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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시집서점(DM 회신 늦습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동양서림의 나선계단 위(혜화동로터리) + 평일 11시-20시 30분 토요일 11시-20시 일요일 13-18시 + 이메일: witncynical@gmail.com 전화: 0507-1322-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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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신년맞이 프로젝트]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 목록 by wit n cynical>을 공개합니다. 2025년 1월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시인과 평론가에게 ‘새내기’를 위한 추천 시집을 각 2권씩 부탁하여 받고 이를 목록으로 만들어 정리합니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시집 세 권을 공개합니다. 전체 목록은 위트 앤 시니컬의 프로필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추천인 명단은 밝히지 않습니다. 도움을 주신 시인 평론가분들께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새롭게 시작한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조건 건강하세요. -위트 앤 시니컬 올림.
12월 31일 출근인사 올해 정산을 해볼까. 최고의 수확은 nippon Kogaku 50.4 olympic 렌즈였다. 구할 수 없는 아이를 어처구니없도록 쉽게 얻었다. 올해 내게 기쁨을 준 바디는 LeicaⅢ였으며 올해의 은인은 자연히 쿠쿠입니다. 올해의 펜은 제트스트림 라이트터치. 이 볼펜 정말 좋다. 작년 나를 살린 주스-업과는 손가락 끝을 깊게 찔린 이후 마음이 멀어졌어. 올해의 발견은 시인 이새해. 『나도 기다리고 있어』 1월과 정말 잘 어울릴 시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의 시집은 역시 김혜순의 『죽음 트릴로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안팎으로 모든 게 맞아떨어진 역작이다. 이희승 선생님의 국어대사전마냥 가가호호 하나씩 꽂아두고 싶구나. 올해의 장면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중 니콜라이 일리치가 알렉세이가 전달한 돈을 내던지던 순간. 생각해보면 이런 신파가 없는데, 펑펑 울었다. 그래서 산타 할아버지가 안 오셨나 보다. 올해의 작가는 도리 없이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선생님이시다. 올해의 기쁨은 신해욱의 대산문학상 수상. 비밀을 알게 된 순간 연희동 밤거리를 기억한다. 올해의 커피머신은 스플래시 듀오가 기증한 유라일 수밖에 없다. 고맙습니다. 아침마다 기쁘답니다. 올해의 여행은 오사카를 꼽을까요. 전심을 다해 우울한 채 헤맬 수 있었습니다. 올해의 뉴요커는 나의 스틴, 안수연에게. 내친 김에 올해의 München은 박술이에요. 뭐 새삼스럽게, 하겠지만 아슬아슬하게 민재킴을 이겼다고. 또 올해의 송승언은 『시체 공산주의』입니다. 그저 수고했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늘 견디는 애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얼마나 빛나는지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좋았고, 올해의 연말은 이인성의 소설들. 그의 신작이 ‘드디어’ 내년에는 출간되는 모양입니다. 절로, 고맙습니다. 허리를 숙이게 되는 소식. 올해의 참여는 .ZIP. 즐거운 팝업이었어. 올해의 삼십 분은 시인 박소란과 수업 전의 대화. 그가 수업 그만하겠다 할까 봐 얼마나 무서운지 모릅니다. 올해의 출판사는 아침달로 할까. 이렇게 정가는 출판사가 또 있을까 싶고. 올해의 기획은 김혜순 시 낭독회. 노력해준 아르코와 난다 출판사 수락해주신 김혜순 선생님께 새해 인사를. 올해의 브랜드는 러프사이드와 URTH. 올해의 음악은 아나스타샤 코베키나. 올해의 음반은 그의 『Bach: Cello Suite』. 올해의 싱글은 Blood Orange, 「Mind Loaded」. 올해의 동료들은 창작집단 독. 우리는 같이 연극을 올렸습니다. 올해의 사진은 김현우와 김민향의 손끝에서. 올해의 오은은, 전국 돌아다니며 함께했던 북토크. 편집자 소연 님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올해의 그리움 강서경. 누나, 작가님 보고 싶어요. 올해의 작별은 권현승과 모호모임. 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 올해의 선생님은 시인 마종기.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올해의 이수학, 올해의 강성은, 올해의 소유정, 올해의 복희, 올해의 안미옥과 저녁 모임, 올해의 용완과 뉘연, 올해의 작란, 올해의 애틋함, 올해의 김소연, 올해의 맥모닝, 올해의 심보선과 보리, 올해의 전승민과 호두, 올해의 선영과 진우, 올해의 이원, 올해의 광화문글판, 올해의 파주들, 올해의 문지문동창비민음현대문학, 봄책. 올해의 도넛, 올해의 주체성, 올해의 발터 벤야민, 올해의 카프카, 올해의 성대 내 학생들, 올해의 동양서림, 수정 가을. 올해의 민 다해 묘진 은호 진… 소중한 독자님들, 올해의 최지은 홍성희 황유원… 시인, 평론가들. 올해의 문화일보 문화부, 올해의 황지윤, 올해의 어머니 내 가족들, 올해의 낮과 밤, 올해의 위트 앤 시니컬은 8년 연속 매니저 경화 님. 경화 님이 없었다면 위트 앤 시니컬도 없지 않았을까 싶고. 적자니 끝도 없는 이름들 사건들. 결국 다 적지 못합니다. 사소함에서 시작되어 점점 깊고 아득해지는 은혜의 절벽. 이곳이 나의 내년이고 미래이고 삶이라는 것. 빠진 사람 디엠 보내주세요. 올 한 해 13,000권 가량의 시집이 위트 앤 시니컬을 떠났습니다. 35회의 행사와 15회 무렵의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건강하고 씩씩했습니다. 오늘은 청소를 하려고요. 지우고 그러므로써 기억하고 또 맞이하려고. 내년이면 위트 앤 시니컬이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이곳이 우리들의 10년의 한 장면이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오늘은 19시까지 영업하고 내일 하루 쉽니다.
*마감되었습니다. 대기하시는 분들이 많아 모집을 종료합니다. 감시힙니다. ;ㅅ; 2026 위트 앤 시니컬 창작 워크숍 <발견하는 글쓰기-격주반> 글쓰기를 통해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싶은 분들과 함께하는 수업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나의 근미래, 나의 신념, 나와 다른 존재 등을 상상하며 글을 써보려고 해요. 말한 대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썼던 장면이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지기도 하니까요. 시, 에세이, 동화, 짧은 소설 등 어떤 형태의 글이든 좋습니다. (강사가 준비한) 각 회차 주제와 연결되는 텍스트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1회차부터 4회차까지 과제가 있습니다. 각자가 써 온 글을 읽고 소회를 주고받습니다. ※ 마지막 수업에서는 이전 회차에서 작성했던 글을 형식만 달리해서 써보는 훈련을 해봅니다. 장르를 달리해도 좋고 시점을 바꾸어도 상관없습니다. (ex. 에세이를 시로, 시를 동회로, 짧은 소설을 편지로, 일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등) 강사 오은 시인 장소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정원 9명 일정 2026년 1월 10일부터 2월 21일까지 격주 토요일 오후 2시 (총 4회) *매회 2시간 진행 예정 수강료 220,000원 커리큘럼 1강(1/10): 올해 말을 상상하며 글쓰기 글의 힘은 ‘되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하겠다고 백지 위에 적으면 자꾸 신경 쓰게 되잖아요. 설령 그렇게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잖아요. ‘올해 말의 나’를 미리 소환해서 글을 써봅니다. ‘되고 싶은 나’는 이미 ‘되는 중인 나’일 거예요. 2강(1/24):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해 쓰기 사람, 물건, 가치 등 내가 지키고 있는 것에 관해 곰곰 생각하고 글을 써봅니다. 내 삶이 휘청일 때조차 동아줄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지키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나를 붙들어주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지키고 있나요, 혹은 무엇을 지키고 싶나요. 3강(2/7): &로 연결되는 글쓰기 ‘&’로 연결되면 둘 이상이 됩니다. 둘 이상이 된다는 것은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지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인간과 비인간 등 ‘사이’를 고민하는 글을 써봅니다. 매해 쏟아져 나오는 책 중 상당수가 ‘○○와(과) □□’ 형태를 띠는 것도, 관계가 글의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4강(2/21): 앞서 제출한 글 중 하나를 골라 다르게 쓰기 단순히 앞서 제출한 글을 퇴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점을 달리하거나 형식을 달리해서 새로 써보는 시간입니다. 시야를 넓히는 훈련인 동시에, 해당 글에 가장 적합한 형식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길 바랍니다. ※ 1회차 과제는 강의가 시작되는 주의 수요일(1/7) 자정까지 제출합니다(이메일 별도 안내).
12월 29일 출근인사 곧 이제니의 새 시집이 나온다. 지난 시집이 2019년에 출간되었으니 7년만이다. 이토록 중요한 시인이 바다 가까이 산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내친 김에 그의 시를 하나 옮겨볼까. 너울과 노을 눈물 다음에 너울이 온다 너울 다음에 하늘이 있고 하늘 너머로 얼굴이 있다 얼굴 사이로 바람이 오고 바람 속에는 마음이 있어 마음 위로는 노래가 오고 노래 사이로 호흡이 있고 호흡 속에는 죽음이 있다 죽음 너머로 구름이 있고 구름 너머로 저녁이 오고 저녁 너머로 안개가 있고 안개 너머로 들판이 있고 들판 너머로 먼지가 일고 먼지 너머로 거리가 있다 거리 속에는 정적이 있고 정적 사이로 언덕이 있고 언덕 위로는 나무가 있어 나무 다음에 눈물이 오고 눈물 다음에 너울이 있어 너울 너머로 노을이 진다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문학과지성사, 2014) 파도의 감각. 태어남과 물러남의 세계. 반복과 생성과 삭제의 언어, 그 이전의 시-노래-삶. 이런 시를 읽을 때 우리는 우리의 ‘맨 얼굴’을 대하게 되지 않는가. 필사를 통해 감각을 깨울 수 있다면, 필사의 대상은 반드시 이제니의 시가 되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리듬 오직 리듬으로. 그런 이제니의 신작이 나온다. 내년 첫 기쁨은 해지도록 읽게 될 이제니의 신작일 거야. 같이 좋자. 다들 손 모으고 기다려. 너울 노울 시를 읽고 나니 벌써 저녁인 거 같다. 멀리 가고 싶고 바다를 뱉고 싶다. 재귀 형의 대답이 자꾸 떠오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했더니 야- 끔찍하다, 했다. 그런 것 같다 나도. 벌써 막막하다. 그런 기분을 지우려고 애쓰고 있다. 어제는 오래 걸었고 아주 조금의 비. 내 몫의 목도리를 뜨고 싶어졌다. 털실가게 앞까지 갔다가,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서 돌아서고 말았다. 다시 오래 걸어 집으로 왔다. 도중에 커피 콩을 샀다. 비쌌다. 요즘은 일기를 쓰고 있다. 맥OS 업데이트를 했더니 일기 앱이 생성되어서. 오직 그 이유뿐이다. 일기에는 사실만 기술하려 한다. 그게 참 어렵다. 사실만 기술한다는 건 사건과 사건을 원인과 결과로 두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사건을 개연과 부연으로 묶어두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감정에 이름 붙이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사랑과 미움도 쉽지 않다. 그걸 참으려는 노력이다. 노력하다 보면 쓸 말이 거진 사라지고 만다. 그러면서 아름다울 것.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 기진맥진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시와 다를 바가 없다. 출근인사가, 출근‘일기’가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필름 카메라를 꺼낸다. 또 며칠 확인할 수 없는 사이를 헤매봐야겠다. 이번 롤을 다 찍으면 당분간은 중형 카메라를 써야지. 외할아버지로부터 내게로 온 카메라. 내년까지만 사진 생활을 하고 다 정리해버릴까 싶다. 정리. 그거 내가 가장 못하는 일. 아마 못하고 여전히 집착하겠지. 그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싶어서. 사랑하는 작가 루이지 기리의 전시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다가오는 휴일에 가보아야지.
고집쟁이군요.
멋지군요.
빠라빠빠빠!! 매진. 감사합니다!! <취소표를 노려보세욧!!>
[모집 예고] 위트 앤 시니컬 창작 워크숍 ❰ 발견하는 글쓰기-격주반 ❱ 강사 오은 시인 장소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개강 2026. 1. 10. (토) 총 4강 모집 2025. 12. 29. (월) 오후 2시
[수업 안내] *오늘 오후 9시부터 프로필 링크를 통해 수강 신청이 가능합니다. *이 수업은 ZOOM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시 창작 강의입니다. 내 방에서 하는 위트 앤 시니컬 홈-워크숍 <단지 조금 이상한 시 쓰기> 강성은 시인과 함께하는 깊이와 넓이를 담보하는 생각하기 그리고 시 쓰기를 위한 단지 조금 이상한 모임. 본격적인 시 창작 경험이 최소 1년 이상 되는 분들을 위한 심화 강의로, 합평과 강평, 창작 관련 텍스트 읽기로 이루어지며 시 창작 수업 경험자에게 추천합니다. -1회차부터 창작시를 합평합니다. -수강생 당 최대 3편을 합평할 예정입니다. 강사 강성은 시인 이 모임에 적합한 사람 -합평 경험이 있고, 시 창작 경험이 오래된 분. -보다 나은 시 쓰기가 필요한 분. 장소 온라인 zoom (수업 전 참여 링크 발송) 정원 10명 일정 2026년 1월 8일 목요일부터 2026년 2월 19일 목요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총 6회) *1/29 (목) 휴강 *매회 약 2시간 30분 진행 예정입니다. 수강료 250,000원 과제 -첫번째 창작시 제출은 별도 이메일로 안내합니다. -수업 전 공유되는 시를 반드시 미리 읽어오셔야 합니다. -이후 제출 방식에 관련해서는 1강 수업에서 안내합니다. 커리큘럼 1-6강 동일 1/8, 1/15, 1/22, 2/5, 2/12, 2/19 (1/29 휴강) : 창작시 합평 및 강평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워크숍의 숙원 사업 온라인 강의를 개강 준비합니다: ) 이름하여 홈워크숍! 첫 번째 강의는 무려 강성은과 함께! 아래 예고를 확인해주세요. [모집 예고] 위트 앤 시니컬의 첫 홈워크숍 각자의 집에서, 같은 시간에 ❰ 단지 조금 이상한 시 쓰기 ❱ 강사 강성은 시인 장소 온라인 zoom 개강 2026. 1. 8. (목) 총 6강 모집 2025. 12. 27. (토) 오후 9시
[행사 안내] *티켓팅은 14시부터 *티켓 구매는 프로필 링크에서! [작당作黨] 맥모닝 오프닝 쇼 *행사 개요 일시: 2026년 1월 3일 토요일 18시 30분 장소: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서울 종로 창경궁로 271-1, 2층) 출연: 동인 맥모닝(박지일 서호준 윤유나 임유영) 참가비: 베이컨에그맥머핀 세트 값과 동일(4,600원) *행사 내용 “명분은 마음이다. 우리는 마음이 있기에 이 동인을 시작한다.” -서호준, 「맥모닝 발문」에서 박지일 서호준 윤유나 임유영 서호준 윤유나 임유영 박지일 윤유나 임유영 박지일 서호준 임유영 박지일 서호준 박지일 넷 혹은 하나 하나 그리고 넷 하나, 하나, 하나, 하나 아 몰라, 하여간 모여 있음에 “감사하고 슬픈” 시인 네 사람이 하나의 이름을 갖습니다. 아프지 말고 오래 재미있자. 그런 모임 ‘맥모닝’, 작당의 시작을 시 낭독과 대화를 통해 알립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맥모닝입니다.” 위트 앤 시니컬의 2026년 첫 행사가 되겠습니다. 박지일 서호준 윤유나 임유영 맥모닝의 활발한 활동 지지해주실 독자. 모십니다. *일러두기 -환불 정책을 확인해주세요. -이 행사는 시 동인 ‘맥모닝’의 발족식입니다. -행사 수익은 모두 ‘맥모닝’에게 전달합니다. 높은 확률로 술값이 되겠지요. -열렬히 응원하는 마음 지참 부탁드립니다.
12월 27일 출근인사 어제 소개했던, 김민향의 『극야일기』(캣패밀리, 2025)에서. + 새들'이라고 하는, 새들에 관한 고대 연극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세상이 시작되기 전의 짧은 이야기입니다. 흙도 없고, 땅도 없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어디에나 공중에 새들만 가득했습니다. 문제는 새들이 내려앉을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들은 계쏙해서 원을 그리며 돌아다녔습니다. 세상이 시작되기 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소리는 귀를 멍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어디에나 지저귀는 새들이 가득했습니다. 수십억 마리의 새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종달새였는데 어느 날 그 종달새의 아버지가 죽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큰 문제였습니다. 시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땅이 없기 때문에 시신을 놓을 곳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 종달새는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자기의 머리 뒷부분에 아버지를 묻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기억의 시작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으니까요. 새들은 그저 끊임없이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을 뿐입니다. 거대한 원을 그리며 끊임없이 날고 있었을 뿐입니다. -로리 앤더슨의 새에 대한 낭송 「기억의 시작」 『극야 일기』 재인용 내가 이 책에 사로잡힌 이유가 알고 싶었다. 어젯밤에도 어김없이 책장을 넘기며 눈이 닿는 곳마다 읽었다. 읽는다는 행위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하면서. 사실 노력도 할 필요가 없었다. 서로를 의식하며 끊임없이 구분되는 글자와 글자의 자연과 회색빛 도는 짙푸른 나머지만 있었으니까. 집요한 기억과 무력한 기억-주체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시간. 보이지 않는 시간. 밤. 밤의 연속. 반추하고 반추하기를 당하면서 밤은 어둡다. 밤 속으로 걸어들어간 사람의 기록을 좇으면서 고고孤苦해지기를, 아니다. 스스로의 고고함을 깨닫지 않을 방법은 없는 것이다. 내 뒤통수를 만져본다. 거기에 무덤이 있다. 기억을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아무런 권한 없이 내 것이라고 주장하는, 밤-헤맴. 어제는 전승민 평론가와 호두를 만났다. ‘호두’는 작구나. 생각이 많아 보였다. 짧은 시간 동안 호두는 물끄럼-했다. 우뚝 서서, 물끄럼. 여전히 나는 개를 만나면 어쩔 줄 모르는데, 물끄럼이 장기는 개와는 무척이나 편했고. 왜냐하면 나도 물끄럼-하면 되니까. 물끄럼은 나의 장기가 아니지만 설프게나마 흉내 낼 수는 있다. 생각해보니까, 나는 물끄럼을 잘했으면 좋겠구나. 누군가를 대할 때 물끄럼-하기만 했으면 좋겠어. 농담이나 장난이나 진지한 토론 같은 거 없이 그냥 물끄럼-해도 아무도 도망가지 않으면 좋겠다. 호두가 좋았고 호두가 부러웠다. 호두와 한 시간쯤 있었는데 한 시간 뒤쯤 전승민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젯밤 퇴근길에 내일은 아무 일도 없다고, 매니저 님이 좋아했다. 연말까지 몇 가지 일이 남아 있지만 내게도 사실상 그렇다. 지금은 청소 생각뿐이다. 오늘은 김이듬의 시집을 읽어야지.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이고, 민음사에서 펴냈다. 1년만의 시집이다. 시인들의 생산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이다. 대개는 외부와의 관계(재단이나 출판사와의 계약) 때문이겠지만, 이것이 창작 방식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시인은 자서에서 “더듬어 시를 켰다/ 절벽이 보였다”고 적었다. 느껴지는 것이 모두 시가 되는 세계에서 많아질 시집들. 시집서점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새 책의 코팅이 반짝반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