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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서점(DM 회신 늦습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동양서림의 나선계단 위(혜화동로터리) + 평일 11시-20시 30분 토요일 11시-20시 일요일 13-18시 + 이메일: witncynical@gmail.com 전화: 0507-1322-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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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January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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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신년맞이 프로젝트]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 목록 by wit n cynical>을 공개합니다. 2025년 1월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시인과 평론가에게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을 각 2권씩 부탁하여 받고 이를 목록으로 만들어 정리합니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시집 세 권을 공개합니다. 전체 목록은 위트 앤 시니컬의 프로필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추천인 명단은 밝히지 않습니다. 도움을 주신 시인 평론가분들께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새롭게 시작한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조건 건강하세요. -위트 앤 시니컬 올림.

2025년 01월 25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August 17, 2025. May be an image of matchbook, card, book and text that says '반국가세티 반국 세티 현 민든에 ብ 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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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출근인사 퇴근 어떤 날은 귀가가 목표가 되기도 한다. 어제 저녁엔 너무 서둘렀던 모양이다. 마지막 독자는 슬쩍 미간을 좁혔다. 멋진 책을 구매하는 사람이었다. 평소 같으면 한두 마디짜리 대화를 시도했을 텐데. 그가 떠나고 블라인드 두 개를 내렸다. 삼종 소리는 듣지 못했다. 듣지 못한 종소리를 상상하면서 문을 잠갔다. 덥고 습하고 아직 저녁. 매미울음이 듣기 슬프다. 늦여름이다. 구석 오늘은 구석을 청소하기로 한다. 서점에는 여러 구석이 있다. 그중 네 군데가 복잡하다. 복잡은 조그마한 구멍 여러 개로 이루어진 구조를 의미한다. 구멍은 먼지를 끌어안고 비염을 유발한다. 비염 때문에 청소하려는 건 아니다. 복잡은 전도되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람이 청소기를 꺼내고 걸레질을 하는 까닭은 이에 있다. 복잡을 완전한 전도체라 이를 수는 없다. 그러기엔 너무 오래 내버려둔다. 특정 순간, 마치 스위치를 올린 것처럼 반짝 불이 들어오지. 그러니 반도체쯤 하자. 도체와 부도체 사이. 복잡하다. 벌떡 일어나고 싶게. 책장 정리 시간이 남으면 책장도 정리하기로 마음 먹는다. 책장 정리는 읽을 책과 읽지 않을 책의 구분으로 시작해서, 느닷없는 독서로 끝이 난다. 완벽한 책장 정리를 경험한 적이 없다. 그런 게 있기는 할까. 있대도, 내 책장의 사정은 아닐 것이다. 완벽한 책장을 바란 적은 없다. 그저, 책이 와르르 쏟아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와르르 쏟아질 만큼의 책은 부끄럽다. 적서는 미련이거나 미독未讀의 산물이므로. 또 조카가 찾아와, 삼촌. 이 책 다 읽었어요? 하고 물으면 힘낼게 대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국가세력 『반국가세력』(아시아, 2025)은 변윤제의 시집이다. 요즘은 시집의 순차를 1집, 2집, 3집 하고 분간하더라. 그리 따지만 2집이다. 스무 편 남짓 적은 시가 담겨 있으니, EP-Extended poetry 라 할 수도 있다. 아시아 출판사의 ‘K-poet’ 시리즈는 크기가 작다. 얇음을 감춘다. 미국에선 시집을 되도록 얇게 내려고 한다. 있는 시도 빼라고 한다. 한국에선 얇은 책은 인기가 없다. 비싸게 느껴지기 때문일까. 5년에 한 권이었던 주기가, 3년에 한 권으로 짧아지고 요즘은 일 년에 한 권, 잦게는 두 권도 펴낸다. 점점 늘어나는 시집의 수를 시집서점은 감당하기가 어렵다. 오늘에서야 변윤제의 시집을 꺼내보게 된 건 이 때문이다. 긴 변명이다. - 알파카의 태평성대 - 그리하야, 알파카 왕국에선 모든 비극이 금지당했다. 그건 알파카 국왕의 지엄한 명령, 흰털이 성벽을 따라 가만히 날리는 오후의 일이었다. 하지만 비극이 처형당한 후 그 나라에서 제일 먼저 사라진 건 기쁨이었다. 어둠이 사라지자 문득 달아나는 커피 향처럼. 슬픔이 없는 곳엔 환희도 없는 법이니까. 그건 알파카왕의 교묘한 정치. 비애를 중단하는 건 기쁨을 중지시키는 것보다 훨씬 명분 있는 일이니까. 배관에 흘러간 기름 한 방울이 언젠가 온 도시의 슬픔을 막아버리는 것처럼. 그 나라에선 모든 마음이 시들어갔다. 성 길을 가로지르는 건 오직 기나긴 침묵뿐. 멀리서 바라볼 때, 그 도시는 하나의 묵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앙금을 물에 맑게 가라앉혀 만든 말랑한 어둠. 그 어둠의 묵 한 사발이 되어버리는 중이었다. 허연 털 흩날리는 보름달이 그 컴컴한 묵을 한 스푼 떠먹을 적에, 슬퍼하던 모든 알파카와 기뻐하던 모든 알파카는 나란히 살해당했다. 기나긴 모가지가 무르고 흘러내리는 덩어리 되었다. 비로소 알파카왕은 만족하였다. 백성들은 이제 아무것도 바라지 않게 되었구나. 드디어 태평성대가 들어섰구나. 태평성대란 차갑고 무심한 곳. 단호한 획이나 절명, 그리고 이후, 알파카의 몸부림과 박동을 아득히 벗어나버린 곳. 그 나라는 매일 번영하고 번창했다. 딱딱하고 무심한 형태의 구름들. 마침내 도형의 표정을 완성한 알파카 국민들. 그들은 공장과 가정, 학교와 골목에서 묵묵히 침을 뱉었다. 퉤퉤 뱉고, 또 뱉고, 다시 뱉었다.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었다. 갖은 종류의 삶. 영원보다 더 영원한 기나긴 침방울이었다. 며칠전 몇 사람과 시쓰기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젊은 시인들 중 이에 뛰어난 사람을 꼽아보자 했을 때 변윤제를 떠올리지 못해서 아쉽다. 그때 나는 젊은 시인의 범주를 고민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생각이 많은 시인의 재미 난 시집이다.

2025년 08월 18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August 16, 2025. May be an image of matchbook, diary, book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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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출근인사 삶. 시장의 삶을 억센 것으로 묘사하는 건 클리셰라고 생각했다. 칼국수를 먹어볼까 찾아간 광장시장에서 나를 두고 있었던 실랑이를 경험해기 전까지는 그랬다. 나를 뺏은 사람은 나를 빼앗긴 사람으로부터 갖은 욕설을 들었다. 내가 칼국수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뺏긴 사람은 욕하고 빼앗은 사람은 욕 듣고. 계산을 치르고 시장을 빠져나오고도 한참 뒤에야 삶이 삶을 지키는 여러 방식 중 하나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 두 사람의 위치는 수시로 바뀌겠지.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지킨다. 타인이 지키려는 삶을 존중한다. 억세다 하면 억센 것이요, 자연이다 하면 자연이기도 하다. 어제 북토크에서 나는 서점이 내 삶이고 태도가 된 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다정한 글쓰기의 루틴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다. 문득 나는 내 책에서의 다정한 태도와의 멀찍한 거리를 실감했다. 내 어릴적 학적부에 “희경이는 주의산만하지만 착하고 다정하다” 적혀 있다 했더니 사람들이 웃었다. 그들도 그 거리를 인정하는 거겠지. 장사하기는 참 쉽지 않다.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나는 새 책을 새 책답게 지켜야 한다. 냉장고와 정수기와 에어콘과 온갖 가구와 하는 것을 거친 사용으로부터 비롯되는 고장에서 지켜야 한다. 직원들이 마음 상처를 받지 않게 지켜야 한다. 내 마음도 지켜야 한다. 서점의 경계를 함부로 넓히지 못하는 까닭이다.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려 하면 폭삭 무너지고 말 테다. 그게 서점 자체는 아니어야 한다. 누군가는 나의 ‘삶 지키기’를 이해한다. 또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게 대수는 아닐 터나 적적한 까닭은, 오래전의 삶, 적어도 서점하기 전의 삶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하하. 사실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건 타인의 평가이니까. 자세를 고쳐 앉고 생각해본다. 그때 나의 관심은 타인에게 있었다고 적으면 어떨까. 그리고 이제 나의 관심은 온통 서점과 유관한 것에만 있다고, 앞 문장을 수정해본다. 썩 유쾌하지 못한 장면을 목격했을 때의 기분이다. 결심. 나는 결심에 있어 남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었다. 한 시간에 한 번 이상 결심을 했다. 결심의 단단한 끈은 허망할 만큼 쉽게 풀리곤 했다. 그래도 결심하기를 포기하지 못했다. 결심은 더 나은 미래와 한 편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오 맙소사 내가 결심과 소원해졌구나. 잘하는 일 중 하나가 사라져버렸다. 더 나은 미래에 관심이 적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 나의 결심 또한 그러하니, 참으로 혹독한 것이다. 오늘 결심은 결심답게 공허한 것이다. 그러니 내용을 밝혀서 무엇하겠는가. 다만 아직 나는 결심하지 않기로 결심하지는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가. 속삭이다 “나를 위로해주는 말들은 대부분 속삭임이었다. 편지에 쓰인 문장, 한두 주르이 문자 메시지조차 속삭이듯 다가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글은 읽는 게 아니었다. 깃드는 것이었다. 그럴 때 말은 듣는 게 아니었다. 흘러드는 것이었다. 너의 곁에는 아직 내가 있다는 것, 잊어버리지도 잃어버리지도 않겠다는 것, 훗날이 옛날이 될 때까지 응원을 멈추지 았겠다는 것, 내일이면 한결 괜찮으리라는 것…… 손을 잡듯, 이마를 짚듯, 어깨를 두드리듯 속삭임은 그렇게 왔다.” -오은,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위즈덤하우스 2025) 어제 은이와의 투샷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누군가의 앞에서 그만큼 무방비로 웃을 수 있다니 축복이다. 오은은 훌륭한 시를 쓰는 사람이고 산문 또한 꼼꼼하지만 일단 내 친구다. 친구란 어떤 일이 있어도 부정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한다. 친구는 친구라는 말로 규정할 수 없다. “너는 그와 친구지?” 하는 질문에 그런가, 질문이 들으면 친구일 확률이 높다. 친구란 (혹은 동료란) 참으로 성의없는 카테고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범주를 엄청 좁혀둔다. 친구야? 하는 질문을 받을 때 쉽게 응응, 대답할 수 있도록. 친구는 참 좋은 것이다. 참 좋은 것이 흔할 리 없다. 그런 것은 내 생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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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 대표님이가 찍어준 올해의사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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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출근인사 도그지어 꽤 좋은 일이 있거나 무척 나쁜 일이 있을 때, 어째서 좋은 일은 ‘꽤’나 ‘퍽’의 형식으로 오고 나쁜 일은 ‘무척’과 같이 단호하게 오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날은 흥분한 채 그런 날로 보내고 일 없이 평범한 날엔 하루의 한쪽 끝을 꾹 놀러 접는다. 물론 하루의 귀퉁이를 접을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나는 꾹 눌러 접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그 버스의 창밖을 보다가, 다른 버스로 갈아 탈 정류장에서, 집 앞이나 가방을 내려놓고 막 앉은 내 책상 자리에서, 그런 일은 얼마든지 가능해. 하면 할 수 있다. 나를 믿거라. 접는다 하면 접히는 하루의 귀퉁이. 무어라도 하지 않으면 휘발될 것 같은 불안함만 있으면 귀퉁이는 접힌다. 단어로 문장으로 일기장에 휴대전화 메모장에 친구와의 카톡창에. 나의 어떤 날은 책상 뒷면에 적혀 꾹 눌러 접혀 있다. 수많은 도그지어들. 어제는 정말 책 귀퉁이를 대신 접었다. 베르실로프가 말한다. “그렇다면 너도 이따금 자신의 사상이 말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괴로움을 느끼는구나!” 나는 중얼거렸다. 모두가 그래야 해. 모두가 말을 찾지 못해 쩔쩔매야 해. 베르실로프가 이어 말하길 “그건 고상한 고민이야. 그리고 선택된 소수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거야. 바보는 늘 제가 한 말에 만족하고 있지. 게다가 항상 필요 이상의 말까지 입 밖에 내지. 선택된 사람은 자신의 사상을 내면에 담아 두기를 좋아하는 거야.” 이 평범한 하루를 살고 와서 나는 바보가 아닌가 했다. 그래서 그렇게 꾹 눌러 접기. 우엉차 박다래의 시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이 『우엉차는 우는 사람에게 좋다』(민음사, 2025)입니다. 박다래 시인은 몇 번인가 만나보았습니다. 대화를 주고 받은 적도 있지만 그도 그럴 것이며 저 역시, 중요한 용무가 있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한 인상을 남길 만한 일이 없었습니다. 또 저는 사람 얼굴 잊기 종로구 챔피온인데, 이상하게도 박다래 시인 얼굴은 기억합니다. 내가 기억하는 박다래와 우엉차 그리고 우는 사람이 잘 어울립니다. 언젠가 그의 시를 문예지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박다래라는 사람과 그가 개발해가고 있는 시의 양식이 썩 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시인 남진우는 “그녀만의 유령학”이라 합니다. 저게 깊은 인상을 준 부분은 “그녀만의”입니다. 유령학은 잘 모릅니다. 시를 읽어봤습니다. 전부는 아니고 군데군데. 좀 바빴어요. 마감도 많았습니다. 시집이 나온 줄 알고 있었지만, 저 없는 새 입고되었고요. 그러니 가타부타 할 말은 없지만, 묘하다. 묘하게 박다래적이다. 심오한 듯하지만 단순한 뺄셈이지. 기존의 시 독서 경험 빼기 누군가의 시는 누군가의 시만의 무엇. 땡. 틀렸습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복잡한 수식입니다. 세상이 빼기로만 이루어지면 실은 더하기로만 이루어진 것과 같고 얼마나 단순하겠어-요. 복잡한 수식 대신 저는 엉뚱하게 우엉차 한 잔을 생각합니다. 어릴 적 우렁차인 줄 알았던 우엉차요. 마셔봤나 싶은데 마셔봤겠지. 살면서 우엉차 한 잔 마셔보지 못했을 리 없잖아 하는 그 우엉차요. 강렬하고 특별하고 오 이건 박다래고 박다래만의 시이고 (유령학이고) 그렇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우엉차 생경. 아는 맛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 맛. 뭘 이렇게 길게 설명하고 있는지. (웃음) 그냥 오늘 같은 날 읽기 괜찮은 시집이어서요. - 부암府岩 - 우리는 적란운을 바라보고. 이 얕은 구릉지대에 낮게 떠 있는 적란운은 가늘고 건조하고. 구릉은 깨진 살구로 가득한데. 잡초들 사이에서 빗방울을 머금고 녹는. 우리는 우리의 담요로 만든 작은 텐트 안에서. 살구를 바라보는.초록빛이고 단단하고. 표면에는 짙은 갈색 털이 나 있는. 발견한다. 적란운이 가득 찬 구릉지대에서. 잠들어 있는 새끼 토끼. 손 위에 올려 놓고 다른 손을 포개면 새끼 토끼. 손 틈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늘 움직인다. 새끼 토끼. 덮고 있는 그 따뜻함이. 할로겐램프를 천천히 새끼 토끼에게 비춰. 번지는 그림자. 노란 불빛 아래에서. 희미하게 꿈틀거리는. 새끼 토끼. 손등 위 미지근한 빗방울. 잠들 수 있는 공간. 낮은 이명. 담요 위에 쌓여 가는 동그란 돌들. 그 안락함이 우리의 안식처를 만들 수 있다면. 붙어 있는 돌들. 담요 위에 쌓인 돌들. 우리는 기꺼이 돌 위에 돌을 붙이고. 돌이 붙을 때까지 문지르며. 저녁의 온기. 더 따듯해진다. 부서지는 빗방울. 무겁게 붙어서 가라앉는. 돌들. 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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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August 14, 2025. May be an image of pie and text that says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쓰는 마음과 읽는 마음 사이 -격주반 강사 신해욱 2025. 8. 2025.8.29.-10.24. 29.-10. 29. 10. 24. (5강) 격주 금요일 저녁 7시 ,wit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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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되었습니다. 대기 문의는 이메일 sagadocseo@gmail.com로 성함과 연락처 남겨주세요! *8.15 (금) 오후 2시부터 프로필 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쓰는 마음과 읽는 마음 사이⼀격주반 ❱ 쓰는 마음과 읽는 마음 사이에는 언제나 틈이 있습니다. 창작자로서, 창작시의 첫 독자로서, 그 틈을 적극적으로 향유해보기로 합니다. -격주로 진행합니다. -1주차부터 합평이 진행됩니다. 수강 신청과 함께 시 1편을 보내주세요. -수업마다 모든 수강생의 시 1편씩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메일 별도 안내 강사 신해욱 시인 장소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정원 7명 일정 2025년 8월 29일 금요일부터 2025년 10월 24일 금요일까지 격주 금요일 오후 7시 (총 5회) *매회 2시간 진행 예정입니다. 수강료 350,000원 커리큘럼 1-5강 동일 8/29, 9/12, 9/26, 10/10, 10/24 *격주 : 창작시 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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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출근인사 마감 지난 달 말부터 어제까지 매일매일이 원고원고 마감마감이어서 정신이 없었느니라. 청탁을 받지 아니하고 보낸, 실은 없기도 했지만, 반년을 돌이켜보면 감사한 일이다. 무의욕-무기력의 고리를 끊은 것이 아니겠는가. 필요한 건 결단뿐이었으니 내게 없던 건 의욕이나 기력이 아니라 의지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의지. 이따금 ‘마감이 우리의 힘’ ‘마감이 우리를 쓰게 한다’와 같은 농담을 하곤 하는데 물론 썩 재미 없을뿐더러, 그리 이치에 닿지 않는다 생각해왔다. 마감은 의지의 힘줄을 단단히 조이는 약물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잦은 마감은 건강에 해롭고, 마감이 없을 때 우리는 이보다 더 나약해질 수 있을까 싶게 작아진다. 꾸준한 운동이 건강에 이롭다는 건 우리 모두가 안다. 아니 그에의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우리는 알고 대개 우리에게 어렵게 여겨지는 것이 대체로 우리에게 이롭다는 사실을 안다. 좀 다른 얘기지만, 시란 ‘좋은 것’ 혹은 ‘훌륭한 것’이라는 편견은 시가 어렵기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마감은 순우리말이다. ‘막다’의 명사적 변형을 어원으로 둔다 한다. 더 흘러가서는 아니 되므로 막는다. 흐름이란 순리요 생리요 우리는 누워 있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니, 이대로 흘러가서야 어떤 것도 되지 않는다. 막아야 한다. 그대로 두어서는 아니 된다. 마감은 순리가 아니다. 자연으로부터 벌떡 일어나 앉는 일. 다르게 이해한 것을 다르게 받아적으려 드는 일이다. 어제자로 나는 이번 계절과 관련된 마감을 끝내었다. 마감이 사라졌으니 나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이는 중독적이다. 또 곧 다른 마감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 아침만큼은 참으로 평온했네. 마감 다음 날 기분. 이것이 내겐 도파민이다. 아, 그러고 보니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엘리자베스 비숍, 이주혜 옮김, 『우리는 내륙으로 질주한다』(봄날의책, 2025) 하루 쉬고 출근했더니 책상 위에 선물이 놓여 있다. 봄날의책에서 갓 펴낸 셰계시인선 시집이다. 이게 얼마만인가. 종간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비숍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독창적 명료함, 정밀함, 깊이”이 있는 시를 썼다고 약력에 적혀 있다. 독창적인 명료함이란 무엇일까. 꽤 흥미로운 표현이다. 명료함 또한 주관적 질서일 테니까. - 다섯 층 위 - 아직 어둡다. 이름 모를 새가 늘 앉은 가지 위에 앉는다 옆집 작은 개가 잠결에 궁금한 듯 짖는다, 딱 한 번. 어마 새도 잠결에, 한두 번, 떨면서, 무언가를 묻는지도, 질문들-그것이 정말로 질문이라면- 하루 자체가 곧바로, 간단히 대답했다. 거대한 아침, 무겁고, 세심한 아침. 회색빛이 벌거벗은 나뭇가지마다, 각각의 잔가지마다, 한쪽 면을 따라 번지며, 유리 잎맥이 뻗은 또 다른 나무를 만들어냈다… 새는 아직 거기 앉아 있다. 이제 하품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고 검은 개가 마당을 뛰어다닌다. 주인의 목소리가 엄중히 들려온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녀석은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걸까? 그는 명랑하게 위아래로 풀쩍풀쩍 뛰고 떨어진 낙엽 속을 맴돌며 달린다. 분명, 그는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도 새도 모든 것에 답을 얻었고, 모두 해결되었으니, 다시 물을 필요가 없다. -어제가 오늘로 이리 가뿐히 넘어오지 않았나! (나에겐 들어 올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어제였지만.) - 이 시만으로 엘리자베스 비숍의 스타일이나, 에리자베스 비숍의 좋음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최근 내가 쓴 시에도 개가 나오고 개는 혼난다. 물론 내 개에게는 주인이 없다. 나는 요즘 주인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질서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한다. 의식적 행위와 무의식적 순응의 차이에 대해서도. 또한 질서의 파탄과 그 뒤에 남겨질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은 건 좋다. 생각이 많은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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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hared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August 14, 2025 tagging @mohobook. May be an image of ‎poster and ‎text that says '‎DIlo ထ 교은 모호 모임 모호모임 ل D 미시마 SOL巨 께 읽기 풍요의 바다 시 OUT 「봄눈」을 두고 2025년 8월 2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위트 앤 시니컬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2F 2F 10명 20,000원 ,wit n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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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일과 행사일이 다소 밭음에도 열렬한 반응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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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August 14, 2025. May be an image of text that says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모집 예고 쓰는 마음과 읽는 마음 사이 ㅡ격주반 강사 신해욱 개강 2025. 2025.8.29. 8. 29. (금) *총5강 *총 5강 모집 2025.8.15 15. (금) 오후 2시 ,wit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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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예고]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 쓰는 마음과 읽는 마음 사이━격주반 ❱ 강사 신해욱 시인 장소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개강 2025. 8. 29. (금) 총 5강 모집 2025. 8. 15. (금)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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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August 13, 2025. May be an image of 1 person, poster, magazine and text that says 'MO 미시마유키오 0人口ト 유키오 三島由紀夫 ,wit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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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신청은 8/14, 14시부터! *프로필 링크를 통해 신청하세요! 2025년 ’모호모임‘ 8월 <미시마 유키오 함께 읽기> -풍요의 바다 1권 『봄눈』(민음사, 2020)을 두고 2025년 8월 2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에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서울 종로 창경궁로 271-1 동양서림 내 2층)에서 난다 출판사의 권현승 편집자와 함께 어려운 독서를 즐겁게 만들어봅니다. 모집 정원은 10명이고 참가비는 20,000원입니다. ++ 간단한 간식을 나눕니다. 난다 출판사와 위트 앤 시니컬의 독서공동체 <모호모임> 8월 모임! 이번 8월 모임에서는 미시마 유키오의 장편소설 『봄눈』(민음사, 2020)을 함께 읽으려 해요. 대체 무엇이 모호의 편집자 권현승을 홀렸을까요, 두근거리게 만들었을까요. 궁금한 사람, 알고 싶은 사람 대모집! -발췌문- “그날 밤 기요아키의 마음은 소란스러웠다. 그는 마침내 자신의 사랑에 감겨 오기 시작한 쇠사슬이 바닥에 질질 끌리며 다가오는 음울한 쇳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칙허가 내렸을 때 그를 휘몰았던 쾌청한 힘은 이제 이곳에 없었다. 그를 그렇게나 고무시켰던 ’절대적인 불가능‘이라는 백자(白磁) 같은 개념 한 면에는, 이미 미세한 금이 가 있었다. 결의가 낳은 격렬한 환희가 있던 자리에는 계절의 끝자락을 바라보는 자의 슬픔이 있었다.”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는 등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널리 인정받는 탐미주의 작가. 『가면의 고백』, 『사랑의 갈증』 등에서 독자적인 문체와 미의식을 구축했고, 1957년 『금각사』가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학적 절정기에 도달했다. 『봄눈』은 미시마 유키오 최후의 작품이자 최고의 대작인 ’풍요의 바다‘ 시리즈의 첫 권이다.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1975년까지를 아우르는 이 시리즈에서 작가는 환생을 거듭하는 한 영혼과 그를 추적하는 인식자의 궤적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파노라마를 펼쳐낸다. * 일러두기 -모호모임은 난다 출판사의 해외출판브랜드 모호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입니다. -모호모임은 정해진 멤버 없이 매회 신청하신 분들과 함께 꾸려나갑니다. -모호모임의 주제도서는 모호에서 펴냈거나 펴낼 혹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도서로 마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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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예고] 한 달 쉬고 돌아온 난다와 위트 앤 시니컬의 '모호모임’ 8월 모임원 대모집! 느슨하고 비밀스런 독서모임 ‘모호모임’ 일원이 되어 미시마 유키오 소설 『봄눈』(민음사, 2020)을 읽어볼 독자를 찾습니다. 모집 25. 8. 14. 목 14:00 행사 25. 8. 22. 금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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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출근인사 비 마음이 신랄해진다. 실은 아닌데 이렇게 쓰고 싶었다. 어제는 출근인사 적기의 효용을 회의하고 있었는데, 자주 있는 일이다, 한 독자가 와서 출근인사 잘 보고 있습니다 인사를 건네는 바람에 회의를 마치고 말았다. 하여간 비. 비에 대해 며칠 전 시를 썼는데, 갈색 털 개가 나오는 이 시를 마감하자마자 이토록 비가 오다니. 위에서 아래로 올 뿐 아니라 양옆에서 앞뒤로도 그야말로 사방으로. 포위되어서 비를 가리기보단 차라리 내맡기면서, 이편이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면서 출근했다. 동양서림 대표님껜 인사를 드리는 둥 마는 둥 “오늘 장사 벌써 망했네요.” 하곤 히히 웃었다. 이건 사실이 아니다. 이런 날 더 간절하게 시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나는 그들이 간절한지 어떤지 알 수 없다. 다만 이런 비가 내리는 중에 서점에 왔다는 이유로 멋대로 그리 판단하는 것이다. 내심 그런 간절함이 세상 어딘가에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있다면 서점은 시집서점은 망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므로 비가 오는 날 서점 문을 여는 독자들은 참으로 귀한 이 후보들이다. 긴 시 오늘은 점심 약속이 있어 마음이 급하다.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면 출근인사란 표현이 무색해질 것이므로, 이럴 땐 긴 시를 찾아 옮겨놓으면 된다. 마침 지난 낭독회, 심보선의 시가 떠올라서 찾아보니 길다. 목소리를 입었을 때 더 진해지는 시, 는 대체로 사적私的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감각도 감정도 사적이고 시는 사적이지 아닐 수 없으나, 보다 더 사적인 시가 있다. 그런 시를 만나면 당혹스럽다. 어떻게 같이 울어야 하나. 걱정하지 말아라. 사람이다. 너도 시인도 사람이고 시는 사람의 일이고 이해와 공감은 개발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있고 사라질 리 없으니. 네가 사람으로 사람을 대하고 사람의 시를 사람의 일을 읽으면 이해와 공감이 샘 솟고 우리는 무적이다. 나는 어제 너무 나쁜 말을 많이 했다. 이 시를 옮기면 몇 번이고 뉘우친다. -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은 쪽으로 - 주말에 동네를 걷다 보면 가게들은 문 닫고 인적은 드물고 까치가 울고 개가 짖고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고 고요해서 좋다 혼자라서 좋다 생각한다 나의 영혼은 오늘따라 깨끗하니 새처럼 깍깍하고 개처럼 멍멍하고 실없이 흥얼대고 철없이 칭얼대도 그동안 애썼노라 참으로 애썼노라 조건 없이 위로받을 만하다 아픈 누나에게서 문자가 왔다 입원실 창밖에 까치가 집 짓는 광경을 보며 견딘다 애썼어요 이 말을 아픈 누나에게 그러면 착한 누나는 까치에게 나는 행운 따위 믿지 않으면서 다 잘될 거예요 누나에게 문자를 보낸다 우리 여행을 가요 슴새, 박새, 참새처럼 예쁜 이름의 새들이 서로에게 융숭하고 까치보다 작은 새들이 까치집에 깃드는 곳으로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은 쪽으로 알처럼 웅크리는 곳으로 왜 슬프지 않지 속으로 말하니 슬퍼진다 갑자기 왜 슬프지 속으로 말하니 할 말이 없어진다 깍깍대고 멍멍대고 흥얼대고 칭얼대면 내가 나 자신에게 몰래 돌본 아기새 같아 어색하다 그럴 때 나는 홀로 산책을 하고 잡음 없이 깨끗한 평화와 침묵 가득한 기원을 담아 애썼어요 나 자신에게 존댓말로 혼잣말을 하는 것이다 아픈 누나에게 문자를 보낸다 걱정말아요 우리가 여린 손으로 짠 이 성긴 동지가 삶이라면 거기는 까치보다 작은 새들이 넉넉히 깃들어 덜 무거운 날개로 덜 애쓰며 살아가겠죠 우리 여행을 가요 거기서 생로병사로 사행시를 지으며 설익은 밥을 맛나게 먹고 슬픔이 별빛처럼 일목요연해질 때까지 멍멍대고 깍깍대고 흥얼대고 칭얼대다 보면 작은 새들처럼 나란히 누워 부리를 꿈속에 박고 까무룩 잠이 들겠죠 애썼어요 내가 아팠을 때 이 말을 나에게 해준 사람에게 누나가 나에게 내가 누나에게 누나가 까치에게 큰 새가 작은 새들에게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은 쪽으로 웅크려 눕는 목숨들에게 지금 여기 그리고 영원에게 가녀린 축복을 한없이 가녀린 축복을 - 심보선,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헀던』(아침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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