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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완구거리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인파로 북적였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보다, 20·30대가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완구거리 상점들은 바깥 매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말랑이’와 ‘왁뿌볼’을 종류별로 진열해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최근 20·30이 열광하는 ‘말랑이’는 손으로 쥐거나 눌렀을 때 천천히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말랑한 촉감 완구다. 스펀지, 폼, 젤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며, 늘리거나 눌러도 복원되는 감각 자체가 핵심 재미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왁뿌볼’은 왁스로 코팅된 겉면을 손으로 눌렀을 때 바삭하게 깨지는 듯한 촉감과 소리를 즐기는 감각형 완구다. 코팅을 다 부순 다음에는 말랑이처럼 활용할 수 있다. 창신동 현장에서 목격한 촉감 완구의 인기는 뜨거웠다. 주로 친구들과 온 손님들은 삼삼오오 모여 제품을 하나씩 만져보며 “신기하다” “만져봐” 같은 말을 나누며 촉감과 모양을 비교했다. 가격은 개당 4천~6천원 선으로, 일부 상점에서는 손님이 찾는 인기 있는 색상은 모두 동났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쇼트폼 콘텐츠를 타고 확산한 이 열풍은 문구점과 완구 도매시장은 물론 유통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주요 패션·뷰티 플랫폼을 중심으로 관련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집계한 결과, 최근 한달간(6월9일~7월9일) ‘말랑이’ 검색량은 지난 한달(5월9일~6월8일) 대비 32%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슬라임(점성과 탄성을 지닌 하이드로겔 형태의 장난감)과 말랑이를 결합한 ‘슬랑이’ 검색량과 소리와 질감이 강조된 ‘크런치 슬랑이’ 검색량은 각각 66% 증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청사과 왁뿌볼’ 검색량은 140% 늘었고, ‘버터 말랑이' 검색량은 109% 증가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도 지난 6월 ‘말랑이’ ‘슬랑이’ ‘왁뿌볼’ 거래액이 지난 1월 대비 각각 14.7배, 58.5배, 51.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완제품뿐 아니라 재료 판매도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다이소 재료로 말랑이·왁뿌볼 만들기’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다이소몰에서는 왁뿌볼을 직접 만들기 위한 재료로 활용되는 양초 제품 판매량이 느는 추세다. 촉감을 구현하는 데 쓰이는 천사점토, 글리터, 비즈 등도 인기다. 말랑이 내부 공기를 빼서 원하는 촉감을 만들기 위한 주사기도 다이소에서 살 수 있다. 김아무개(22)씨는 “만드는 과정이 재미도 있고, 약 1만원으로 여러 개를 제작할 수 있어 가성비도 좋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상품화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9일 왁뿌볼의 깨트리는 재미를 디저트로 구현한 ‘제주감귤왁뿌볼’을 출시했다. 초콜릿 코팅 안에 제주감귤 필링을 넣어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지난 1일 편의점 씨유(CU)가 출시한 왁뿌볼 콘셉트의 볼케이크 ‘깨먹는 와그작 볼티라’와 ‘깨먹는 와그작 볼 딸기'는 출시 9일 만에 약 5만개가 팔리기도 했다. ‘와그작딸기크림떡’ 등을 출시했던 편의점 지에스(GS)25는 오는 17일 화이트초콜릿으로 소금빵을 코팅한 ‘망고크림초뿌소금빵’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촉감완구 신드롬에 대해 업계에서는 취업난과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30세대가 촉감완구를 ‘자기 보상 소비’로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손으로 직접 만지고 느끼는 아날로그적 경험을 찾는 흐름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직장인 박아무개(32)씨는 “왁뿌볼을 누르면 ‘콰사삭 파사삭’ 소리를 내며 깨지는데, 그 순간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회사에 왁뿌볼과 말랑이를 놔두고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채원(23)씨는 “원래부터 말랑한 촉감을 좋아하는데 요즘 유행이어서 감자말랑이, 청사과왁뿌볼 등을 써봤다. 어린아이와 다르게 성인은 보호자가 촉각 놀이를 시켜주지 않으니까 스스로 촉각놀이를 하는 셈”이라며 “말랑이와 왁뿌볼을 만지면 긴장이 완화되는데 심지어 생긴 것도 귀여우니까 열광하게 된다”고 했다. ✍🏻 이주빈, 서혜미 기자 📷 박아무개씨, 윤채원씨, 에이블리 🔗 전문 읽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67879.html
프랑스 북동부 메스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명문 악단 '메스 그랑테스트 국립 오케스트라'가 오는 9월 한국을 찾는다. 9월15일 수원 경기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16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17일), 대구콘서트하우스(18일), 부산콘서트홀(20일)에서 잇따라 공연한다.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펼치는 이번 공연은 라보라 예술기획과 영앤잎섬이 공동 주관하며, 서울 공연은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한다. 메스 오케스트라와 라일란트 예술감독 모두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다. 라일란트는 2019년 국립오페라단과 바일의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을 국내 초연했고, 2022년부터 3년간 국립심포니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는 2025년 국립심포니와의 고별 무대에서 단원들과 관객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이 더욱 주목받는 건 '희대의 난곡'으로 평가받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피아니스트 신창용과 협연하기 때문이다. 이 곡은 피아니스트들에게는 거대한 산과 같은 작품으로 불린다. 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미국 청년 밴 클라이번이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해 우승을 차지했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해 대중에게 각인된 곡이기도 하다. 신창용은 2024년 체코 브루노 필하모닉 내한 무대에서 이 곡을 연주해 호평받는 바 있다. 신창용은 “체력적·기술적 난이도는 물론, 45분 동안 거대한 하나의 서사를 맹렬한 호흡으로 이끌어가야 하기에 한순간도 숨 돌릴 틈이 없는 긴장감 넘치는 작품”이라며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밝혔다. ✍🏻 신승근 기자 🔗 전문 읽기: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268187.html #신창용 #라일란트 #라흐마니노프 #내한공연 #예술의전당
올해만 벌써 37번째 코스피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진 가운데, 정부가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할 때 넣어둬야 하는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전액 현금으로 예치하도록 의무화한다. 신규 상품의 상장을 금지하고 이미 상장된 상품의 광고는 전면 금지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에 2배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투자 상품이다. 이들 상품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 5월말 상품을 출시한 지 한달 반 만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대책은 투자자의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할 때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현행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인정 자산을 현금으로 제한한다. 지금까지는 현금뿐 아니라 보유한 주식·채권 등 ‘대용증권’ 시가의 70%도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해줬다. 예컨대 주식 1500만원어치를 보유했다면 1050만원(70%)을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는 식이다. 앞으로는 주식·채권 보유액과 관계없이 현금 3000만원을 갖춰야 한다. 기본예탁금 완화도 허용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거래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나면 투자자의 거래 경험 등을 고려해 증권사가 기본예탁금 요건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었다. 앞으로는 거래 기간이나 경험과 관계없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할 때마다 현금 3000만원을 보유해야 한다. 다만 위험도에 따라 증권사가 예탁금 기준을 3000만원보다 높이는 것은 가능하다. 투자자 교육도 강화한다. 오는 8월부터 최근 시장 상황과 손실 사례를 다루는 심화교육 1시간을 추가해 전체 교육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린다. 중간평가 문항도 확대하고, 60점에 미치지 못하면 해당 부분을 다시 학습하도록 의무화한다. 소액으로 손쉽게 레버리지 투자에 뛰어드는 것을 줄이기 위해 최소 매매 단위도 높인다. 현재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좌씩 사고팔 수 있지만, 오는 11월부터 최소 매매 단위를 20좌로 확대할 예정이다. 상품 가격이 통상 1만∼2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주문금액이 20만∼40만원 수준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신규 상장도 잠정적으로 금지한다. 현재 총 18개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추가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 이미 상장된 상품에 대한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도 이날부터 전면 금지한다. 이밖에도 급등락장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에서 과도하게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과 괴리율 관리를 강화한다. 다만 이번 보완대책은 전산시스템 등 개발 기간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먼저 기본예탁금 상향 조정은 8월5일께,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하는 조처는 8월19일께 시행될 예정이다. 매매수량 단위를 늘리는 방안은 이보다 지연돼 오는 11월께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이번 대책에는 기존 상품의 거래를 정지하거나 추종 배수를 낮추는 조처는 포함되지 않았다. ✍🏻 안태호 기자 📷 연합뉴스 🔗 https://www.hani.co.kr/arti/economy/finance/1268584.html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지원받게 됐다. 대주주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와 김병주 엠비케이파트너스 회장이 대출금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기로 뜻을 모으면서다. 회생절차를 이어갈 자금 기반을 마련한 홈플러스는 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채권자인 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홈플러스 쪽에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대출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홈플러스 임직원과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긴급 운영자금 2천억원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지난 15일 김병주 회장과 2천억원 대출 전액에 대해 직접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고 확정하고 이를 메리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양쪽에 자금 마련을 압박하고 오는 27일로 청문회를 예고한 점이 이번 극적 합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 쪽은 “서울회생법원이 허가하고 긴급운영자금 실행에 필요한 절차, 주요 채권자들의 회생계획 동의 등이 마무리되면 자금이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는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 결정 이후 협력업체들과의 협의를 거쳐 영업 재개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 이주빈 기자 📷 최현수 기자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68568.html
축구 역사상 이토록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서사가 또 있을까. 19년 전 바르셀로나의 한 라커룸에서 플라스틱 욕조에 담긴 갓난아기를 조심스레 씻겨주던 앳된 청년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26년 7월, 그 아기는 청년과 똑같은 등 번호를 달고 이제는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그 청년과 세계 최고를 다투게 됐다. ✍🏻 김양희 기자 📷 AP 연합뉴스, FIFA 페이스북 갈무리, AFP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 전문 읽기: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temp/worldcup/1268511.html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56)이 최근 배재고 야구부의 5·18 비하 사건과 관련해 “이런 중요한 사건이 나타났을 때 충격과 놀라움 속에서 그냥 지나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세계 전반에 만연해 있는 “혐오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라고도 말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방문 중인 한강은 15일(현지시각)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와 같이 밝혔다. 한강은 이어 “만약 (배재고) 이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신호를 주는 것이라면,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를 잘 포착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친구들도 이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뭘 할 수 있을까’, ‘기성세대로서 어떻게 하다가 우리는 이렇게 실패를 하게 됐나’ 이런 고민도 하고, 굉장히 중요한 사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기자의 질문엔 ‘우리 사회 대응이 다소 과하지 않았느냐’는 취지가 담겼는데, 한강은 “우리가 이 문제를 좀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회를 밝힌 것이다. 관련하여 덧붙인 “충격이 또 다른 충격을 덮고, 그다음 충격이 이전 충격을 덮어서 이렇게 쓸려가 버리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는 답변은 스타벅스의 5·18 비하 마케팅에 이어 극우 정치인들의 조롱 행위, 배재고 사태 등이 얽혀 서로가 서로를 희석하고, 사태의 본질보다 현상만 부각되거나 그마저도 상투화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들린다. 한강은 전쟁과 갈등, 세계 도처의 혐오와 관련해 “혐오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라며 “어떻게 하면 이 혐오의 시대에서 방향을 틀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다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혐오가 문제적이라는, 일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도 말했다. 한강은 자신이 8년 전 차린 독립서점 ‘책방오늘’의 잠정 폐업에 앞서 지난 7일 밤 마지막 행사로 기획된 낭독회를 직접 주재하고 기자들과 만나 “영원하지 않아서 아쉽기보다 지난 8년 동안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하고 기적 같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한 바 있다. 한강은 “해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새 공간을 구하기 어려웠다”며 “일단 좀 멈췄다가 정비를 해서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책방오늘’의 ‘내일’에 관한 여지를 뒀다. 때마침 국내 언론과의 접점이 잦아진 가운데,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대중·언론과의 공식 대면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며 “그래서 좀 칩거했는데, 지금은 관심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아비뇽 축제에서 한강은 12일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했고, 15일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함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속 주인공이 되어 전개한 낭독회 말미에 직접 무대에 올라 낭독을 하기도 했다. ✍🏻 임인택 기자 📷 연합뉴스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268505.html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 정부가 한 약속과 달리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 등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이행 보고서를 낼 것을 요구했다. 세계유산위원회(유산위)가 15일 공개한 결정문 초안을 보면, 유산위는 “유산의 전체 역사에 대한 해설·전시 전략에서 진전은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에 걸친 유산의 전체 역사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유산위는 또 “광산 개발의 전체 시기에 걸친 유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도록 권고한다”며 관련 진행 상황을 세계유산센터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향후 이행 보고서를 2027년 12월1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유산위는 이후 2028년 열릴 제50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이 내는 보고서를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사도광산 관련 유산위의 권고사항 이행 내용을 담은 보존현황보고서를 검토한 결과다. 일본은 당시 보존현황보고서에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에서 벌어진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를 전혀 기술하지 않았다. 유산위는 결정문에서 “광산 개발 모든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를 (관련) 해설과 전시 시설이 어떻게 종합적으로 다루는지 추가적이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전은 있었다”는 평가는 일본이 올 상반기 사도광산 내 조선인 노동자 기숙사터와 공동취사장 등 시설을 찾아가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이정표 10여개를 새로 설치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 관련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 역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일본의 관련 권고 이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 (유산위 결정문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올해 사도광산 현지 모니터링을 하고, 두차례 한·일 국장급 협의를 열어 사도광산 해석과 전시에 한반도 노동자의 강제동원 문제를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네스코 사무국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세계유산 등재 이후 검토 단계에서 보고서 제출을 또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일본으로선 한국과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문안은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기간인 20∼23일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21개 위원국이 문안을 회람하고, 이견이 없으면 그대로 채택되는 방식이다. 다만 일본이 유산위 권고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이 강제동원 역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도광산 해석과 설명을 둘러싼 한·일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내년까지 유산위 위원국으로 유산위 결정에 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2024년 윤석열 정부는 한국이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찬성하는 대신,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문제에 관해 ‘전체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사도광산 인근 박물관에 전시하는 데 합의했다. 같은해 7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으나 일본은 사도광산 관리사무소로 쓰였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시하면서 ‘강제성’은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 장예지 기자 📷 연합뉴스, 홍석재 특파원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68431.html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신현송 한은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현행 연 2.50%인 기준금리를 2.7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1월부터 3년6개월 동안 이어진 통화 완화 흐름이 긴축 쪽으로 반전됐다. 시장 금리 잣대 역할을 하는 한은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3.25%에서 3.50%로 오른 뒤 줄곧 동결 또는 인하 흐름을 탔으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 금통위까지 8회 연속 동결된 터였다. 금융시장에선 물가 오름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 호조 흐름에 비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이와 함께 연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해 중 남은 금통위 회의는 8월, 10월, 11월로 예정돼 있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직후인 3월부터 한은 목표 수준인 2.0%를 웃돌기 시작해 5월과 6월에는 각각 3.1%, 3.2%를 기록해 2024년 3월(3.1%) 이후 처음으로 3.0%를 웃돌았다. 경제 성장세가 비교적 호조를 띠는 것 또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1.1%)보다 대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지난 5월 전망 때 올해 성장률을 2.6%로 높여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경기 호조, 수출 급증세에 비춰 이는 추가로 더 높아질 개연성이 높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시장 가격 상승세, 국내 주가 상승과 맞물린 빚투(빚내서 투자) 중심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 쪽으로 돌아서게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 김영배 선임기자 📷 사진공동취재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68491.html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대 대선 당시 ‘통일교를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고 통일교 쪽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권 의원은 곧장 의원직을 잃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16일 확정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5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만나 ‘통일교를 지원해주면 대선을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으며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에서는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에 ‘권성동 점심 - 큰 거 한장 support’라고 적혀있는 점,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을 만난 후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위하여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이 권 의원 유죄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권 의원 쪽은 이런 증거들에 대해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1·2심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 등의 별건 청탁금지법 위반에 관한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수집된 이 사건의 주요증거들은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있고 영장 혐의사건과 이 사건 공소사실도 관련성이 있어 이 사건 주요증거들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의 이런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날 양쪽의 상고를 기각했다. 현직 의원이 형사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과 의원직을 박탈한다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및 국회법 규정에 따라 이날 판결로 권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됐다. ✍🏻 오연서 기자 📷 연합뉴스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68509.html
유시민 작가가 15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이 대통령의 선택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본다”고 정면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유 작가가 “선을 넘었다”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유 작가는 이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선택한 노선을 존중하는데 그것은 본인에게도, 사회에도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유튜브 방송에서 “지지자들은 증축을 원했는데 재건축을 하고 있다”고 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을 다시 비판한 것이다. 유 작가는 특히 검찰 개혁과 관련해 “검찰 개혁이 1년이 넘도록 안 이뤄지는 이유는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존치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 생각을 알기 때문에 하는 일일 것”이라고 했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형사소송법 개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도 “대통령이 못 내게 한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마키아벨리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했다. 욕먹을 일은 밑의 사람 시키고 인기 얻을 일은 내가 하는 식인데 그건 옛날의 통치술이고 지금은 맞지 않다”고 했다.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했다는 뜻) 인사들에 대해서도 유 작가는 “대통령이 모든 주요 의사결정권을 가진 위치에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넣으려 하고 있다. 대통령이 에스엔에스(SNS)에 정원오씨를 띄운 것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8·17 민주당 전당대회에) ‘정청래 나오지 마’라고 안 했을 따름이지 여러 차례 (김민석) 국무총리를 덕담 차원을 넘어 띄우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에 대해서도 “재건축, 재개발 모두 대중이 필요성을 인식해야 성공하는데 (지금은) 재건축도, 재개발도 성공하지 못한다”며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안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 격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아무리 자유롭게 발언하고 평론하는 ‘리버럴’ 작가라고 해도 지나친 논리 비약으로 정부와 당을 폄훼한다면 누구에게 이득인가”라며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년 검찰 개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지적은 얼토당토않다. 그러면 검찰청 해체 등 지금까지 민주당이 해온 검찰 개혁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친이재명계이자 8월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이건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충격을 넘어 무책임한 말이다. 이재명 정부의 실패를 입에 올린 사람이 유시민 작가라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며 “정권교체를 누구보다 외쳤던 사람이 이제는 정부 실패를 예언하고 있으니, 민주당 당원들과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은 유시민 정치”라고 비판했다. 장철민 의원도 “유 작가가 결국 금도를 넘었다”며 “어떻게 동지라 불렀던 입으로 저주의 언어를 토해낼 수 있는가. 이재명 정부의 필연적 실패를 바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은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다. 누가 감히 이재명의 검찰 개혁 의지를 의심하나. 실패와 분열을 먹고 사는 하이에나 짓을 제발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 고경주 기자 📷 유튜브 방송 ‘매불쇼’ 영상 갈무리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68435.html
3살 아이와 서울의 한 한강공원 수영장을 자주 찾는 30대 ㄱ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가 수영복을 입은 자신과 아이의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발견했다. 게시자는 자신이 수영하는 모습을 전하려는 의도였지만, 다수가 밀집한 수영장 특성상 ㄱ씨와 아이 모습까지 고스란히 동영상에 담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것이다. ㄱ씨는 14일 한겨레에 “신체 노출이 많은 수영복을 입고 있었던 상태라 동영상을 확인한 순간 불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뚝섬, 잠실, 잠원 등 한강변에 조성된 ‘한강 수영장’이 여름철 인기 피서지로 자리 잡으면서, 사진·동영상 촬영과 에스엔에스 게시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진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에 다른 이용자들의 모습까지 원치 않게 노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탓이다. 한강공원 수영장 이용객 수는 지난해 55만2003명으로, 2024년(31만1370명)보다 77%나 급증했다. 인스타그램 등 에스엔에스를 통한 릴스(짧은 동영상)나 사진 게시가 일상화하면서 한강 수영장 촬영은 한층 더 활발해진 모습이다. 인스타그램에 ‘한강수영장’을 검색하면 불특정 다수가 수영복을 착용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 수만건이 쏟아진다. 최근 오랜만에 한강 수영장을 찾았다는 조아무개(41)씨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액션캠으로 물속까지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이래도 되나’ 싶었다”며 “혹시라도 불법 촬영 등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있을지 몰라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4년 8월 잠원 한강 수영장에서는 안전요원을 사칭한 20대 남성이 불법 촬영을 하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촬영이 무제한 허락된 한강 수영장과 달리 실내 수영장의 경우 대부분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가령 서울의 한 공립 수영장은 누리집에 “무단 촬영으로 불쾌감을 토로하며 제지를 요청하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촬영 행위 적발 시 즉시 퇴장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안내 문구를 적어놨다. 다만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한강 수영장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아무개(26)씨는 “한강공원 수영장에서는 촬영이 비교적 자유로워 영법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동영상으로 찍어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즐겨 찾는다”며 “(이용객들끼리) 비슷한 마음으로 촬영한다는 걸 아니까 서로 양해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한강공원 수영장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도 촬영을 제재하기는 어렵다는 태도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일반 이용자 촬영을 제재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수영장 입구에 불법촬영 경고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게시하고 주기적으로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촬영이 의심되거나 이용자 간 분쟁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안내한다”고 했다. ✍🏻 정인선기자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68299.html
광주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씨가 범행 전부터 피해자를 알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경찰이 발견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특별수사단은 장윤기가 범행 훨씬 이전부터 피해자인 고 이채원(16)양을 일방적으로 알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황은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공기계)에서 발견됐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양은 장윤기를 알지 못했지만, 장윤기가 이양을 계획적으로 노린 흔적으로 볼 만한 정황이 있다”며 “수사 중인 사항이고 2차 피해 등이 우려돼 구체적인 정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황을 살인 사건을 담당한 광산경찰서 수사팀도 초기에 인지했지만 이를 수사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특별수사단이 수사하고 있다. 그동안 경찰 수사 과정에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해온 장씨는 지난 13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인정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14일 ‘여고생인 것을 알고 범행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여학생인 것을 알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기민도 기자 📷 연합뉴스 🔗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2683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