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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테크노’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흔적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졌다. 클럽은 문을 닫았고, DJ의 이름은 기록되지 않았다. 이제 테크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의 열기 속에서 서울하우스뮤직은 그 이전의 시간을 되짚어야 한다고 느꼈다. 한국에서 테크노가 처음 뿌리내리던 순간들, 그때의 시도와 열정이 오늘의 부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잊힌 파편들을 다시 모아보려 한다. 당시 테크노를 만들고 이어가려 했던 사람들의 정신을 잊지 않고, 그들이 남긴 열정의 순간을 되짚겠다. 한국 테크노의 과거를 환기하고, 다시 한 번 새로운 부흥의 흐름을 만들겠다. #한국테크노아카이브
콥스페인팅, 갸루, 프로레슬링. 이 세 가지가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답은 매회 수백 명이 모이는 파티,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한국 서브컬쳐의 새로운 장면이다. 콥스갸루프로레슬링(@corpsegyaruprowrestling)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귀여움과 잔혹함, 화려함과 유머러스함이 공존하는 이곳은 "여성적인 야만성"이라는 주제를 표방하며 국내에서 가장 야생적인 현장이 되었다. 벌써 4.5회를 맞이한 이 파티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서울하우스뮤직이 기획자 미허와 통조림을 만났다. Interview w/ @m22h2r @tongjolim
하나의 로고가 시대와 문화를 가로질러 살아남는 경우는 드물다. Aphex Twin의 로고는 그 드문 예외다. 90년대 초 런던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태어나, 이제는 전 세계 전자음악 팬들의 상징이자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로고의 창작자, Paul Nicholson과의 대화를 전한다. 인터뷰 w/ Paul Nicholson (@number3__)
PRECTXE가 새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름은 CURRENT, 첫 회가 7월 24일 금요일 성수 언더시티에서 열린다. PRECTXE는 2019년 부천에서 시작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이다. 첫 두 해를 연 곳이 아트벙커 B39, 쓰레기 소각장을 개조한 건물이었다. 올해 2월엔 맥스 쿠퍼의 3D 오디오비주얼 라이브를 기획했다. 그리고 이번엔 클럽 이벤트로 돌아왔다. 첫 회에 부른 사람이 켈리 리 오웬스다. 비요크가 EP 리믹스를 맡겼고, 존 케일이 2집에 참여했던 아티스트이다. 열여덟에 암 병동에서 일하다 음악을 하기로 한 사람이고, 이번엔 라이브가 아니라 DJ 셋으로 선다. 120분, 단독으로. Nosaj Thing, 그리고 Yetsuby도 라인업에 있다. PRECTXE의 첫 시리즈,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prectxe @kellyleeowens
여름 끝자락에 갈 만한 페스티벌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TOR(토어) 페스티벌.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안성의 숲에서 열리는 1박 2일 테크노 페스티벌이다. 테크노 클럽도 충분히 좋다. 근데 야외에서 해 뜰 때까지 노는 건 더더욱 좋다. 클럽에서 새벽에 나오는 거랑, 숲에서 해 뜨는 거 보는 건 많이 다르다. 사실 해외엔 이런 페스티벌이 꽤 많다. 암스테르담 데크만텔도 숲에서 하고, 영국 하우턴은 사흘 내내 숲속에서 음악을 튼다. 가르비치는 폴란드 자연보호구역에서 한다. 이게 되는 이유가 있다. 도심에서 하면 민원 들어오고, 시간 되면 바로 끝내야 하는데, 숲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그러니까 음악이 몇 시간이고 계속 이어지는 거고, 볼륨 제한에서도 자유롭다. 코로나 지나고 나선 이렇게 도시 벗어나 자연에서 며칠 노는 페스티벌 찾는 사람도 확 늘었다. 국내에서도 이런 페스티벌이 점차 확장되어가는 추세이고. TOR가 딱 그런 경우다. 오후 4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낮 1시까지, 스무 시간 넘게 음악이 안 멈춘다. 해 지고, 밤새고, 다시 해 뜰 때까지 쭉. 라인업은 15명. 대부분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는 로컬 아티스트들이다. 캠핑하거나 그냥 밤 새도 되고, 각자 편한 대로 이틀 보내면 된다. 이런 야외 테크노 페스티벌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이번에 한 번 가보길. 클럽에서 몇 시간 놀다 집 가는 거랑은 확실히 다르니까! @tor.festival text by 고르바초프 가스파초
사진은 포토그래퍼 크리스 놀테쿨만이 베를린 클럽 씬을 담은 사진집 『Berlin Night After Glow』의 일부이다. 클럽 안에서 찍은 게 아니라, 클럽에서 밤을 새고 나온 사람들을 찍은 사진들이다. 번진 화장, 그대로인 페티시웨어, 몽롱하게 풀린 눈. 놀테쿨만이 담으려 한 건 플로어의 절정의 모습이아니라, 몇 시간을 그 안에서 보내고 나온 감정의 모습이다. 놀테쿨만은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 다니던 클럽들은 이제 대부분 없어졌다.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며, 이 문화가 또 한 번 바뀌기 전에 한 순간을 붙잡아두려 했다고 말한다. 사진에는 베억하인, 킷캣, 트레조어 등 여러 클럽을 거친 이들의 얼굴이 담겼다. 작업은 무려 2년 남짓 이어졌고, 350여 명을 필름에 담았다. 그중 185컷이 책이 됐다. 사이사이 피사체들의 인터뷰도 실려있다. 『Berlin Night After Glow』는 208쪽, 컬러 185컷, 하드커버. Kehrer Verlag 웹사이트와 온라인 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베를린의 나잇이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궁금하다면, 한 권 들여봐도 좋겠다.
AI 음악 생성기 수노(Suno)가 유튜브 뮤직과 디저 등에서 수백만 곡을 무단으로 수집해 AI 학습에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 해커가 빼낸 소스코드에 학습 데이터 목록이 그대로 적혀 있었는데, youtube_music 113,879시간, pond5_music 62,117시간, genius_hq 17,615시간, deezer 12,287시간, jamendo 3,726시간 등이 기재돼 있었고, 유튜브 뮤직에서만 200만 개가 넘는 클립을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스톡 음원 라이브러리와 팟캐스트 RSS 피드도 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며, 코드에는 상용 프록시 서비스로 IP를 교체하며 유튜브의 봇 차단을 우회하는 방식도 기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수노 측은 해킹을 2025년 11월 인지한 뒤 ”빠르게 차단했다“며, 유출된 자료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소스코드“이고 민감한 이용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수집 행위 자체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처음 간 클럽은 F였다. 나는 테크노가 궁금했고, 클럽이 궁금했다. 그래서 가장 유명하다고 주워들은 F를 혼자 갔다. 같이 갈 사람도 없었고,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혼자 가고 싶었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다. 제일 사람이 많은 때가 언제인지도 몰랐고, 늦게까지 있으면 피곤하니까 그랬다. 가니까 아무도 없었다. 생각보다 그냥 평범한 외국 바 같았고, 어둡고, 시원했다. 소리는 너무 컸고, 조명은 너무 어두웠다. 부스 위엔 디제이 한 명. 오픈 타임을 뛰는 레지던트였다. 앞에 아무도 없는데 진지하게 틀고 있었다. 사람 없는 부스 앞, 그 어색한 공간.. (아직도 이건 익숙치 않다) 그런데 그날이 기억에 남는 건 그 눈빛 때문이다. 눈빛이 어쨌네 하면 꼰대 같아 싫은데, 결국 이거인 것 같다. (인상을 적으면 특정될 테니 적진 않겠다) 디제이는 고개를 올려 허공을 보는데, 딱히 그곳을 바라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뭔가를 뚫어져라 보던 눈. 귀는 꽝꽝 울리고, 눈에 들어오는 건 얼마 없고, 조금 높은 곳에 있어 올려다봐야 했던 그 사람. 아직도 그 모습은 선명하게 남아있다. 한 삼십 분쯤 지났나 싶다. 그 어둡고 시끄러운 게 어느 순간 아늑해지더라. 아무도 나한테 뭐 하는 사람이냐 안 물었고, 나도 아무한테 관심이 없었다. 혼자 있기 좋았다. 부스 위에서 혼자 틀던 사람처럼. 그게 다였다. 무슨 사건이 있던 것도, 대단한 깨달음이 있던 것도 아니다. 근데 그 뒤로 지금까지 테크노 클럽에 간다. 여전히 어둡고, 여전히 시끄럽고, 대체로 혼자 간다. 클럽 왜 가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대개 놀러 간다고 한다. 나는 놀러 가는 건진 잘 모르겠다. 딱히 누구랑 어울리러 가는 것도 아니고, 취하려고 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어둠 속에 한참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온다. 좋아한다고 굳이 말하고 다니지도 않는다. 테크노 클럽 다닌다고 하면 설명이 길어지고, 대부분 내가 생각하는 거랑 다른 걸 떠올린다. 그래서 그냥 티를 안 내는 게 덜 피곤한 일이다. 지금도 나는 그 오픈 시간을 좋아한다. 사람이 몰리기 전, 플로어가 비어 있고 소리만 큰 그 어정쩡한 때. 남들이 제일 좋다고 하는 새벽 두세 시쯤엔 대체로 나는 이미 나와 있다. 아, 사실 요즘은 좀 게을러져서 1, 2시에 오곤 한다. 그런데 이제 그런 첫날은 없다. 어딜 새로 가도 처음 갔던 그때만큼 낯설진 않다. 어쩌면 그래서 자꾸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text by 아녜스 비루다 사진은 파리의 어느 클럽에서
D.Dan(@d.dan___ ). 시카고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열한 살에 시애틀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지금은 베를린에 있다. 시작은 아버지가 사준 기타였다. 초등학교 땐 쉬는 시간마다 음악실에 틀어박혀 드럼을 쳤고, 고등학교 땐 행진악대에서 스네어를 잡았다. 사이키델릭, 그런지, 스토너 록 밴드에서 기타도 쳤다. 그의 테크노에 특유의 리드미컬함이 있는 게 여기 있는 것 같다. 킥과 킥 사이를 다루는 방식이, 드럼을 쳐본 사람의 것이다. 2016년, 별 생각 없이 그냥 레이블에 자기 음악을 보냈다고 한다. 그게 시작이었다. 지금은 Mala Junta의 레지던트이자 베억하인에 정기적으로 서는 디제이가 됐다. 그리고 2021년엔 자기 레이블을 열었다. 이름은 summerpup. 한국 설화 속 행운의 개념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정확히 뭔진 나도 잘 모르겠다. 거친 그루브 위의 사이키델리아, 그리고 몸으로 때리는 베이스. 그게 D.Dan의 사운드다. 이 셋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보일러룸의 레전드 셋 중 하나다. text by 고르바초프 가스파초
가끔 너무 ’영‘한 이벤트에 가면, 나도 이젠 나이가 들었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언제까지 이걸 즐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사실 클럽에서 나이 지긋한 분들이 보이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현실은 또 다른 것 같다. 찾아보니 평균 연령은 실제로 계속 올라가는 중이란다. 이는 단순한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이 문화가 어떻게 지속되느냐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레이버는 나이 드는가.
클럽엔 사람이 꽉 찼는데, 바는 한산하다. 사람들이 술을 끊은 걸까? 아니다. 다들 여전히 마신다. 다만 클럽 안에서 안 마실 뿐이다. 그럼 클럽은 이제 무엇으로 버틸까. text by 아녜스 비루다
이태원의 BBCB(@bbcb_seoul). 베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그 BBCB가 어제 5월 30일 토요일 밤을 끝으로 BBCB라는 이름을 잠시 내려놓았다. 6월부터 같은 공간은 ’Blank Site‘라는 이름으로 새로 열린다. 김균하 대표(DJ Kim.Qna)가 2016년부터 운영해온 BBCB는 자주 이사를 다녔다. 한 건물 안에서 옮긴 적도 있고, 직전 공간은 마당이 있어 이태원의 애프터 클럽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주년 파티로 사랑받아온 클럽이기도 했다. 7주년, 8주년, 작년 8월 9주년까지. 많은 사람들이 올해 10주년 파티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균하 대표는 BBCB라는 이름이 가진 음악적 정체성과 무게 안에서, 이 공간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6월부터 시작되는 Blank Site는 BBCB를 대체하는 이름이 아니다. 이벤트와 공연뿐 아니라 대관, 팝업, 브랜드 협업, 전시, 촬영, F&B 프로젝트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공간이다. BBCB는 끝나지 않는다. 한 달에 1~2회, 더 집중된 방식으로 이벤트는 계속 이어진다. 김균하 대표는 ”멈춤이 아니라 전환“이라며, 언젠가 다시, 더 아지트 같은 BBCB의 다음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날을 상상하고 있다고도 했다. BBCB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 보자. text by 고르바초프 가스파초