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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시집서점(DM 회신 늦습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동양서림의 나선계단 위(혜화동로터리) + 평일 11시-20시 30분 토요일 11시-20시 일요일 13-18시 + 이메일: witncynical@gmail.com 전화: 0507-1322-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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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January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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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신년맞이 프로젝트]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 목록 by wit n cynical>을 공개합니다. 2025년 1월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시인과 평론가에게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을 각 2권씩 부탁하여 받고 이를 목록으로 만들어 정리합니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시집 세 권을 공개합니다. 전체 목록은 위트 앤 시니컬의 프로필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추천인 명단은 밝히지 않습니다. 도움을 주신 시인 평론가분들께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새롭게 시작한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조건 건강하세요. -위트 앤 시니컬 올림.

2025년 01월 25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7, 2026. May be a black-and-white image of tree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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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2월 18일 출근인사 명절 연휴가 끝났고 아무렇지 않게 출근힌다. 올라 탄 버스에 아기가 있고 아기는 불이야, 불이야 하고 운다. 내 귀를 의심했다. 정말 불이야, 불이야 하고 외친다. 버스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마저도 침묵하고 있었다. 터널을 지나고 아기는 내렸는데 아기가 있던 자리엔 여전히 불이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나는 출근하기 싫은지도 모른다. 인류의 이 모든 행보의 끝이 신과의 접촉이라면, 마침내 조우하게 된 신의 메시지가, 난 너희가 싫다, 라면. 연휴가 끝나면 서점엔 형언하기 어려운 한기가 머물러 있다. 원망 같기도 하고 복수심 같기도 한 서늘함이 있고 그런 서점에 오면 가장 먼저 두 손을 마주 쥐고 가슴쪽으로 당긴다. 전등을 밝히기 전에. 커피를 내리기 전에. 히터를 켜기 전에. 피씨를 켜기 전에. 기다리기 시작하기 전에. 기도를 하듯이 두 손을 마주 쥐고 왼손은 오른손의 새가 되고 오른손은 왼손의 한쪽 날개가 되고 가슴 앞에 둥지가 있는 것처럼. 한기는 오후나 되어야 빠져나갈 것이다. 위트 앤 시니컬 폰드가 아직 남아 있어. 아틀리에-폰드는 25세 미만 모든 시집을 대상으로 하며 구병모-폰드는 전 연령 여성 시인들의 시집을 대상으로 한다. 한 사람 두 권까지 50% 할인.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게 신기하다. 설 연휴 주간까진 모두 사용해야 다음 폰드를 시작하지. “나는 잠에서 깰 때마다 한 장의 백지가 된 기분이다. 바닥에 찰싹 붙어서 2차원 내부에 있는 나. 나는 오늘은 일어나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한 장의 평면이 된 나를 일으키기 위해 한 마리의 새가 등장한다. 그 새가 내 이불의 꼭지, 2차원의 한 지점을 물고 힘껏 날아오른다. 그렇게 날아오르는 새 때문에 나는 다시 3차원 세상에 일어나 앉아 있게 된다. 연이어 내 방이 일어나게 된다. 내 집이 일어나게 된다. 내 하늘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날마다 그 새의 안간힘을 생각한다. 내 이가 부드득 갈린다. 그렇게 악착같이 물고 있어야만 납작함으로 돌아가지 않는 나의 나날. 매 순간 이를 꽉물지 않도록 해요, 치과의사가 나에게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 새로 말미암아 이렇게 앉아 있다. 그 새의 집착, 힘. 그 새의 부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핏물이 내 이마에 한 방울 떨어진다. 피부라는 겉감을 댄 날아가는 슬픔 한 명. 나는 끔찍한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시방 미치지 않으려고 슬프다. 새가 내 이불깃을 놓으면 나는 다시 2차원으로 고꾸라진다. 끔찍함으로 고꾸라진다. 나의 평면, 나의 시집, 이것을 슬픔이라고 할 수 있는가. 명명하면 이미 슬픔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이 슬픔은 나의 실존 범주다. 이것이 없다면 나는 다시 한 장의 평면이다. 이 슬픔을 어딘가로 나르듯 날고 있는 저 새. 두 개의 발이 달린 슬픔, 새. 저 새가 시인을 대신해 허공에 고정한 이불깃ㅇ르 물고 있다. 슬픔을 잡아당기고 있다. 슬픔을 옮겨놓고 있다. 이 세상 안으로.” -김혜순, 「슬픔의 형국에서」, 『공중의 복화술』, 문학과지성사, 2026 - 너는 너를 걷게 하는 너의 새를, 소유할 수 없는 새를 생각하라. 이 미친 세계에서 너의 당위를, 너라는 당위를 생각하라. 그러면 어느 날 새가 울 때 너는 놀라지 않을 수 있다.

2026년 02월 18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4, 2026. May be an image of diary, book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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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2월 15일 문장들이 뭉터기뭉터기 생각난다. 기억도 체화도 아니다. 나는 같은 책의 이 페이지를 자꾸 펼쳐본다. 읽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덮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체감상으론 꽤 시간이 지난 뒤에, 나는 책을 찾는다. 책이 가까이 있지 않으면 신경질이 난다. 읽는다. 덮는다. 『공중의 복화술』 이야기이다. 다른 어떤 책도 아니다. 나는 이 책이 정말 좋다. 나는 떡 먹는 귀신이 되었다. 마침 설이다. 다행이다. 오늘 아침엔 어제 남긴 떡을 먹는다. 친구가 선물해주었다. 검은콩이 보석처럼 받혀 있는 백설기 한 덩이. 초록색 갈색 검은색 속에 달콤한 팥소가 든 경단. 떡 먹는 귀신에게는 소화기관이 없어서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상태. 그래도 먹지 않을 수 없는 상태. 서점에 와서 책은 안 살펴보고 책은 사지도 않고 우두망찰 앉아 있다 고작 핸드폰이나 들여다보는 사람과 같은 상태. 나 왜 사니. 나 왜 살까 그러는 상태. 늘 궁금한데, 떡배는 따로 있나. 아무리 먹어도 허기는 가시지 않고 배만 부르다. 미래 없는 사람처럼 그렇다. 어제는 사람들 정말 많이 왔다. 그런데 매니저 님 정말 이상하지요. 왜 매출은 절반일까. 갈 곳 없어 서점에 오는 사람들. 실향민들. 실향민의 셸터. 목적 없이 책도 살펴볼 생각도 없는 이들을 모아서 노래자랑의 기회라도 만들어보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서점에는 무대가 있다. 마이크도 있다. 반주는 없다. 무반주. 문 잠가라. 아무도 나가지 못하게. 무반주 노래자랑. 일등에게는 시집을 한 권 선물해주겠다. 괴롭지. 힘들지. 알아 그 기분. 내 기분이 그 기분이야. 사진은 왜 찍니. 책을 또 왜 떨구고. 책장 좀 가만히 넘겨라. 세 살 교보 버릇 여든 작은 책방 간다더니. 다 좋은데, 왜 서점에 와서 편지지를 찾는거니. 나에겐 부치지 못한 편지가 있다. 편지를 썼는데 안 받아. 못 받는대. 그래서 편지지는 안 팔아. 돈이 되어도 안 해. 경춘첩 붙일 때 말이다, 입춘대길은 왼쪽에, 건양다경은 오른쪽에 붙이는 거야. 알겠니. 우리 서점은 입춘대길을 오른쪽에, 건양다경을 왼쪽에 붙였지. 알아. 내가 안 붙였어. In lIngua veritas. In lIngua sinceritas. - 오늘은 두루 한가할 예정입니다. 일정표를 보니 할 일이 하나 있는데 메일 쓰기. 달랑 한 통. 인생 역작에 해당하는 메일을 써내겠다는 다짐이 생겨납니다. 받는 사람의 마음을 뿌리채 뽑아 흔들고 싶다. 꽃이며 잎이며 새며 새 둥지며 알이며 온갖 벌레들 우수수 쏟아질 만큼 거세게 흔들어서 내 뜻과 네 뜻이 같구나, 깨닫게 하고 싶다. 실상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내게는 대충 네 시간쯤 있는데 메일 한 통에 네 시간을 들이면, 또 나름 시인 아니겠습니까, 그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내겐 네 시간은 무슨 다섯 시간 여섯 시간 공들인 메일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착각입니다. 그리고 나는 네 시간 동안 메일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기세로, 오늘 영업하고, 음력으로 따져 지난 해 말끔하게 보내고 잊겠습니다. 어제 공지 올린 바대로, 월요일과 화요일은 쉽니다. 기억해주세요. 한 해 끝! 정말 끝!

2026년 02월 15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4, 2026. May be an image of timer and text that says '설 연휴 운영 안내 위트 앤 시니컬 + 동양서림 2/15 2/16 일 2/17 2/18 화 정상운영 13-18시 휴무 휴무 정상운영 11-2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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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병오년이 옵니다. 또 온 듯 가겠지만 그사이 복 많이 받으시길. 연휴 영업 공지합니다. 요약. 월화 쉼.

2026년 02월 14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Photo shared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3, 2026 tagging @whence1923. May be an image of text that says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움직이는 시쓰기 -격주반 강사 안미옥 2026. 3. 3.3. 3.-4. 3. -4. 4. 14. (4강) 격주 화요일 저녁 7시 ,wit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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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2/14 (토) 오후 2시부터 프로필 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움직이는 시쓰기⼀격주반 ❱ 이 수업에서는 함께 시를 읽고 쓰며, 자신의 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무엇이 시를 움직이게 하는지 탐구합니다. 어느 날엔 시가 나를 움직이게 하고, 어느 날엔 시 덕분에 내가 움직이게 되는 것을 경험해 봅니다. 시와 삶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가는 순간을요. 어디로 한 발짝 발을 옮겨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자신만의 시적 목소리를 만들기도 하지요. 크고 작은 변화의 방향을 함께 모색합니다. -오랜 시간 시를 써왔고 합평을 경험해 본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합평 위주의 수업입니다. -매 수업마다 시 한 편씩 합평합니다. -1강 수업 전 새로 쓴 시 1편을 제출해 주세요. 강사 안미옥 시인 장소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정원 7명 일정 2026년 3월 3일 화요일부터 2026년 4월 14일 화요일까지 격주 화요일 오후 7시 (총 4회) 매회 2시간 진행 예정이며,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수강료 280,000원 커리큘럼 1-4강 동일 3/3, 3/17, 3/31, 4/14 *격주 : 텍스트 읽기 및 합평

2026년 02월 14일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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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2월 14일 출근인사 연휴 첫날, 칭찬 받았다. 원주에서 오셨다는 어른으로부터. 나는 유시인 시가 좋아요. 유 시인 산문도 좋지만 시가 더 좋아요. 그 말이 특히 기뻤다. 모두에게 그럴 수 없어서, 그렇기 때문에. 산문과 시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지만 그런 이유로 산문과 시를 구분지어야 한다. 산문은 서성임로부터 온다. 이 자리를 떠나야 산문은 시작된다. 시작한 산문은 그치지 않고 나아가고 맴돌고 만나고 헤어진다. 그로부터의 소회가 산문의 서정성이다. 원론적으로 산문시는 이동시점의 구성을 갖게 된다. 시는 한자리에서 비롯된다. 우뚝 멈춰서서 잔뜩 긴장하고 집중한 채 안으로 출발한다. 그러므로 시는 멈춘 듯 멈추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다. 그것이 시가 가진 서정성이다. 시의 기본은 고정시점이고 회전시점을 통해 환기된다. 둘 다 감각이며 사유이고 체험-기억으로부터 소환되지만 자연의 의지에 의해 갈리고 만다. 인간으로, 인간인 채 쓰기. 그러므로 언제나 되살려 언급하기 언제나 질문하는 언어, 결코 닫히지 않는, 구호도 없고 “단일한 진리”도 없는 언어.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 『끝까지 증언하는 사람』, 워크룸, 2026 이 책과 관련해 마음에 걸리는 사연이 하나 있다. 며칠 전이다. 이 책을 골라온 독자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이 책에 대해. 나의 감동됨을 감동적으로 전하고 싶었다. 망설이다가 고작 끄집어낸 말이라곤 “이 책 재밌어요.”였다. 재미, 넓은 의미에선 잘못된 말이 아니나, 우리는 이 단어를 몹시 협소한 의미를 담아 쓰지 않던가. 그러므로, 만약 그가 이 책을 펴 읽기 시작헀다면, 처음엔 의아했을 것이며 나중엔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 나란 사람이 이 책을 읽지도 않고 아는 척하는 허세잡이거나, 피도 눈물도 없는 불한당이라고 믿을 것이 분명하다. 조르주의 연구 주제는 이미지와 그것의 잔존-편재이므로 시적으로 읽힐 수밖에 없으나, 이 책에서는 더 특별히 시인이다. 특별한 주장은 아니지만, 어떤 산문이든 인문서든 시적인 면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것은 감동됨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 사람들은 시는 모른다 하면서 감동됨에 대해서는 전문가이다. 시는 안다 모른다의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그것은 성격이나 감정적처럼 어느 순간 치솟고 우리 전체를 장악한다. 연휴 첫날이다. 거리 활보객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 먼지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제는 마스크를 100장이나 시켰다. 어떤 사람들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현상인 듯 마스크도 없이 활보한다. 구름이 걷히고 나니 먼지의 빛 산란 현상이 더 또렷해진다. 이 자욱함은 반짝거리지. 마치 필터를 채운 것처럼. 모두가 한꺼풀 더 덧씌워져 있다. 삼종의 두 번쨰 종소리. 혜화동에서의 축복. 위트 앤 시니컬이 혜화동을 떠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새벽 여섯 시, 정오, 저녁 여섯 시, 위트 앤 시니컬 가까이 있다면 기도의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인류가 발명한 사물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종이라고 생각할 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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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hared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2, 2026 tagging @whence1923. May be an image of text that says '모집 모집예고 예고 움직이는 시쓰기 -격주반 강사 안미옥 개강 2026. 3.3. (화) 화)총4강 4강 모집 2026.2.14. 14. 2026. (星) 오후 2시 .wit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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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예고]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 움직이는 시쓰기-격주반 ❱ 강사 안미옥 시인 장소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개강 2026. 3. 3. (화) 총 4강 모집 2026. 2. 14. (토)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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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2, 2026. May be a black-and-white image of ‎cigarette case, book, tablet and ‎text that says '‎- 궁구도기억하지 아는 기억하지 누구도 역에서 않는 لير 사람 대점 하수정 ت مء 가착라지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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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2월 13일 출근인사 옛 사진을 한 장 받았다. 일곱 사람이 있는 커피숍. 테이블 위 즐비한 카메라들. 내 옛 카메라도 보인다. 대충 언제쯤인지 알겠다. 나는 양팔을 등받이 걸친 채 한껏 몸을 젖히고 웃고 있다. 왼쪽으로 살짝 그러나 또렷하게 드러난 나의 왼손을 읽는다. 분명. 보는 게 아니라 읽는 것이다. 저 손은 이 손이 아니고 저 손을 이 손이 흔들면 흔들릴 것 같아 마르고 딱딱한 소리를 낼 것 같아 바스라져버릴 것 같아 저 손을 이 손이 받아낼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의 지난함, 저 손이 모르는 수많은 미안함, 아직 적어내지 못한 글자들을 읽는다. 벌써 하루가 다 지난 것만 같다. 정말 하루가 다 지났는지 이십 분째 커서만 보고 있다. 과거의 문장이 적어놓은 미래. 아침엔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보면서 미움을 느꼈다. 한편, 지금의 내가 느끼는 온갖 부정의 생각-감각들은 앎에서, 무엇보다 나에 대한 앎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무단횡단을 이해한다. 내가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렇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밉다. 싫다. 이해할 수가 없다고 중얼거리는 건 이해하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이해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없다에 가깝다. 노인이 앞서 걷던 나를 밀치고 지나갈 때, 나는 늙음의 피해갈 수 없음을 헤아린다. 그러면 화는 곧장 슬픔으로 바뀐다.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물론 이 사실을 저 손은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모르니까. 저 손은 예쁘다. 이 손과 다르다. 그러므로 읽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다. 모든 읽을거리는, 지나간 사건이다. 시가 말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몫이다. 모든 언어 텍스트와 같이 시는 과거의 사건이지만, 비워놓으므로써, 말하지 않으므로써 미래의 몫을 챙겨둔다. 그 어떤 도서보다 시집의 생명이 길다면 말하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말하지 못한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내가 읽은 내 가 펴낸 모든 시집은 저 손이며 나는 이 손으로 저 손을 만진다. 시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사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본다와 읽는다의 차이. 모름과 앎의 화해. 일찍 수경 선배의 시집을 사간 사람이 있다. 스냅백이 근사하게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수경 선배의 시집을 다시 열어본다. 선배가 적지 아니 한 미래의 말이 무얼까 싶어서. 미래의 말은 은밀한 메시지로 온다. 곧장 와서 단단히 이른다. 세상에 없는 사람이 내게 하라고 한다. 하라고 해서, 요즘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배가, 선배가 내게 하라고 하면 해야지. 울면서라도 해야지. 눈 얼마나 오래 이 안을 걸어 다녀야 이 흰빛의 마라톤을 무심히 지켜보아야 나는 없어지고 시인은 탄생하는가 -허수경,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문학과지성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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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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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1, 2026. May be an image of kitten, windshield, minivan, limousine and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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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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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0, 2026. May be an image of text that says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시 창작 강의 단지 조금 이상한 시 쓰기 -격주반 강사 강성은 2026. 2. 28 -2026. 2026. 4. 11 (4강) 격주 토요일 낮 2시 30분 .wit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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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되었습니다. 대기 문의는 이메일 sagadocseo@gmail.com로 성함과 연락처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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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on February 10, 2026. May be an image of diary, book and text that says '문학동네 문학동네시인선247차성 차성한 집초절임 집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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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출근인사 이윽고, 날이 개었다. 바닥이 축축하고 사방이 뿌옇다.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부유하며 빛을 둘 셋 넷 마구마구 낳고 있다. 나는 빛을 보고 있다. 보이는 것을 믿기 어렵다. 무엇이 나타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 당신들의 시는 내게 없다 내가 내 시를 낭독하자 광장에 장미꽃을 든 수많은 사람이 환호성과 함께 꽃을 씹어 먹으면서 붉은 입술로 저주를 퍼붓고 나는 온몸이 땀에 젖어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으로 내 손에 들린 내 시가 적힌 종이를 적시고 흐물흐물 녹아버린 시가 형체도 없이 흘러내리고 나는 연단에 서서 내게 시를 달라 소리치는 군중에게 둘러싸여 다 꺼져! 참을 수 없이 성난 사람들이 까마귀떼처럼 돌진해와 내 몸을 찢어발기고 뼈와 살을 나눠 갖고는 집으로 돌아갈 때 문득 광장 입구에 반쯤 기울어진 현수막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 신간이 드문 가운데 문학동네에서 차성환의 시집을 펴냈다. 『초절임 생강』. 토막 난 이야기들이 즐비하다. 앞도 뒤도 없는, 읽다 보면 어쩐지 좀 슬퍼지는 명랑함이다. 썩고 부서지고 때리고 비집고 아무렇지도 않게 분해되는 일에 아랑곳없는 사람들의 사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단편斷片의 매력이다. 충분히 부풀어오르지 않은, 어쩌면 입체적인 납작함이 단편에는 있다. 단편의 충분히 따뜻하지 않음, 충분히 괴롭지 않음은 형식의 의도인 어중간함이다. 이따금 파괴적이라 이를 만큼 비극적인 단편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단편은 오래 기억에 남고 천재적이다. 이를테면 카프카. “보이는 것을 믿기 어렵다”와 프란츠 카프카의 작업. 읽던 책을 두고 오는 일만 한 마음 불편이 내겐 없다. 내가 읽지 못한 나머지 부분에는 뭐가 있을 것 같다. 분명 무언가 있을 것이다. 내 방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책을 다른 갈래의 시간을 갖겠지. 그러면 나는 시간 한 줄기를 놓고 온 기분이 되는 것이다. 완전한 잃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간절함은 점점 더 커진다. 나는 당장 그 책을 읽고 싶다. 행여 같은 책이 서점 어딘가에 있다 하더라도 집착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것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것이 아니다. 나의 온갖 부침과 걱정을 만드는 명제. 나의 정신, 이윽고 육체마저 옥죄는 결핍의 근거. 그것을 당장의 감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영영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는, 버스에 놓고 내렸다거나 어느 식당에 놓았다거나, 불안에 시달린다. 재밌다. 이렇게 작성하던 도중 나는 내 방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믿었던 책을 책방 내 책상 위에서 발견했거든. 여기서 나는 이것이 그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써 안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것이 그것이 되는 과정이나, 이것과 그것에 대한 숙고는 사라지고 말 뿐이므로, 이것이 그것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그냥 두고, 이것이 그것이 아니라면, 이라든가 이것은 결코 그것이 아니라는 확신의 불편한 연장을 상상을 통해 이어가는 일. 그것이 문학이 하는 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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