 온 김선오 시인이 베를린 볼펜 두 자루와 토끼 모양의 초를 선물해주었다. ‘착하네.’라고 생각하곤 스스로 의아했다. 고맙다가 옳지 않은가. 어쩌면 김선오에겐 그런 면모가 있는 것이다. / 에어팟프로3을 샀다. 보청기 기능이 된다고 해서 왼쪽 귀에 써보려고. 제법 그럴 듯한 성능이다. 어쩌다 이런 몸이 되었는가. 소녀소년들아 다리 꼬고 앉지 말아라. 관절은 훗날 나간다. / 멜론빵을 들고 있는 아무래도 수달인 인형을 버스정류장에서 발견, 습득. 바닥에 떨어진-버려진 인형을 그냥 두고 지나치지 못하는 건 내력이다. 끈이 떨어진 걸 보니 가방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조물조물 빨고 베이킹소다 풀어놓은 물에 넣었더니 동동 떠 있다. 수달이 분명하다. 능력자 친구에게 끈을 고쳐달라 요청해야지. 멜론빵 좋아하는 시인 안수연의 이름을 따다가 안달이라고 하려고. 누가 책을 떨어뜨리고 그냥 갔다. 무려 『플레인 워터』(난다, 2025), 23000원 앤 카슨의 시집(겸 에세이)를. 덕분에 책이 한 권 그냥 생겼다, 따위의 긍정적인 마음이 생길 리가 있나. 분명 예전에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 자 그러나 사라진 마음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말자. 구멍을 다른 마음으로, 이를테면 완고한 미움으로 채우지 않는 데에 집중하자. 어쨌든 (한쪽 귀퉁이가 짜부려져버린) 앤 카슨 새 번역본이 수중에 들어온 것이다. 아침 시간 동안 훑어보다가 앤 카슨의 세계관을 근사하게 요약하는 한 문장을 만난 것 같다. “갑자기 쾅 닫히는 문은 없다.” 이것은 제정신과 치매 사이에 대한 이해로부터 비롯된, 맥락상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장인 듯한데, 어쩐지 나는 내가 앤 카슨을 읽을 때의 여러 감정들의 비밀을 알게 된 것만 같았다. 자 그건 그렇고, 아주 짧고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을 옮겨두도록 하지. 책은 나중에 읽게 될 거 같다. 신해욱을 읽기로 해서. (도스토옙스키 프로젝트는 거진 끝났다. 어젯밤 표도르 카라마조프가 죽었다.) - 기울어진 사랑 마을 (하지만 모든 사랑은 기울어진 것) 그가 나를 사랑했다면 나를 봤겠지 위층 창가에서 창문에 이마를 부딪치고 있는 내 모습을.

2025년 09월 22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19, 2025. May be an image of 1 person, night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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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 출근인사 마침내 20일이 도래했다. 빈 문서 넘버가 10이다. 아홉 개의 제목 없는 문서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것이 못 다 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겁이 나고 아찔해지고. 지우지 않은 기억이라 하면 겁이 나고 아찔해지고. 어느 쪽으로든 마찬가지이고 해결할 일이나, 더 묵혀두었다가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삭제할 것이다. 그날이 바로 오늘 같은데 기분 탓이곘지. 어제 문학주간 폐막작으로 오른 김혜순 시 낭독회는 무척 근사했다. 나는 객석에서 보진 못하고 2층 오퍼실에서 관람했다. 의자가 없어 바닥에 쪼그려 앉아야 했다. 엉덩이도 아프고 너무 추웠다. 그런데도 넋을 놓고 보고 들었다. 그것은 시의 어떤 계획이 실현되는 장면이었다. 시인께선, 모노로그이기 때문에 낭독을 망설였다고 했는데, 그랬기 때문에 무대화에 어울렸고 다성이라는 형식 또한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김혜순 시인은 말할 것도 없이 한 데 어우러짐이 대단했으며 그중 신해욱의 낭독이 무척 좋았다. 계획대로라면 스트리밍 영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행사가 끝나고 한 기자가, 행위가 포함된 형식–이른바 퍼포먼스 요소가 있는 낭독회에 대한 내 생각을 물었는데, 이를 위해선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문학이라는 형식과 시의 고유성을 지키는 일이다. 물론 문학과 시의 낭독화에 대해선 각자 생각이 다를 것이고 결코 통일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일관성이 지켜져야 한다. (이를 방향성이라 해도 좋으리라.) 충동과 순간적 감정에 내맡겨 시를 쓰지 않듯 시의 낭독 또한 그래서는 안 된다. 거기엔 시적 당위와 함의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연출은 반드시 필요하고 낭독회의 연출은 연극이나 음악회 각종 행사와는 다를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어제 낭독회의 연출은 그런 의미에서도 훌륭했다. 또 어제는, 낭독 무대에 대한 생각이 보다 분명해졌다. 문학을 위한 극장은 있어야 한다. 이를 낭독 무대 혹은 낭독 극장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소설 시 낭독회, 무대독회 등이 활성화되다 못해 주요 마케팅 창구가 된 작금에 시든 소설이든 희곡이든 하여간 텍스트를 위한 극장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 규모가 어떻든 상징적 의미를 가진 공간이 있기를 바란다. 장소가 하나의 형식을 이룰 때, 우리는 무언가 더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때, 토요일 오전마다 찾아오는 독자가 있었다. 오래 망설여 책을 사는 그 신중함에 호기심이 일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인근에서 고시 준비를 하는 사람인데 견디기 어려울 때마다 뛰쳐나오듯 이리로 온다는 거였다. 그는 늘 풀 죽어보였고 그래서 안타까웠다. 어느 날은, 낙향하여 준비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찾아왔다. 나는 그에게 행운을 빌어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잊었다. 어제 그가 다시 찾아왔다. 말쑥한 정장 차림에 여전히 말수가 적었다. 계산을 할 때 넌지시, 어딜 다녀오는 거냐고 물었다. 그는 부끄러워 하면서, 합격해 면접을 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제야 나는 그의 얼굴에서 풀죽음이 아니라 신중함을 보게 되는 거였다. 무엇보다 참으로 기뻤다. 극장의 에어컨 때문이 확실하다 목이 잠겼다. 호올스를 사야지 나섰다. 거리엔 가을 냄새. 거기엔 카레 끎는 냄새가 포함되어 있고 그것은 하나의 장소를 이룬다. 호올스를 녹여 먹는 방법을 알려준 이가 있다. 그는 참 잘 참는 사람이다. 호올스의 가운데에 구멍이 날 때까지, 그 구멍마저 사라질 때까지 녹여 먹기. 내게 슬픔은 그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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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19, 2025. May be an image of 6 people, trumpet, violin, saxophone, clarinet, concert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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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주간 폐막. 김혜순 시 낭독회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인간적으로 진짜 너무 멋있다. 문학극장 낭독극장 가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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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19, 2025. May be an image of diary, binder, book and text that says '행사이후, 이후, 행사 아네모네 『싱크로나이즈드 아네모네 있습니다. 있습니다 바다 사인회가 예정되어 oH 고프스스바다이리오네 아네모네 바다 모나이즈드 시점으로운 天 진행됩니다. 신착 .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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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대학로로 와야 하는 이유. (행사 참여 못하시는 독자도 벋을 수 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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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September 16, 2025. May be an illustration of ‎card, tinfoil and ‎text that says '‎우문 아 ل١ HR 해요 i አብ 무 ٧٧ יהתים ٨ل oni /خ 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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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출근인사 아주 꼬꼬마로부터 편지-결투장을 받았다. 몹시 그럴 듯한 편지의 뒷면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입회인(꼬꼬마의 모친)의 증언에 따르면 실은 뒷면이 앞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것-바보-이야말로 진심인 것이다. 출근하자마자 나는 요 귀여운 아주 꼬꼬마를 어떻게 어루만져줄까. 시인으로 시집서점 주인으로 마흔다섯 살 아저씨로 어떤 답장을 보내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어야 하나 고민이다. 처음엔 ‘바다의 보배’를 떠올렸다. 좋지 않은 방법이다. 분명 제 모친에게 ‘보배’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볼 것이다. 그러면 ‘보물’은 어떨까. 좋다. ‘보물’로 가자. 그런데 ‘바다’가 뜬금없지 않을까. 그리하여 나는 ‘바’로 시작하는 온갖 단어들을 고민하고 있다. 기다려라 아주 꼬꼬마. 귀여워해주마. 불타오르고 있다. 문학주간 5일차. 창작집단 독의 기형도플레이 무대독회가 있었다. 천정완의 「질투는 나의 힘」 김태형의 「조치원」을 배우 송철호 김세영 박승현의 낭독 연기로. 연출은 김현우. 관객과의 대화 사회 유희경. 이와 같은 형식, 연기를 최소화한 채 동선과 낭독만으로 무대화되는 희곡,을 (입체)낭독극이라고도 하고 무대독회라고 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용어 정립이 필요하지 않은가 한다. 그래야 형식상의 실험과 변주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무대에서의 말하기-객석에서의 듣기는 희곡 읽기와 근접한 경험이라는 점에서 문학으로서의 희곡(연극)의 독려가 될 수 있다. 객석에서의 관람은 독서에서의 적극적 상상 혹은 사유와 닮지 않았는가. 절반의 꿈, 반절의 꿈꾸기이다. 배우의 목소리와 제스쳐는 그만 그것으로 그치는 해석이 아니라 조력이며 열어주는 문과 흡사하다. 이런 면이 시 낭독회와 닮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연극에 비해 자원이 덜 든다는 점에 있어서도 매력적이며 실현과 참여를 권장할 만하다. 문학적 사건이든 연극적 사건이든 하여간 끓는점 낮은 무언가가 일종의 토대를 이루며 끊임없이 들끓어야 우리가 보지 못했던 무언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희곡집을 꽤 많이 판매했고 그만큼 좋았다는 칭찬으로 느껴져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한 주의 절반. 끝나간다. 끝낼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인다. 전주에서 내 강연을 들었다는 분께서 시집을 사러 서점에 오셨고 그분들 떠나가고 난 다음 나는 소란의 시집을 꺼내든다. 그러면서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소란이 오는 날이다. 「용산을 추억함」을 옮기려다가 아껴두고, 왜냐하면 내가 사랑하는 이 시는 어느 눈 오는 날을 기약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의 저녁 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나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엉금 푸성귀 돋아나는 들길을 걸어보자고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떄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매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늘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다음이 기약을 모르는 우리의 다음이 자꾸만 당신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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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출근인사 ‘기분좋은땀방울’(오은), ‘법카로만밥먹어’(소연)와 함께 하나의시선 방문. 큰 환대를 받아서 여기가 내 고향인가 했다. 원칙 있는 책장도 그대로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서점지기의 깍듯함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서점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몹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북토크도 인상적이었다. 은과 소연과 함께 기차 타는 일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나름의 역할이 있고 누구 하나 고집을 부리지 않기 때문에 즐거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기차에 타면 각자 책을 읽거나 일을 하는데, 그 역시 내겐 기분 좋은 일이다. 헤어질 때도 아쉬움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거두어 들인 채 귀가한다. 셋이 사무실 하나 차려도 되겠다. 탐정사무소는 어떨까. 실적 하나 변변찮을 것이나 재미는 있겠다. 대구의 제제 님으로부터 선물 받아온 꽃을 꽃병에 꽂아 서점에 둔다. 화병은 얼마전 새로 들인 것이다. 올해만 화병을 두 개나 깼다. 그중 하나는 아끼는 것이었다. 청소를 하다 보면 화병의 유리 조각이 발견될 때가 있다. 서랍에 넣고 한참 뒤에나 버리게 된다. 이처럼 이상한 애착은 설명할 길이 없다. 나의 경향은 약속이나 할 일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면서 체득한 요령은 고작 싫은 내색을 감추기. 그나마도 요령부득이라 가까운 이들은 대번 알아채고 만다. 이번 주는 예정되어 있는 일이 빼곡하다. 잘해보자는 의기와, 어서 지나갔으면 하는 포기 사이 아슬한 줄 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경향이란 바꿀 수 없다. 요령이란 느닷없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남은 건 아슬한 이 줄타기를 잘 견디고 흡족해햐는 일. 보란 듯 한 주를 보내고, 짠, 짜란- 착지하여 다음 주로 건너가기. 방금 깨달은 사실인데, 이것이야말로 시 쓰기가 아닌가. 내게는 모든 글이 시 쓰기의 원칙을 따르므로 쓰기라 뭉뚱그려도 좋을 것이다. 쓰기는 이 불안과 괴로움을 가까이 둔다. 쓰기에 불안과 괴로움은 적이 될 수 없고 마치 왼손과 오른손처럼 더러 말을 듣지 않고 엉망으로 만드는 한몸이 아닌가. 쓴다는 행위는 물론 생각을 문자화하는 무엇이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문이 되고 나는 그리로 들낙거리면서 산다. 우산을 쓰는 일도 밥을 먹는 일도 잠을 자고 상념에 사로잡히고 더러 실수를 하게 되는 일도 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이다. ‘쓰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쓰기는 완전히 혼자인 일이고, 사실 내가 기피하는 건, 실은 점점 더 심해지는데, 관게에 얽히는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내 것 삼고 싶다. 발터 벤야민, 「어둠속에서」, 『고독의 이야기들』, 엘리, 2025 달빛은 천천히 계속 움직였다. 때때로 달빛은 내가 다시 잠들기도 전에 벌써 내방을 떠나고 없었다. 그럴 때면 어둠 속에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것은 빛이 사라지기 직전 달빛 속에서 나를 사로잡고 있던 불안의 어두운 이면이었다. 내게 떠올랐던 건 이런 질문이었다. 대체 왜 세상에는 뭔가가 있는 것일까? 대체 왜 세상은 있는 것일까? 그 어떤 것도 나에게 세상을 생각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매번 새롭게 놀라며 알아차리면서. 세상은 없어도 상관없었다. 없다는 것이 있다는 것에 비해 나쁘게 느껴졋거나 낯설었느냐 하면 그런 건 전혀 아니었다. 그 있는 것들 중 가장 칭숙하고 가까운 부분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데는 달빛 한 줄기면 충분했고. - 왜 이 책을 사지 않으려 그처럼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결국은 사고 말았다. 사고 나면 망설였던 이유 따위는 깡그리 잊고 마는 것이다. 책은 확실히 그런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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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출근인사 오늘은, 쓰는 모든 글을 명조체로 적고 싶다. 기왕이면 세명조, 가는 글씨로 나아가고 싶으며 되짚고 싶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백일 전이다. 안미옥의 빵과 시 주목 낭독회의 백일 후이며 이 모든 걸 알고 있던 건 아니다. 오늘 아침엔 수연과 겨울밤 토끼 걱정 번역 논의 세션 세 번째를 치렀고 그러고 나니 정오가 지났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도스토옙스키는 천재이며 오후엔 대구에 간다. 대구의 ‘하나의 시선’에 간다. ‘하나의 시선’은 책방이다. 작년에 다녀왔고 꼬박 일 년만의 방문이다. 사실 대구는 통로이고 나는 ‘하나의 시선’에 가려는 것이다. 그곳이 그대로 거기 있다면 그것만으로 안심이 된다. 얼마전 버찌책방에서, 여전한 아침을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온전한 밤을, 시장 가까이 조용한 동네의 제대로 된 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대가 있다. 그러기 위헤서 해야 할 일, 소포를 보내고 입고된 책을 정리하고 몇 통의 전화를 걸고 메일들에 답장을 적고 어떤 것은 잊고 어떤 것은 애써 잊으면서 지금 나는 1층 카운터에 앉아 있다. 교대를 하자마자 1층 서점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저 문이 내 머릿속에 나 있는 것인양, 환기. 내게는 제법 많은 돈이 필요하다. 내게 필요한 그 많은 돈은 일견 이상한 곳에 쓰일 것이다. 나는 서점 창문의 몇 개를 바꾸고 싶다. 서점 뒤편 담,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필요한 콘크리트 덩어리를 무너뜨리고 싶다. 환기와 관련된 것 외에도 볕이라든가 그늘이라든가 마음의 청결 등과 관련한, 형이상적인 소비를 상상해본다. 대개는 있던 일과 있던 것이고 그런 일 그런 것을 보다 잘 있게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써, 그 모든 안부에 잘 있다, 하고 싶다. 어제도 찾아오는 독자들이 좀 있었고, 오늘도 아침부터 문학주간 덕을 보고 있다. 아주 세심히 살펴보면, 뜻밖에- 먼저 경험을 하고 책을 찾는다. 낭독회나 토크를 접해보고 그 시인의 시집을 원하게 된다는 뜻이다. 기실 이런 현상은 진작 눈치를 채고 있었는데, 내가 시집을 낸다 해서 곧장 그 시집을 찾는 독자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뜻이다. 그의 독서는 그전의 어떤 것으로 일단락 되고, 그때의 기분 또한 같은 맥락을 이룬다. 책이란 물질의 상업적 부흥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물질로서의 책과 독서라는 행위가 온전히 결부되어야 하고 거기서 좋음이 일어나야 하며,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연결이 또 이루어져야 한다. 제3자에게 책과 관련된 요구는 허락되지 않는다. (설령 과제라 한 대도.) - 메아리조각, 『그 밖에』(워크룸 프레스, 2025) - 되기-노래하는 그릇 소리 - 노래하는 그릇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하나의 가정이 하나의 기정사실이 되는 방식으로. 끝끝내 도달하지 않는 의지로 기어이 도착하고야 마는 형식으로. 그릇은 품을 수 있다. 달걀과 닭의 입장에서는 그러하다. 그릇은 담을 수 있다. 물과 기름의 속성에서는 그러하다. 그릇은 심을 수 있다. 작은 그릇이 큰 그릇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릇은 옮길 수 있다. 그릇은 넘어질 수 있다. 그릇이 넘어질 때 장소는 부엌에서 광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광장은 사람을 불러 모은다. 크고 작은 깃발과 실현되지 않는 열망이 넘실거리는. 작은 울림이 점점이 번진다. 점점이 번지는 울림이 겹겹의 동심원으로 퍼져 나간다. 작은 그릇 하나가 울린다. 티베트에 가고 싶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있었던 그곳으로 어떤 장소는 가 보지 않았는데도 이미 가 본 것만 같다 사람들은 전생에 고향이었던 곳을 이생에서 다시 경험하는 것일까 그리하여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시금 겹겹이 이어 나가고 있는 것일까 - 시라는 그릇과 시집이라는 그릇과 시인이라는 그릇과 마음으로 한편 먹은 나의 그릇과 :그릇됨의 속살“과 죽어도 죽어도 오해 받고 싶은 오늘 기분과. - 네가 내게 오늘의 운세를 보내주면 나는 그것을 붙들고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그들의 소매를 붙들고 이거 제가 맞나요 당신이 아는 제가 맞나요 저를 아나요 아시나요 묻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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